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전경
지난 8월 24일(화)부터 30일(월)까지 북촌한옥마을에 위치한 일백헌 전시2관에서 일백헌 전각초대전 네 번째 전각가 덕산 김윤식 전시회가 열렸다.
일백헌(一百軒)은 ‘일백 가지 좋은 일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의 우리 고유의 한옥 갤러리다. 전통이 지닌 정신과 철학을 재해석하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울러 소통할 수 있는 윌 고유의 가치를 이야기한다는 비전으로 운영되고 있는 운치 가득한 갤러리다.
작품과 함께 어우러짐이 탁월한 이곳에서 한옥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전각 작품이 전시돼 주목을 끌었다. 전각초대전의 네 번째 전각가로 덕산 김윤식의 작품이 가득 걸려 많은 이들의 발길을 오랫동안 붙잡아 두었다.
덕산 김윤식은 10살 때 우연히 서예에 입문했다. 서예반에 다니던 친구의 벼루와 먹을 냇물에 떨어뜨린 것을 계기로 서예를 시작해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본격적으로 서예반 활동을 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서예협회에서 일하는 선생님 덕분에 서예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이어졌다.
이후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목원대 대학원에서 서예와 전각을 전공하여 내공을 다졌다. 우연한 기회를 시작으로 어느새 40년 넘게 서예와 전각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오고 있는 덕산은 서예와의 우연한 만남을 운명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예와 전각을 접목시킨 전시를 해오다가 2015년부터는 순수하게 전각전만 열었다. 전각 전시회는 서예전에 비해 많지 않다 보니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작품을 접할 때면 신선한 느낌을 준다.
전각은 동양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가까이하는 예술품으로, 완성된 작품에 마침표를 찍듯 자신만의 인장을 찍음으로써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준비를 마친다. 인장이라는 긴 역사의 흐름에서도 전각은 그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으며 단순히 이름이나 아호를 새기는 것을 넘어 의미 있는 문장과 문구를 새김으로써 많은 가치를 함축하여 표현할 수 있다.
글씨를 쓰지 않고는 전각을 할 수 없는 만큼 전각의 근본은 글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각은 서예와 맥을 같이 하는 예술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서예와는 형태나 기법 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기에 전각 자체의 가치와 전각이라는 예술이 지향하는바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덕산은 “전통과 개념에 충실한 작업을 하다 보면 새롭고 현대적인 작업이 분명히 나온다”며 “지금 시대는 글씨와 내용도 중요하지만 회화적으로 풀어내는 작업도 필요하고, 또 이야기 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내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각이 지닌 기본 가치에 충실하면서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 그의 정신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통해 전각이 지닌 고유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주기를 바란다. 2021. 9. 7 객원기자 신혜영 <전시정보> 덕산 김윤식 전각 초대전 전시기간 : 2021. 8. 24(화) ~ 8. 30(월) 전시장소 : 일백헌 2관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1가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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