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Interview]

2023-01-31
이 작가의 思생활 삼여 김종건


이 작가의 사생활 [삼여 김종건
]

제주에 품은 달

 

몇 해 전 제주를 들렀을 때 일이다. 지금의 작업실이 있기 전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굽이 길목에 바보리라는 팻말 세워져 있음을 보았다. 그땐 그저 바보리(바다가 보이는 마을)라는 동네 이름정도로 이해했고 동네 이름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수개월 지나 다시 제주 애월읍 수산리를 들릴 일이 있어 작가를 만났는데 그 바보리가 바로 작가 김종건의 작업실 명칭이었을 줄이야.

 

한 때 잘 나가던 필묵아카데미 원장이자 한국 캘리그라피의 선구자였던 김종건이 제주로 거처를 옮긴 건 쉼 없이 달려온 도시문명에 대한 본능적 배반과 순수세계에 대한 동경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가운 문명의 이성적 활동보다 자아를 찾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었음이 분명하다어쩌면 제주는 예술가에게 우아한 피난처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곳에 정착한 그의 내면에서 수평선위의 큰 달이 손짓하고 있음 보았다.

 

예술가가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다고 하여 그 결과물이 항상 옳은 건 아니다. 그 순간에 헌신하면서도 지금의 순간을 뛰어 넘어야 비로소 조금 티가 나는 글씨, 그림. 그런 결과물은 완벽하게 담아내기엔 참 아득하고도 멀다. 그리고 손짓하는 달과 조응하기 위한 행위는 아름답지만 때론 아프기도 하다. 천만송이 꽃을 피우기 위한 예술적 삶에 동반자가 여럿 어우러져 있는 곳, 그곳에서 본질의 가치가 아름답게 다듬어지는 순간들이길 기대하며 작가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담아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날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태어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비록 우연에 의해 엉뚱한 환경에 던져지기도 하였지만 늘 어딘지 모를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산다. 그러다가 때로는 정말 신비스럽게도 바로 여기가 내가 살 곳이라 느껴지는 장소를 우연히 발견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그는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풍경,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그들이 죄다 태어날 때부터 낯익었던 풍경과 사람들이었던 것처럼 정착하고 만다. 마침내 그는 이곳에서 휴식을 발견하는 것이다.”  윌리엄 서머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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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주하신 이유?


A 일단 제주도 내려온 지 다음 달이면 6년 차가 되는데요. 일단 처음에는 내려오게 된 목적은 5년 전에 필묵의 서울 북촌에 있었을 때는 5년 전에 20주년 행사를 하면서 그동안 20년 동안에는 글씨를 써왔던 게 제 글씨가 아니라 어떤 남이 의뢰를 해가지고 거기에 맞춘 글씨를 작업을 했다면 그 가운데에서는 제 글씨에 대한 제 작품에 대한 음 제 작품을 해야 되겠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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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한 10년 전에 제주도 강의하러 내려오면서 그런 제주도 환경도 보고 자연경관이라든지 그 다음에 창고에서 작업할 수 있는 큰 대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큰 작업실이 필요했었는데 그런 공간적인 거라든지 그런 면에서는 제주도에서 작업하기가 굉장히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아내와 상의하고 1년만 살기로 합의를 보고 내려오게 됐죠.


근데 그 1년이 이제 지금 어느덧 다음 달이면 6년이 되는데 아내도 굉장히 좋아하고 또 아이들이 같이 공부하고 놀기에는 더더욱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그렇게 됐는데 그런 면에서 서울보다는 작업하기에는 훨씬 더 좋은 공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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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주도에 내려와서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


A 일단은 첫 번째 목적은 작업을 하러 왔기 때문에 그 작업할 수 있는 그 조건은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이제 넓은 작업실에서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누구 터치 받지도 않고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었고 그 다음에 그 가운데에서는 이제 가끔씩 지인들이 찾아와서 같이 또 이제 즐길 수 있는 같이 대화도 나누고 또 늦게까지 이제 또 놀기도 하면서 그런 가운데에서 서울에 있었을 때보다는 더 훨씬 더 재미있는 즐거운 시간이었고 불편함이라기보다는 이제 그런 가운데에서 목적은 작업하러 왔으니까 그거는 채워지고 굉장히 좋았던 반면에 작업만 할 수는 없잖아요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 거예요. 제주도에 있으면서는 젊은 사람들은 경제적인 활동이 쉽지 않다는 것 그래서 다시 서울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서울을 왔다갔다 하면서 그렇게 보내고 있는데 그러한 면이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돼요


저는 일단 제주도 여행을 오시다 보면 돌담이 있죠. 돌담을 보면 그 틈 사이가 있는데 제주도 말로는 트멍이라고 하더라고요 트멍이 이제 돌담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작은 것도 있고 또 거기에 시멘트로 칠한 것도 있고 또 굉장히 뻥 뚫린 것도 있고 한데 저희 집은 이제 농가 주택인데 집에 이제 돌담을 보면 그 틈 사이에 이제 바깥 풍경도 보이고 또 담쟁이도 타고 올라오고 거기에 꽃도 피고 바깥 세상과의 소통과 그다음에 바람도 불어오고 그 틈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꽃도 피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삶이 제주도에서의 어떤 저의 삶이 아닐까 이제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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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주도에서의 삶이 작가에게 준 영향


A 꽃이라는 글자를 계속해서 이제 천 개 정도는 천 작품 정도는 해보자 그래서 이제 한 5년 전에 제주도 와서 마지막 천개의 작품을 했었는데 그렇게 한글을 하면서 그 다음에는 제주도 내려와서 도구의 변화죠 화선지와 먹물이 아닌 아크릴 물감과 광목천의 아크릴 물감으로 꽃이라는 작업을 회화를 다시 한 번 1천 개를 해보자 그래서 이제 판매를 1천 개 정도 제작을 해서 그때 1년을 목표로 작업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 가운데에서 꽃이 회화로 가면서 꽃자의 글자가 해체되기도 하고 그 다음에 아예 꽃을 넘어서 그냥 추상 회화까지 이제 조금씩 이렇게 변화되는 그런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크기는 한 2호 정도 사이즈가 되는데 그 다음 해에는 이제 2호에서 20포 정도로 좀 더 크기를 해서 거기서 또 아크릴 물감으로 작업을 하고 그 다음에 좀 더 크게 화면을 크게 작업을 했죠. 이제 100200300호까지 이제 확장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이제 제 작품의 스타일을 찾기보다는 다양하게 작업을 해보자 그러면서 이제 도구에 대한 것도 광목천이 아니라 또 다른 이제 도구를 이용한 그런 화판 작업도 이제 해보고 그렇게 해서 이제 어느덧 제주도에서 오 년 동안 자유롭게 작업을 한 시기가 아닌가 그래서 서예에서 회화로 가는 그 오 년간의 제주도 생활에서 있었던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 도구도 많이 변했고 그렇게 해서 이제 하나의 작품을 한다면 또 하나는 이제 붓과 먹으로 또 계속 작업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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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작가의 작품 방향


A 일단은 그동안 이제 여기 와서 작업했던 게 이제 다양한 어떤 실험이었다면 이제 그 가운데에서도 몇 가지로 이제 좁혀질 수가 있는데 일단 드로잉인 것 같아요


드로잉에는 직접 우리가 쓴다라는 그런 행위와 그다음에 또 긁는 거 그다음에 이제 뿌리는 거 이 세 가지가 있는데 그거는 제가 그동안 했던 어떤 서예에서 나오는 어떤 그 필력 운필 그런 거에서 나오는 서양 사람들이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 획에 조형은 또 한글에서 그동안 다뤄왔던 한글을 쓰면서 다뤄왔던 그런 조형들이 그 작품에서 묻어나지 않을까 그런 작업을 계속 해서 집중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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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대의 서예에 관한 작가의 생각


A 저는 일단은 서예라는 서의 문자 조형 예술이라고 하는 그 작업도 물론 하겠지만 그 안에 가두지 않고요 그냥 더 넓게 회화라고 하는 부분에서 작업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문자뿐만이 아니라 문자를 떠나서도 작업을 할 수 있는 거고 그런데 그 힘은 일단 많은 지금 몇몇 작가들도 그렇겠지만 서예에서 나오는 그 훈련들 그런 회계에 대한 것들이 서양 사람들이 못하는 그런 드로잉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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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현대 서예라는 것보다는 그냥 어떤 그림 회화로서 추상회화로서 또 문자 추상이 될 수도 있고 더 자유롭게 활동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고 그다음에 도구도 문방사우라고 하는 큰 장점도 갖고 있지만 그게 어떻게 보면 전통적인 도구를 이 시대에 와서 자기만의 문자 조형을 만들어가는 그런 과정인데 그렇게도 물론 충분히 멋진 예술을 할 수 있지만 저는 그것만 고집하지는 않고 어떤 다양한 도구들을 통해서 지금 하는 거는 이제 아크림 물감인데 나중에 또 아크림 물감이 다른 도구로 발전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그런 도구를 통해서 충분히 더 재밌게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먹색에 저도 이제 먹만 고집할 수는 있지만 또 칼라가 주는 그런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에 그 칼라도 나만의 칼라를 찾을 것이고 그걸 더 집중성 있게 다양성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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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A 일단 작가라고 하면은 이제 창조성을 얘기할 수 있을 텐데 독창적인 작품을 하는 거죠


남이 하지 않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또 좋아할 수 있고 또 작품성도 뛰어난 그런 작업을 하고 싶은데 일단은 남는 거는 그런 것 같아요. 작품으로 남기는 건데 그런 작품에 안에서는 일단 그동안 했던 서예를 했었기 때문에 이러한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그런 말을 듣고 싶어요.


그래서 서예를 하지 않았다면 이런 작품이 탄생되지 않은 그리고 그 서예는 과거에 초등학교 때부터 써왔고 계속 써왔고 지금도 어떤 그 행위를 통해서 작품에 표현할 수 있는 표현하고 있는 그런 작품이 되는 거죠


그래서 계속해서 할 것이고 또 그거를 작품에 녹아내고 그다음에 그게 국내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이제 작품이 굉장히 독창적인 어떤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철학적인 것도 포함이 돼서 많은 전 세계인들이 좋아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을 탄생시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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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작가의 활동계획


A 서울에서의 20년 제주도에서 지금 5년 앞으로는 어떻게 활동할까 아까 제주도에서의 생활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 계속 작업만 하기에는 제 욕심인 것 같고 물론 작업은 여기서 계속하겠지만 하는 목적은 굉장히 작업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거죠


제주도가 그래서 큰 작업 위주로 좀 많이 할 것 같고요 그다음에 서울에 가서 내년 1월부터 첫 전시를 하게 되는데 그동안 했던 것들을 뭐 큰 대형 전시가 아니라 작은 전시라도 조금씩 보여주는 거죠반응들도 보고 그렇게 해서 내년에 서울 전시를 통해서 활동을 할 예정이고 더 나아가서는 이제 아트페어라든지 세계의 어떤 아트페어도 나가면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자주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작가로서 더 다양하게 활동을 하고 또 작업도 제주도에서 하면서 그런 어떤 비즈니스 모델도 새롭게 만들고 그래서 후배들이 지금 캘리그라피라는 거를 통해서 비즈니스를 만들고 있지만 또 서로 경쟁을 하잖아요. 이제 그런 게 아니라 작품 활동을 해서 또 작가로서도 그런 경제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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