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1-09-07
두 번째 한붓동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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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지난 825()부터 31()까지 경인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한붓同人展>이 열렸다. 작년 창립전 이후 두 번째 전시로, 한붓동인 회장 신재범을 비롯해 총 16인의 작품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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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곽이순 · 茶山先生 詩 不亦快哉行 · 55×165cm


한붓동인은 서예를 전공한 작가들이 한 마음 붓 한 자루라는 뜻으로 모인 서예 단체다. 전시에 참가한 작가들은 현시대적인 독특함과 강한 개성을 표현했으며 과감한 시도를 통해 기존 서예 작품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도전정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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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권지민 · 봉셔 · 66×44cm


다양성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현시대에 맞게 전통서예와 추상, 캘리그라피 등을 망라했다. 또한, 여러 기법을 통해 독특한 재료를 이용한 작품과 작가의 생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작품 등 다채로운 서예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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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우 방재호 · 순자 구절 · 37×84cm


흔히 추상예술이라고 하면 바실리 칸딘스키나 잭슬 폴록과 같은 서양 화가들의 그림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사실 서예는 정형화된 형식이 있어 추상적인 표현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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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석동란 · 농가월령가 팔월령 · 60×135cm


그러나 전통에 기반하면서도 과감한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서예가들에 의해 발전을 거듭한 결과 서예는 미술의 한 분야를 차지하며 서예가 본격적으로 예술이 되는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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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 신재범 · 매화 · 26×58cm


서예에서 추상은 크게 서체추상과 문자추상으로 나뉜다. 문자추상은 땅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반듯하게 자라난 식물처럼 정적이다. 서체추상은 다양한 모양의 획을 표현하여 회화적인 성질이 강하다. 따라서 문자추상은 서체추상에 비해 문자의 형상이 명료하게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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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재 연민호 · 취옹선생시구 · 35×135cm×2


서체추상은 서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추상미술로 서예적 필체추상이라고도 한다. 동서양 글씨에서 획처럼 보이는 선들이 주된 표현 방식으로 구사된 추상회화의 전반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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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 이동하 · 牧隱先生詩 -君相憶- · 35×12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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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헌 이연주 · 성호승님의 혼자여도 2 · 62×45cm


한편 <한붓동인전>에서는 일반 사람들의 취미로 사랑받는 캘리그라피도 여러 점 전시돼 큰 호응을 얻었다. 캘리그라피는 서예의 팝아트로 여겨지며 서예를 통한 활자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분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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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임봉규 · 능소화 · 28×28cm


서예의 본질은 지키면서 현시대의 예술을 포용하고, 또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한붓동인 회원들의 노력과 치열한 고민은 대한민국 서예를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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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인 채송화 · 性情 - 書法雅言 · 30×4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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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 최정근 · 용혜원 -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 · 91×180cm


<한붓동인전>을 통해 현대적인 트렌드와 감각이 담긴 대한민국 서예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었으며 매번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선구적인 한붓동인 회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2021. 9. 7
객원기자 신혜영

 

 

<전시정보>

두 번째 한붓동인전

전시기간 : 2021. 8. 25() ~ 8. 31()

전시장소 : 경인미술관 제1전시실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1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