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나무>, 〈미스터 션샤인〉 등 영화와 드라마에서 서예 대필 작가로 알려진 청년 서예가 인중 이정화 작가의 두번째 서예전 <水_痕 그리고 결>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라메르 1,2관에서 2023년 1월 4일(수)부터 1월 10일(화)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水流不腐 · 49x118cm 에세이 『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 출간에 맞춰 개최한 첫번째 서예전 <덕분에-줄탁동시> 이후 3년만에 열린 이번 개인전에는 ‘물’을 주제로 2022년 한 해 동안 작업한 서예 작품 35점이 선보였다. 이정화 작가는 “글을 쓰려고 문방사우 준비를 끝냈는데 막상 물이 나오지 않은 적이 있었다”며, “그 때 물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일상적으로 흔히 접하는 사소한 물이지만 물을 주제로 작업하면서 물의 깊이와 다양한 모습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가득히 비어있는 · 32x44cm
작품에는 최치원, 황진이, 정호승의 시 등 물과 관련된 시와 시조를 비롯해 <거리의 시인들>, <당신께서는>과 같이 이 작가가 직접 창작한 글이 담겼다. 특히 <옥루흔(屋漏痕)>, <심청이 물에 빠지는 대목>, <품(品)>과 같은 작품은 먹이 한지에 스며드는 특성과 글씨의 흐름, 글의 내용이 어울려 물의 형상이 담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당신께서는 · 69.5x54
이 작가는 “서예전이라고 해서 글씨만 있는 것이 아니라 회화 요소를 더해 대중들이 편하게 서예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했다”며, “이해하기 편한 서예를 경험하면 다른 서예전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옥루흔>은 집의 누수 현상과 같이 세로 방향으로 선을 그으면서 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자유롭게 아래로 떨어지게 한다는 뜻으로, 중국 당대의 안진경이 고안한 서예 기법을 작가가 실험하며 직접 표현한 작품이다. 滿月船 · 68x35cm
또 글씨가 많이 들어간 작품은 ‘떨어지는 물방울이 돌에 구멍을 낸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의 마음으로 작가가 하루에 한 자씩 쓴 글자를 모아 완성한 작품이다. 한편 인중 이정화 작가는 한문 행서·초서의 대가로 꼽히는 아버지 송민 이주형 선생을 따라 일곱 살에 처음 붓을 잡았다. 경기대 서예문자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서예문자예술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陟州東海碑 · 70x35 · 137x70 · 138x70cm
문경새재전국휘호대회 대상, 대한민국 서예·문인화 특장전 특별상, 대한민국 한국화·서예·문인화 특장전 청년작가상, 월간 서예 대전 특선 등 다수 대회에서 입상했으며, 한글유랑단 부단장, 아리랑유랑단 서예단원으로 활동하며 전 세계 15개국 30여개 도시에서 공연과 서예지도를 해 왔다. 현재 八零後·80後 회원, 대한민국 서예한마당 초대작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파도우체부 · 74x38cm
2020년에는 붓과 함께해온 20여 년의 시간을 엮은 에세이 『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를 출간했고, 2021년 1월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흐르고 흐르면 · 20x196
이정화 작가는 “어릴 적부터 서예를 좋아하고 오랫동안 작업해 온 서예가로서 서예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었다”며 “서예를 편하게 알리는 노력을 하는 동안 활동 범위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또 “글은 남겨지는 것이라서 작품을 통해 작가의 생각과 작가를 기억하더라”며, “좋은 내용의 글 써서 먼 훗날 사람들이 우리 시대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늘에 빗 한조각 · 65x32cm
이 작가는 오는 5월 프랑스 전역을 돌며 현지 한글학교에서 서예지도와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3.01.16.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인중 이정화 두번째 서예전 <水_痕 그리고 결> 전시기간 : 2023년 1월 4일(수) ~ 1월 10일(화) 전시장소 : 갤러리라메르 1,2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26) 문의: 0507-1361-54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