청곡소요초전
다양한 서체를 응용해 자유로운 서예 작품을 선보여온 청곡 김춘자 작가의 초서전 ‘청곡소요초전’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백악미술관 2,3관에서 2024년 12월 26일(목)부터 2025년 1월 1일(수)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자작시를 포함해 초서 작품 47점을 선보였다. 김춘자 작가는 “그동안 공부한 초서를 정리하는 의미로 초서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면서, “초서는 여러 서체 중에서 작가의 감정을 자유분방하고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밀고 당기는 운율(韻律)이 있고 대소(大小), 강약(強弱), 윤갈(潤渴), 비수(肥瘦), 소밀(疏密) 등 자연의 조화와 음양의 이치를 응용한 모든 필법과 장법이 망라되어서 변화가 무궁하다”라고 소개했다. 遊無極之野 / 35×124cm전시 작품에는 일반적으로 초서를 이해하기 어려워 한다는 점을 감안해 초서에 전서를 접목시켜 회화성과 장식성을 높인 작품들이 주목 받았다. 海 / 30×62cm‘바다 해(海)’는 삼수 변을 초서로 쓰지 않고 금문에 있는 물을 그렸다. 왼쪽은 전서로 오른쪽은 초서로 구성한 것이다. ‘등고산이망사해(登高山而望四海)’ 역시 뫼 산 자를 초서로 쓰지 않고 금문에 있는 산을 그리고 바다 해 자의 삼수 변을 물처럼 표현했다. 김 작가는 “한 글자 안에서 변과 방에 전서와 초서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한 문구에서도 전서와 초서가 만나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登高山而望四海 / 30×150cm작품 안에 산과 물이 있고 특히 전서로 물 수를 많이 쓰다 보니 전시장에서는 ‘물수전’ 같다고 말하는 관람객들이 많았다. 그만큼 금문이 가진 회화성을 활용해 장식성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김 작가는 “상형문자에서 한자가 왔는데 서화동원(書畵同源)의 맥락에서 볼 수 있다”면서, “처음에 전서, 특히 금문에 매료되었던 것은 회화성 때문이었다. 그 회화성이 장식성이 된 것이다. 회화성을 가진 그림이 집에 친근한 장식으로 걸려 있는 것과 같다. 서예, 특히 초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반대로 장식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藝 / 44×58cm장식성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으로는 ‘흥(興)’을 꼽을 수 있다. 예술에서 흥취는 작품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 김 작가의 생각이다. 작품 ‘흥’은 필법도 다르게 작업했다. 보통 붓 끝에 먹물을 찍는데, 여기서는 붓 중간에 먹물을 떨어뜨렸다. 글자의 처음은 담묵으로 시작하지만 먹물이 차츰 밑으로 내려오면서 글자의 끝에서는 농묵으로 바뀐다. 興 / 62×60cm푸른 종이에 쓴 ‘심여수(心如水)’는 잘 되고 못 되는 것이 가려지지 않는 \'불계공졸(不計工拙)\'에 가깝다. 보통 작업을 할 때는 먼저 구상을 하는데 이 작품은 어떤 구상이나 의도 없이 즉흥으로 마음 가는 대로 작업했다. “예술, 특히 서예는 마음을 담아내는 예술이다. 작품 할 때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즐겁다. 붓을 들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떤가, 어떤 마음이고 싶은가.” 김 작가는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마음이 깨끗하고 유연한 물과 같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심여수’를 썼다. 心如水 / 37×70cm깨끗한 맑음이 지극하면 빙하처럼 푸른 색이 되는 것을 생각해 푸른 종이에 작업하면서, ‘심여’는 초서로 쓰고 ‘수’는 물을 형상화해 물이 흐르는 것을 전서로 표현했다. 작가는 “초서에서는 심 자 가운데 점을 찍지 않는데, 마음은 굳건하게 갖겠다는 뜻으로 망설임 없이 점을 찍었다”라고 덧붙였다. 日日新·33×60cm또 하나 주목할 작품은 ‘일일신(日日新)’이다. ‘심여수’와 반대로 이 작품은 철저하게 구상해서 작업했다. 첫 번째 일 자는 ‘직’으로, 두 번째 일 자는 둥근 ‘곡’으로 쓰고, 마지막 신 자는 ‘유정선’이 되도록 리듬감과 율동성 있게 표현했다. 작가는 “음양론의 원과 방, 직과 곡이 자연스럽게 만나 어울리게 하고, 마지막 신 자는 날마다 새롭게 살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聞柳幕鶯歌 - 自作詩 / 137×35cm한편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청곡 김춘자 작가는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에서 문학석사를,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유학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부터 서예에 입문하여 반세기를 붓과 동행한 그는 전라북도서예대전 대상, 대한민국서예대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여덟 번의 개인전과, 중국호북미술학원 초청전, 한·중 서법교류전, 2019부산서예 BIENNALE 세계서화명가홍예전, 中·日·韓 당대서법명가초청전 등 여러 초대전과 단체전에 출품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운영위원, 대한민국 청년서예대전 심사위원, 한국서예문화학회 회장 등을 거쳐 현재 한국서예협회 이사, 서울서예협회 이사, 한국서예학회 이사, 동양예술학회 이사, 삼청시사 부회장, 한국서예가협회 수석부회장을 맡아 한국 서예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 애쓰고 있다.風月吟 - 自作詩·68×68cm김춘자 작가는 “자유롭게 마음대로 작업할 수 있는 우연욕서(偶然欲書)가 빛을 발하려면 정해진 틀 속에서 또 갈고 닦아야 한다”면서 “2025년에는 소속 단체 전시에 더 나은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새해에는 황산곡의 이백억구유시를 중심으로 고전 임서에 주력해 나의 초서를 발전시키고 또 명시를 외우며 한시 창작에도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2025.2.20. 한동헌 기자<전시정보>청곡소요초전전시기간: 2024. 12. 26(목) ~ 2025. 1. 1(수)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2,3관(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문의 : 02-734-4205
경부 송종관 개인전 <아리랑서전>
우리 서단에서 탄탄한 이론과 실력을 겸비한 대표적 서예가로 꼽히는 경부 송종관 작가의 개인전 <아리랑서전>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백악미술관 1,2관에서 2025년 1월 2일(목)부터 8일(수)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이번 전시는 1997년 이후 28년만에 열린 작가의 개인전으로 57개의 명제를 담은 100여 점의 서예 작품이 선보였다. 송종관 작가는 “서예에 대한 애틋한 ‘한’을 의롭게 풀어서 내가 누구인가, 나의 아름다운 서예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천착하고 정진하려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면서, “나의 서예는 의로운 서예를 지향하는데, 내 자신도 어떻게 의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내용과 서체가 조화를 이루도록 구성했다”라고 소개했다. 전서로 쓴 작품 ‘복초(復初)’는 이번 전시의 의미를 관통하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중국 주자는 공자의 논어 첫 줄에 주석을 달면서 학(學)은 선각자를 이해하고 본받는 것인데 제대로 못하고 흐트러지기 때문에 선각자의 깨우침을 되찾아서 본래의 공부와 인간성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로 ‘복기초야(復其性初)’라고 했다. 송 작가는 “중용의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사람의 성품은 하늘에서 부여 받을 때 선하고 맑고 깨끗한 성으로 태어나지만 세상살이를 하면서 차츰 때가 묻는다. 원래의 맑은 성을 ‘도(道)’라고 한다면 먼지 묻은 것을 교육하고 닦아내는 것이 ‘교(敎)’”라며, “서예도 마찬가지다. 처음 순수하고 아름다운 서예로 돌아가 수양하고 정진하자는 바람을 담았다”라고 풀이했다. 또 예서 작품들은 획의 굵기에 대담한 변화를 줘 눈길을 끌었다. 송 작가는 “일반적으로 평이한 예서에 거칠게 혹은 부드럽게 변화를 주는데, 이번에 가로획은 굵게 세로획은 가늘게 처리해서 사각형으로 실험했다. 키가 높고 우람하고 묵직한 예서가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서와 초서의 관계와 융합, 조화를 깊이 연구해온 송종관 작가는 이번 전시와 함께 ‘해서 천자문’과 ‘초서 천자문’ 작품집을 별도로 출간해 화제가 됐다. 작가는 “해서를 잘 쓰려면 초서를 알아야 되고 초서를 잘 쓰려면 해서를 잘 알아야 한다”면서 “몸소 이 과정을 체험하면서 본보기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해서 천자문은 장맹룡비(張猛龍碑)가 바탕이 됐고, 초서 천자문은 왕의지 척독(尺牘)을 기본으로 손과정 서보(書譜)를 다듬고 우우임 초서의 부드러운 필세를 가미해 썼다”라고 소개했다. 한편 경부 송종관 작가는 50세에 대전대학교 서예과에 진학해 송암 정태희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한양대학교에서 「조맹부의 송설체와 한국 서예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1회 서화아트페어 최우수작가상 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심사위원장, 2015년 부산서예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다. 성균관 전의와 일중기념사업회 이사, 성균관 청년유도회 중앙회 부회장, 충북도 본부장, 한림대 외래교수로 활동하며, 동방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연구소 책임학술연구원과 학술지 \'무심연묵\' 발행인을 지냈다. 현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과 청주향교 명륜서학회, 덕성여대에 출강한다. 지난 2024년 1월 국제서법예술연합 한국본부를 주도해 온 초정 권창륜 선생이 갑자기 별세하면서 송종관 작가는 국제서법예술연합 이사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송 작가는 “국서련을 새롭게 정비하고 조화롭게 화합시키느라 바쁜 2024년을 보냈다”라고 회고하고, “2025년에는 지금까지 해오던 국서련 활동을 잘 다듬어서 더 아름다운 단체로 만들어 가고, 젊은 서예 작가들과 소통하며 우리나라 서예가들과 지망생들이 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고민하겠다”라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의 실험적 시도에서 다시 고전을 탐독해 옛것을 다듬는 심도 깊은 연구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올해 75세인데 77-80세 정도 되면 나의 희망사항을 갈고 닦아서 선보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과 서예계가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지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과학 기능을 이용한다면 더 좋은 서예가 될 것이다”라며, “오랫동안 정보 없이 구전으로 내려와 진정한 서예를 알기 어려웠는데, 신기술 발전으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할 기회가 많이 생겼다. 과학을 활용하면 창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송 작가는 “자연에서 시작된 서예가 자연을 본받아 발전했는데, 차츰 법제화 되고 정형화 되었다가 다시 자연성을 찾자는 서예 미학적으로 변화하는 중”이라면서 “시대적으로 맞지만 자연의 이치도 합리성이 있어야 존재하고 자연의 이치를 잃어버리면 자연도 훼손된다.자꾸 고전을 이야기 하는 것은 후학들이 더디더라도 서예의 기본 법리를 이해하고 수련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바람이다.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고 나서 현실과의 조화를 이루면서 서품의 마지막 목표인 자연성을 강조하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경부 송종관 개인전 <아리랑서전> 전시기간: 2025. 1. 2(목) ~ 2025. 1. 8일(수)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1,2관(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문의 : 02-734-4205
한천 양상철 개인전 <제주, 생각하는 바람>
제주의 바람에서 영감을 얻는 제주 출신 융합서예술가 한천 양상철 작가의 개인전 <제주, 생각하는 바람>이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1층에서 2024년 11월 12일(화)부터 2025년 2월 23일(일)까지 성황리에 열렸다.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국갤러리 기획전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전통 서예 작품을 다룬 ‘바람의 터’와 현대 융합서예 작품을 소개한 ‘바람의 생각’ 두 섹션으로 나누어 다채로운 작품 50점을 선보였다. 전시 작품에는 높이 4m 폭 11m 작품 2점을 포함해 먹과 아크릴로 회화성을 드러낸 100호 작품 9점, 60호 작품 4점 등 대작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 양상철 작가는 “오백장군갤러리 1층 전시장이 매우 커서 대작 전시를 하고 싶었는데, 마침 초대받아 기획전을 준비했다”면서 “제주 바람과 초서는 유관된다. 이번 전시는 제주의 자연과 제주인의 삶을 주제로 제주의 자연환경을 ‘바람의 터’로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바람의 생각’으로 나누어 구성했다”라고 소개했다. 양상철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첫번째 섹션 ‘바람의 터’에 대해 “제주의 풍광은 아름답고 제주인은 근면하지만, 인간의 무한한 탐욕과 경쟁심은 인간성을 상실시키고 분별없는 문명의 발달은 자연을 훼손한다”라고 지적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생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도위부쟁(道爲不爭)의 노자 사상을 통해 ‘제주의 자연과 제주인의 삶’을 생각한다”라고 적었다. 또 두번째 섹션 ‘바람의 생각’에 대해서는 “제주의 역사는 바람에 순응하고 저항했던 도전의 역사다. 제주인의 정체성은 풍토적으로 바람에 있다”라며, “사람의 생각은 바람처럼 변화가 심하다.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는 일희일비의 바람 같은 생각들을, 부드럽고, 빠르며 때론 거칠고 묵직한, 그러나 한 순간이고 마는 생각들을 일필의 붓질에 얹었다”라고 덧붙였다. 류철하 미술평론가는 양상철 작가를 “시대와 함께 하는 서예의 생명력을 위해 동서양의 재료를 융합해 과감한 형식실험을 진행한 혁신가”라고 평가하고, “자신의 융합서예를 위해 보다 과격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데, 현대미술을 접목한 ‘촉각적인 시각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제작한다. 현대재료의 물질적 융합, 곧 ‘촉각적인 가시성’ 위에 고대 추상과 문자조형의 직설적 충돌이 빚는 미적 의미를 실험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양상철 작가는 바람 많은 제주의 풍토와 거친 토양과 같은 질감을 주기 위해 제주석 돌가루에 석고를 섞어 회화재료로 사용한다. 석고분이 마르기 전에 빠른 속도로 칼이나 송곳으로 그은 획은 굵기와 묘미를 살리기도 하고, 그 속도로 예측할 수 없는 색의 혼합과 효과를 끌어내기도 한다. 목판위에 혼합재료로 만든 작품 ‘제주 이야기-1’은 두껍게 바른 석고 반죽 위에 무작위하게 휘두른 붓 자국과 석고 면을 긁어 표현한 태양, 산, 바다, 노루, 제주해녀 등이 새겨져 있다. 생생한 삶이 출렁이는 컬러풀한 세계와 청색 염료로 거칠고 드세게 표현한 산과 물길의 조형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폭 5m 크기의 천 위에 먹과 아크릴로 제작한 야외 현장 서예작품 ‘노자와 산방굴사(山房窟寺)’는 대필(大筆)로 비바람을 피해 굴에서 수도하는 인간을 형상화해 강렬한 인상이다. 붉은 먹으로 쓴 공(空)과 허(虛), 무(無) 등의 글자가 텍스트로부터 부유하듯 공간이미지를 장악하고 있는데, 인간의 생존과 이념의 취약성을 여실히 나타낸 행위성 작품으로 평가받는다.또 캔버스에 혼합재료로 만든 문자구성 ‘여름날의 정방폭포’는 폭포의 시각적 요소를 형식화한 작품이다. 정방폭포와 내리쏟는 물방울이 만든 다양한 현상과, 비와 안개, 연기, 무지개와 반쯤 갠 하늘, 옆으로 흘러 지면으로 흐른 물줄기 등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한 글자씩 묘사를 강조했다. 색상의 차이와 글자의 변형을 통해 폭포의 물방울과 떨어지다(落), 희끗희끗 비치는 흰 빛의 공백 등 폭포의 현장감과 사실성, 회화적 조형을 실험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류철하 평론가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미적 표현력을 위해서는 ‘전방위적 사고’로 접근하여 융합을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 양 작가가 말한 ‘전방위적 사고’는 동서양 미술양식의 전반적 수용을 말하는 것이며, 이는 형식의 해체와 새로운 미의 탄생을 뜻한다”라며, “양 작가는 이러한 융합적 사고에 기반한 예술행위의 실천가란 의미에서 자신을 ‘융합서예술가’라 부른다. 서예의 고유한 숭고미를 넘어 ‘대중과의 소통’이라는 작가의 생각은 시대성을 잃은 서예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는 현실감각에서 비롯되었다”라고 풀이했다. 양상철 작가는 스스로 융합서예에 대해 방법적으로 지필묵 이외에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미술, 건축, 음악 등의 주변 예술을 혼용하여 미적 다양성을 갖춤으로써 현시대적 예술성을 지향하는 서예라고 정의한다. 그는 “현대성이라는 이름으로 시도된 여러 가지 표현방법이 서예적 표현의 한계를 초월한다. 이것은 ‘글씨로 읽는 그림’이거나 ‘그림으로 보는 글씨’일 수도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우리시대의 담론인 서예의 ‘동시대성을 구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한편 한천 양상철 작가는 제주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소암 현중화 선생을 만나 서예를 배웠고 제주대학교에서 건축공학석사를 취득하였으며, 이중섭과 청강 김영기 등 미술계의 명성과 인연을 통해 일찍이 문화예술의 풍부한 자산을 흡수하며 성장했다.초대 개인전 20여회, 국내외 전시 400여회에 출품했고, 한문 행초서로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예술의 전당 서예관, 중국 장해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성균관대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저서 『기억의 시간과 몸짓』 등이 있으며 서예월간지에 현대미술로서의 ‘서예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논고’를 2년간 연재하며 융합서예론을 알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박물관 미술관 진흥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이며 제주원도심(한짓골) 완소재에서 서예의 동시대성을 구현하기 위해 전통서예를 중심으로 미술, 건축 등을 융합하여 다원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양상철 작가는 “서예는 인간의 정신성을 중시하는 예술이지만 정신적 숭고함만으로 예술로서의 지위나 대중성을 확보시켜주지 못했다”라고 지적하고, “서예의 미래는 어떻게 예술로서 우리시대에 녹여져야 하느냐에 달려있다. 서예도 ‘모순의 논점’을 초월하여 융합하는 자세와 시대미를 읽는 지식과 미래를 보는 혜안이 요구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건축가이기도 한 양 작가는 2025년 조각과 서예, 건축을 묶은 조형물 작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서예와 사진이 만나는 콜라보 작업과 유명 회화가와 함께 크로키 선과 서예선이 만나는 작업도 예정하고 있다. 2025.2.24.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2024 오백장군갤러리 기획전한천 양상철 개인전 <제주, 생각하는 바람>전시기간: 2024. 11. 12(화) ~ 2025. 2. 23(일)전시장소: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1층(제주도 제주시 남조로 2023)문의 : 064-710-7731
판타스틱케이아트(FANTASTIC K-ART) 레미콘&일백헌/3.7~4.10
본 전시는 제주시 산지로 31에 위치한 복합 예술 공간 ‘갤러리 레미콘’에서 주최하고 서울 종로구 북촌 및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에서 한국미술을 알리고 있는 ‘갤러리 일백헌’에서 기획한 전통미술을 기반으로 펼쳐내는 대규모 아트전이다. 본 전시는 1부 필묵 제주랩소디(서예, 캘리그라피, 문인화)를 시작으로 2부 자수&보자기 제주랩소디, 3부 민화 제주랩소디. 이렇게 3파트로 나누어지고 한국의 전통, 철학, 예술문화의 본 바탕을 이루는 서예, 문인화가 57인으로 구성된 청년 작가들의 화려한 붓놀림으로 그 시작을 알린다.전시는 3월 7일부터 13일까지 1부 전시로 이루어지고 3월 14일부터 3월 20일까지는 2부 자수, 바느질, 보자기 등을 주제로 옛 규방 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아트스트들의 바느질 향연이 펼쳐진다. 마지막 3부는 민간인의 정서와 감정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던 민화의 신세계를 과거와 현대의 교집합으로 풀어내는 감각적인 전시이다.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 대다수 옛 것을 바탕으로 하되 현대와의 접목을 꾀한 법고창신의 묵직한 필력을 갖춘 작가군으로 1층에서는 초대작가 2층 3층에서는 초대작가에 소속된 회원들의 작품으로 전시장을 가득 메운다.전시를 주최한 갤러리 레미콘(주식회사 고강도)은 그간 ‘시간과 공간의 기억’, ‘핑크플래쉬- 산지로31’, ‘디자인 일러스트 페스타 제주(딜페제주)’ 등을 기획하여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기획된 ‘판타스틱 케이아트- 제주 랩소디’ 시리즈는 잊혀져 가는 우리 전통미술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전통 속에 살아 숨쉬는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간다는 의지가 담긴 기획전이다.갤러리 일백헌의 석태진 관장은 K-컨텐츠가 해외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 미술을 제주의 갤러리 레미콘과 협업하여 제주 작가뿐 아니라, 국내의 뛰어난 작가군을 유럽 시장으로 노출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1부 필묵 제주랩소디-1관 초대작가: 조용연, 정준식, 홍순형, 김도임, 장명선, 송이슬-2, 3관 회원전: 강설형 외 51명-2025년 3월 7일 ~ 3월 13일 2부 자수&보자기 제주랩소디-1관 초대작가: 오정민, 최향정, 한정혜, 이경희, 채담정 -2, 3관 회원전: 곽은선 외 35명-3월 14일 ~ 3월 20일 3부 민화 제주 랩소디- 법고이지변 (法古而之變)-1관 초대작가: 류민정, 김정호, 고은진, 김유경, 박은주. 정필연 -2, 3관 회원전/ 강선경 외 46명-3월 21일 ~ 3월 27일 3부 민화 제주 랩소디- 창신이능전 (創新而能典)-1관 초대작가: 김수진, 이혜원, 김옥경, 이지연, 최영진, 이경주-2, 3관 회원전: 강선형 외 40명-3월 28일 ~ 4월 3일 3부 민화 제주 랩소디- 해풍창화 (海風暢和)-1관 초대작가: 손지영, 김지숙, 김민경, 오미정 -2, 3관 회원전: 김가림 외 58명-4월 4일 ~ 4월 10일 <전시정보>판타스틱케이아트(FANTASTIC K-ART)레미콘&일백헌제주랩소디전시일정: 2025. 3. 7(금) ~ 4. 10(목)장시장소: 갤러리 레미콘(제주시 산지로 31)전시주최: 갤러리 레미콘전시기획: 갤러리 일백헌오픈시간: 오전 11시 ~ 오후 5시*매주 월, 화 휴관
초정 권창륜 선생 추모 <동심젼>
우리나라를 대표해온 서예가 초정 권창륜 선생 1주기 추모전 <동심젼>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백악미술관 전관 1,2,3층에서 2025년 2월 27일(목)부터 3월 5일(수)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2024년 1월 27일 향년 83세로 별세한 초정 선생의 1주기를 맞아 동심연서회 회원 50명이 뜻을 모아 개최한 이번 전시는 백악미술관 1, 2층에서 소장품을 전시하고 3층에서 제자들의 소품을 함께 전시하는 것으로 구성했다. 이번 전시에는 초정 선생이 국내외 현장에서 제자들에게 휘호한 마흔 세 점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예천 초정서예연구원의 국전지 크기 작품 4점을 포함해 총 50여 점의 작품이 선보여 평소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심연서회 단산 김재일 회장은 “일중 김충현 선생의 예서풍 필휘가 엿보이는 초기 작품, 그림이기 전에 글을 보여주는 심산 노수영 선생의 문인화 정신을 담은 작품과 더불어 즉흥적으로 쓴 휘호 작품을 볼 수 있는데 특히 휘호는 제자의 성격과 성향,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춰 두자, 네자로 즉석에서 쓴 글과 내용이 놀랍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 도록에는 ‘초정 권창륜 선생 약전’이 함께 실려 큰 주목을 받았다. 김재일 회장은 “초정 선생께서는 88세가 되면 미수전을 열려고 계획했는데, 이 때에 맞춰 평전을 내려고 기록해 두었던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이라며, “초정 예술 세계의 발전 과정과 작품의 성향 등을 아우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초정 권창륜 선생은 1943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서예계의 거목 일중 김충현, 여초 김응현 형제를 사사했다. 1979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으며 서예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해박한 서예 이론을 바탕으로 고법에 충실하면서도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개성이 뚜렷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서와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 서예의 5개 서체는 물론, 사군자와 문인화, 전각에도 능했다. 10여차례 개인전을 열며 한국미술협회 회장과 한국전각협회 회장 등을 지냈고 중국 베이징대 초빙 교수, 동방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2005년 옥관문화훈장을, 2018년 일중서예상 대상을 받았고, 2020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됐다. 초정 선생의 대표작으로는 청와대 인수문과 춘추관, 연무관, 운현궁 현판 등이 있으며, 2011년 제작된 제5대 국새의 아래 글씨 부분인 인문(印文)도 그의 작품이다. 2009년에는 고향인 경북 예천에 자신의 호를 딴 초정서예연구원을 열어 후학을 양성해 왔다. 김재일 회장은 “이번 추모전에는 도록이 모자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찾아주신 분들께 고맙다”라고 인사하고 “선생께서는 더 나이 들기 전에 대작을 많이 해야겠다고 말씀하셨고, 제자들에게도 젊을 때 대작을 많이 쓰라고 당부하셨다”라고 전했다. 동심연서회에서는 그동안 선생이 새긴 도장을 주변 사람들에게서 모아 실인해 둔 자료를 바탕으로 인집을 발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 회장은 “선생께서 회원들을 위해서 새긴 호와 이름을 묶어 인집을 내겠다는 생각을 유언처럼 말씀하셨는데, 회원 힘만으로는 어렵고 예천 초정서예연구원과 협의하고 유가족과 마음을 맞춰서 인집을 발간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3주기, 5주기, 10주기가 될 때는 국가기관, 예술기관과 뜻을 모아 전국에 있는 초정 선생의 작품을 섭외해 유족과 함께 유묵전을 개최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2025.3.18.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초정 권창륜 선생 1주기 추모전 <동심젼>전시기간: 2025. 2. 27일(목) ~ 3. 5(수)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전관 1,2,3층(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문의 : 02-734-4205
모은영 초대개인전 / 3. 22 ~ 4. 4
뉴스탑전남 창간 6주년 기념,모은영 초대전 ‘섬, 바다를 품다’바다 위에서 피어난 글씨,여수예술랜드 갤러리에서 3월 22일 개막뉴스탑전남이 창간 6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모은영 초대전이 오는 22일부터 4월 4일까지 전국적인 관광 명소인 여수예술랜드 내 갤러리(돌산읍 무술목길 142-1, 2층)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한국 캘리그라피 디자인계에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온 모은영 작가의 예술세계를 한눈에 조망하는 뜻깊은 자리다. 여수의 봄바다와 예술적 감성을 가득 머금은 이번 전시는, 한글 캘리그라피와 섬·바다가 어우러진 색다른 예술 체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섬을 주제로 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섬과 바다’의 새로운 철학적 감성을 가득 안고 갈 수 있다. ‘섬, 바다를 품다: 바다 위에서 피어난 글씨’이번 전시의 주제인 ‘섬, 바다를 품다: 바다 위에서 피어난 글씨’는 여수의 아름다운 바다와 곳곳의 섬들을 모티프로, 섬이 지닌 고독과 연대를 한글 캘리그라피의 조형미로 풀어낸다. 바다 위에서 홀로 떠 있는 섬처럼 보이지만, 바닷속으로는 서로 연결되어 있듯이, 인간 또한 겉으로는 고립되어 있으나 보이지 않는 깊은 곳에서 서로 맞닿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작품 전반에는 깊이 있는 한지와 금박, 먹의 농담이 어우러진 독창적인 기법이 돋보인다. 바다를 상징하는 곡선의 흐름과 섬을 상징하는 형태가 한글 서체로 자연스럽게 융합된다. 실제 회화와 서예, 그리고 조형이 만나는 지점에서 탄생하는 ‘섬과 바다의 시(詩)’ 같은 작품들은 전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한글이 지닌 깊은 생명력과 미학적 아름다움을 다시금 일깨운다. 여수세계섬박람회와의 맞닿음작가는 곧 개최될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의 주제인 ‘섬과 바다, 미래를 잇다’와 맥락을 같이하며, 섬이라는 공간이 가진 상징적 의미를 더욱 확장해나간다.“우리는 모두 혼자이지만, 바다의 물결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 섬을 고립이 아닌 ‘관계’와 ‘함께 흐르는 존재’로 재해석했다. 모은영 작가는 누구? “한글로 빚어낸 섬의 미학”모은영 작가는 홍익대학교 디자인콘텐츠대학원 미술학 석사를 졸업했다.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이사, (사)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캘리그라피분과 이사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캘리그라피디자인그룹 어(語)울림 회장으로서 매년 정기전·기획전은 물론, 다양한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와 국제교류전에 참여해왔다.특히 한글을 기반으로 한 회화적 실험과 입체적인 표현기법을 접목함으로써, 서예·회화·조형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광주 예술이빽그라운드 초대전 ‘기운섬동(氣運섬動)’, 2023년 서울 인사1010갤러리 개인전 ‘섬, 섬 그리고…’ 등의 개인전을 통해 꾸준히 ‘섬’을 키워드로 한 예술세계를 확장해오고 있다. 뉴스탑전남 관계자는 “창간 6주년을 맞아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를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우리 지역이 지닌 천혜의 환경과 섬·바다를 주제로 한 모은영 작가의 예술세계를 통해, 관람객들이 한글의 아름다움과 함께 삶의 깊이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자연과 인간, 고독과 연대, 그리고 한글이 피어올린 섬·바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이번 초대전은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자세한 문의는 뉴스탑전남 또는 여수예술랜드 갤러리로 하면 된다. <전시 일정 및 관람 안내>전 시 명: ‘섬, 바다를 품다’바다 위에서 피어난 글씨기 간: 2025. 3. 22일(토) ~ 4. 4(금)09:00~18:00 (무휴)장 소: 여수예술랜드 갤러리(전남 여수시 돌산읍 무술목길 142-1, 2층)주최·주관: 뉴스탑전남후 원: 여수예술랜드,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사)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캘리그라피디자인그룹 어(語)울림, 이상현캘리그라피연구소작가와의 만남: 2025년 3월 22일(토) 오후 3시
제4회 한붓동인전 / 3.21~29
서예의 본질을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작품을 선보여 온 한붓동인의 네번째 회원전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관 2전시실에서 2025년 3월 21일(금)부터 29일(토)까지 열렸다. 이번 한붓동인전에는 회원 19명이 한글서예와 한문서예를 비롯해 사군자 문인화 등 다양한 서예 작품 140여 점을 선보였다. 전시 도록에는 이 가운데 1인당 6편의 작품이 선별돼 수록됐다. 이상온 / 退溪先生時 / 140x70cm한붓동인 해농 이상온 회장은 “컴퓨터, 휴대폰, 인공지능을 사용하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너무나도 빠름에 길들어져 ‘좀 더 빠르게’를 외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 서예관에서 서예 예술이 추구하는 표현을 중시하고 서정을 중히 여기는 느림의 미학을 실현해 보려 작가들이 역량을 모았다”라고 소개했다. 곽이순 / 茶山先生詩 不亦快哉行 / 140x60cm이번 전시에서 해농 이상온 작가는 ‘아계 이산해 선생시’, ‘하서 선생시’, ‘퇴계 선생시’ 등 12점을 모두 다른 풍으로 표현한 전통 서예 작품을 선보였고, 솔터 김남훈 작가는 ‘중용’, ‘매월당선생 용궁부연록’, 사군자 \'죽순\' 등 전통을 근간으로 다양한 시도를 한 서예 작품을 발표했다. 임봉규 / 매화 / 200x140cm또 평강 임봉규 작가는 파노라마로 연출한 ‘연’과 ‘바람’ 연작, ‘홍매화’, ‘매화’ 등 사군자 문인화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고, 별물 최태빈 작가는 ‘당 조하 「강루감구(江樓感舊)」’, ‘동한 장천비(張遷碑) 임서’, ‘사명대사 「증묵산인(贈默山人)」’과 한글서예 ‘고산 윤선도선생 「오우가」’ 등 현대적 감각을 더한 개성 있는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권정아 / 능수매화 / 120x60cm이상온 회장은 “서예는 여러 예술 가운데 문자를 매개체로 하여 문(文)에 깃들여져 있는 정신과 사상을 붓으로 표현한 가장 고귀한 미의 예술이다.권지민-증도가-37x598cm서성(書聖)이라고 불리는 왕희지는 ‘대저 글씨를 씀에 있어서 평정하고 안온함을 귀히 여겨야 한다’라고 했다”라며 “시대별로 추구했던 미의식이 달랐던 것처럼 서예 예술도 다양한 변화의 미적 세계와 작가의 개성을 표현하며 현대에 이르렀다”라고 설명했다. 김남훈 / 阮堂先生 書牘 / 200x70cmx2한편 한붓동인은 국내외 대학대학원에서 서예를 전공한 작가들이 ‘한 마음 붓 한 자루’라는 뜻으로 모여 2019년 창립한 서예 모임이다.신재범 / 野梅 / 80x68cm전국 각 시도에서 묵묵히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서예 전공자의 뜻을 모아 1년에 한 번씩 회원전을 열고 있다. 현재 3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20명의 서예 작가들이 즐거움과 어려움을 나누며 각자 개성 있는 시도로 다양한 미적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연민호 / 왕산선생 7세시 / 135x60cm이 회장은 “처음 세 명이 모여 각 지역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즐거운 모임을 만들자고 했는데, 오픈식날도 자정까지 모임이 이어질 정도로 분위기가 즐겁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전시를 계기로 모임에 참여하려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동하 / 眉叟先生時 大韓平水土贊碑 / 240x120cm한붓동인은 작년부터 시작한 워크숍을 올해도 이어갈 예정이며 2026년 인사동에서 다섯번째 회원전도 계획하고 있다. 최정근 / 원태연님의 경험담2 / 78x23cm이상온 회장은 “서예 활동에 이런저런 여건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소걸음처럼 가보려 한다”라며 “아직 공부 중인 학인이기에 부족함이 많지만 이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나아가기 위해 몸부림 치겠다”라고 밝혔다. 2025.04.15.한동헌 기자 <전시정보>제5회 한붓동인전전시기간: 2025. 3. 21일(금) ~ 3. 29일(토)전시장소: 예술의전당 서예관 2전시실(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문의: 1668-1352
단산 김재일展 / 4.24~30
서예가 불러낸 단양의 절경, 단산 김재일 일곱번째 개인전창신으로 재해석한 전통 서예 예술 선보여 三淵先生(삼연선생) 詩 / 115×50cm도담삼봉, 사인암, 옥순봉...좁게는 단양을 대표한다지만 어쩌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승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그런 까닭에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시인문객이 그 절경을 담고 그려내고자 했다. 著菴先生(저암선생) 詩 / 70×205cm조만간 한껏 어우러지는 봄날 절경을 더할 그런 단양이 이제 시문과 그림을 뛰어넘어 이제 서예의 세계로도 들어온다.古文眞寶(고문진보) 句 / 45×35cm한국 서예계의 거장 단산(丹山) 김재일(金載一)이 일곱 번째 개인전으로 바로 이 단양을 풀어낸다. 蒼雪齋 先生(창설재 선생) 詩 / 350×135cm법첩을 기반으로 전통 서예의 깊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가 이번에 선보일 100여 점은 단양丹陽에 착목해 그 자연과 역사적 정취를 서예로 풀어내고자 한다. 中庸(중용) 句 / 45×35cm이를 위해 단양팔경을 필두로 그 장엄한 풍광을 노래한 문인들 시문을 서예로 재해석해 선보이고자 한다.孟子(맹자) 句 / 48×35cm대담한 필획과 유려한 서체에 서정성과 철학적 깊이를 가미한 그의 작품은 전통 서예가 지닌 미학적 가치를 다시금 조명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기대한다. 接化群生(접화군생) / 40×35cm이번 개인전은 단순한 서예 작품 전시를 넘어, 서예 예술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최 측은 말한다. 書如其人(서여기인) / 45×35cm栢潭 先生(백담 선생) 詩 / 70×135cm단산은 금강산 신계사에다 대웅보전과 일주문, 그리고 만세루 편액을 썼으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국내 기관은 물론 크로아티아 대통령궁을 비롯한 외국 여러 기관에도 소장돼 있다. 立齋 先生(입재 선생) 詩 / 140×200cm壽福錦囊(수복금낭) / 22×35cm일중서예우수작가상 수상을 기념하기도 하는 이번 전시는 4월 24일 개막해 4월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전시 개요>전시명: 단산 김재일 개인전 전시기간: 2025. 4. 24 ~ 4. 30장소: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 전관전시 문의: (02-734-4205)
‘천경묵운’ 김영숙전(Kim Young Suk)
천경 김영숙 묵운전, 서예의 깊이를 탐구하다일시: 2025년 5월 1일 ~ 5월 7일장소: 백악미술관 1관 2025년 5월 1일부터 7일까지 백악미술관 1관에서 천경 김영숙의 ‘墨韻展’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그녀의 독창적인 서예 세계를 통해 깊은 묵운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山園小梅/林逋(산원소매/임포) / 26×60cm천경 김영숙은 꽃 같은 나이에 이미 여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던 서예가이다. 그녀는 고유의 섬세한 필체와 깊은 감정을 담아내는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25년 전, 그녀는 갑작스럽게 자취를 감추고 중국으로 향하게 된다. 漢江臨汎/王維 詩句(한강임범/왕유 시구) / 32×90cm중국 미술학원에서 서화와 전각을 전공하며, 그녀의 서예는 더욱 깊이를 더해갔다. 그리고 최근, 서안에서 귀국한 그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오랜 침묵을 깨고 관객과 만난다. 和睦(화목) / 20×20cm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천경의 인품과 예술적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대방광불화엄경소》는 눈에 띄는 작품으로, 북송 시대의 판각본을 바탕으로 한 고유한 서체로 표현되었다.節臨大方廣佛華嚴經䟽(절임대방광불화엄경소) / 68×32cm이 작품은 섬세한 붓의 호흡과 절제된 감정이 어우러져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천경은 이 작품을 통해 전통적인 서예의 경계를 허물며, 현대적 감각을 더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金剛經 句(금강경 구) / 19×50cm천경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묵운’은 단순한 먹의 색감이나 획의 미감을 넘어, 작가의 시간과 침묵, 그리고 수행의 흔적을 담고 있다.千字文(천자문) 句 / 48×34cm그녀는 긴 침묵과 인내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그 결과로 완성된 작품들은 보는 이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관객들은 그녀의 정진을 통해 천경의 오랜 인내와 경건함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陰符經(음부경) / 56×47cm이번 전시는 단순한 서예 전시를 넘어, 관객들에게 서예의 깊은 세계와 함께 천경이라는 작가의 독창적인 서예 여정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蜂/羅隱(봉/나은) / 66×33cm서예의 전통과 현대미가 만나는 지점에서, 관객들은 새로운 통찰을 얻고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離諸染汚(이제염오) / 45×65cm四時同一色 霜雪不能侵(사시동일색 상설불능침) / 45×70cm천경 김영숙의 묵운을 통해 깊은 예술적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전자도록 (하단 클릭!)https://online.fliphtml5.com/guxqy/dscz/ -글씨21- <전시정보>‘천경묵운’ 김영숙전전시기간: 2025. 5. 1(목) ~ 5. 7(수)초대일시: 2025. 5. 1(목) 오후 5시전시장소: 백악미술관 1층 전시실(서울시 종로구 인사동9길 16)
왕칭저우(王淸州)초대전
“법고와 창신의 경계에 서다.”2025년 4월 19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갤러리 일백헌에서 왕청주(王淸州) 작가의 초대전이 열렸다.이번 전시는 서예의 전통과 현대미를 아우르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왕청주 선생의 독창적인 시각을 통해 서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글씨21에서 기획되었으며 왕청주(王淸州) 선생이 각 글자를 이미지화하여 서예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서예는 단순한 문자 표현을 넘어 인간의 감정과 철학을 전달하는 예술로, 왕 선생의 작품은 이러한 서예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그의 작품들은 전통적인 필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하여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왕청주(王淸州) 작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발전한 전위풍의 서예와도 연결되며, 현대인의 복잡한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실험적이고 미학적인 접근을 통해 서예가 현대 미술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게 된다. 전시 기획자인 석태진 갤러리 일백헌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우수한 작가들이 상호 교류하고 우의를 다지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관객들에게 서예의 전통과 현대적 실험이 만나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왕청주(王淸州) 초대전은 서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일백헌에 초청된 왕청주(王淸州)작가는 중국 베이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국내외 40여회의 개인전을 열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현재 중국 예술연구원 창작 지도교수이자 베이징 798 예술구에서 창작활동 중이다.- 글씨21 - <전시정보>왕청주 초대전(王淸州招待展)전시기간: 2025. 4. 19(토) ~ 4.24(목)전시장소: 갤러리 일백헌(서울시 종로구 북촌로5나길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