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1-10-11
2021 문자문명전 -文圖字書-

전시장1.jpg


전시장2.jpg

전시장 전경


지난 915일부터 25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전관에서 <2021 문자문명전 -文圖字書->가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문자문명연구회와 창원문화재단이 공동주최했으며 경상남도, 창원시, 경남메세나협회가 후원하고 중앙금속, 경남스틸, 경남은행, 무학이 협찬했다.

 

1.김종원.jpg

다천 김종원 · 天樂 · 210×149cm


문자문명전은 김종원 관장이 창원 다호리 유적지에서 출토된 다섯 자루의 붓을 계기로 유물의 역사성과 문자의 의미를 찾아보기 위해 시작했다.

 

2.권정호.jpg

학산 권정호 · From Line 98-5 1997 · 181×227cm


2009년부터 열두 차례의 전시를 거치면서 문자예술의 새로운 지향점을 도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글자로 그림, , 서예 등을 표현하여 문자만으로 예술을 논했다.

 

3.김대일.jpg

담곡 김대일 · 꿈4 · 120×90cm


흔히 문자는 의사소통의 한 방법이자 정보를 전달하고 지식을 공유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서예처럼 문자를 이용해 예술을 표현하는 등 문자의 또 다른 영역이 엄연히 존재한다. 문자가 문자의 본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예술로 그 세계를 확장한 것이다. 문자와 예술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문자가 예술이 되고, 예술이 문자가 되는 초월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4.김성덕.jpg

신산 김성덕 · 無爲 · 180×93cm


따라서 문자가 단지 글자일 뿐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예술의 순수함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문자와 예술이 그 기저에 같은 성질을 공유하고 있음을 이해해야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바로 <2021 문자문명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의 부제는 바로 文圖字書(문도자서), 문자라는 그림, 글씨라는 문자.

 

5.박영도.jpg

해민 박영도 · 無爲自然 · 88×148cm


문도자서는 문자(文字)와 도서(圖書)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 의 관계에 대한 일률적 입장을 파악하고 분화적 경향을 살펴 시대의 추이에 따른 심미적 표현에 적용하고 분석하는 것을 주제로 삼았다. 현대에서 문자의 의미적 기호, 상징적 기표에 대한 이해는 문자 발생의 당시 상황과 유사한 경향이 있다. 그 유사함은 때로는 이질적이지만 인간중심이라는 점에서 같다.


5.전진원.jpg

토민 전진원 · 空山無人水流花開 · 200×70cm


성산아트홀 1·2 전시실에는 천지인문(天地人文): 하늘의 무늬, 땅의 무늬, 사람의 무늬라는 주제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3전시실에는 서이서이화(詩而書而畵): 시이면서 글씨이고 그림이다라는 주제로 서병오 특별전으로 꾸몄다. 서병오는 시서화일률(詩書畵一律)이라는 동양 미학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은 인물이다.

 

6.석재서병오.jpg

석재 서병오 · 江近慣聽 雨 徑香先得蕙蘭風 · 121×32.5cm×2


4·5 전시실은 서조자연(書肇自然): 글씨는 자연에서 시작된다는 주제로 공병찬 등 작가 12명의 작품이 전시됐다. 6·7 전시실에는 현재에서 옛것을 배우다라는 주제로 서예 전공자나 서예를 취미로 하는 시민 공모 작품을 전시했다.

 

7.이병도.jpg

환빛 이병도 · 황홀 · 201×150cm


문자문명전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에서 매년 열리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20221월 특례시 출범을 기념하여 열렸기에 더욱 뜻깊다. 문자문명전은 창원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해볼 수 있어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전시로 자리매김했으며 내년에 열 네 번째 문자문명전이 열릴 예정이다.

 

 

2021. 10. 11
신혜영(기자)

 

 

<전시정보>

다호리에서 디지털까지

2021 文字文明展

-文圖字書:그림의 문자 글씨의 문자-

전시기간 : 2021. 9. 15() ~ 9. 26()

전시장소 : 창원 성산아트홀 전관(1~7전시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중앙대로 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