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강암서예학술재단(이사장 송하경)이 희재 한상봉 선생의 기증 작품으로 기획한 <한국 근현대 서화작품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백악미술관 2, 3층에서 12월 23일(목)부터 29일(수)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신라 김유신묘지 십이지신상 탁본 · 52×82.5cm · 12폭 병풍 중 2폭
철농 이기우 · 精思力踐(정사역천) · 122×31㎝
우리나라 금석학 연구를 개척하고 동아시아 일대의 고서화 수집과 감식에 일가를 이룬 한상봉 선생은 청년기부터 우죽 양진니에게 글씨를 배우고, 청명 임창순으로부터 금석학을 배운 후 직접 글씨를 쓰고 작품을 수집했다. 국내외를 돌며 탁본 작업을 해 1만여점이 넘는 소장품을 축적했는데, 2년 전에는 ‘북한금석문전’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창암 이삼만 · 行書(행서) · 32×85㎝
작자 미상 · 梅庭·竹扇(매정·죽선) · 18×96㎝
이번 전시에는 평생을 서예와 고서화 수집, 탁본에 매달렸던 한상봉 선생이 전주의 강암서예관에 기증한 서화와 문방사보(종이, 붓, 벼루, 먹) 130여점이 나왔다.
2차 대전 말 공습이 계속되는 도쿄의 일본인 학자 집을 찾아가 국보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찾아온 일화로 유명한 소전 손재형의 글씨를 담고 있는 10폭 병풍부터, 한상봉 선생이 직접 탁본 한 신라 김유신 묘지 12지신상, 퇴계 이황 글씨 탁본, 창암 이삼만 글씨 등 서예 작품에서부터 강암 송성용의 묵죽도, 남농 허건의 풍죽도, 해강 김규진의 국화도 등 우리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서화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석촌 윤용구 · 寒林圖(한림도) · 27×32㎝
구룡산인 김용진 · 춘곡 고희동 선생에게 그려준 화초도 · 33×124㎝
특히 ‘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제백석이 직접 쓴 글씨와 그림이 담긴 2장의 연하장도 주목받고 있다. 수묵과 채색이 어우러진 비슷한 크기와 유형의 작품은 경매가가 3억~5억원대에 이른다.
동정 박세림 · 壽石圖(수석도) · 59×49㎝
제백석(齊白石) · 一滄 兪致雄 선생께 보낸 연하장 · 23×25㎝, 33×33.5㎝
강암서예학술재단 송하경 이사장은 “희재 선생은 몸소 수장하고 아끼던 한국 근현대 서화작품을 비롯해 문방사보류와 여러 서화 자료 123점을 기증하셨다.”면서 “우리 전통 서화를 수장, 연구, 창작하는 전통서화문화 지킴이”라고 선생을 소개했다.
백림(白淋) · 梅花圖(매화도) · 44×74㎝
백하 윤순 · 草書帖(초서첩) · 11×27㎝
한상봉 선생은 이번 전시에 대해 “강암 선생은 구한말 창암 이삼만에서 이어지는 서예의 맥을 이은 분으로 문인화의 대가이셨다.”면서, “그분의 정신을 기리는 강암서예관에 전시작품이 부족한 현실을 알고 몇 년에 걸쳐 기증한 작품들을 이번에 공개하게 됐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상봉 · 김종규 · 송하경
한상봉 선생의 기증품은 앞서 전주의 강암서예관에서도 지난 16일(목)부터 22일(수)까지 전시된 바 있다. 16일(목)에는 온라인 zoom으로 ‘한국 근현대 서화 학술세미나’가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