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어교사인 한갈 노재준 작가의 다섯번째 개인전, <획묘의 꿈, 달항아리에 담다>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2023년 2월 15일(수)부터 21일(화)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이번 전시에는 ‘달항아리’를 주제로 작가만의 독특한 필획과 도획 방식으로 표현한 수묵작품 32점이 전시됐다. 노재준 작가는 "규정할 수 없는 미묘한 유백색의 몸통에 부드럽게 휘어지는 자연스러운 곡선이 어우러진 달항아리는 우리 민족의 독특한 감정과 정서를 상징한다”고 설명하고, “달항아리에 글씨의 필획, 전각과 탁본, 판화기법, 회화적 요소, 메시지를 뒤섞어 함께 담아내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처음 도트프린트의 프린트 기법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노 작가의 작품은 판화 기법을 닮았다. 그의 작업은 획(劃)으로 시작해 획으로 끝난다. 동양 미술에서는 선(線)과 획(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미술에서 쓰이는 점묘(點描)나 선묘(線描)와 구분해 작가는 스스로 이런 작업을 ‘획묘(劃描)’라고 부른다.
작가는 면 대신 선을 이용해 배면을 구성하고 배면에 층을 두어 입체화 한다. 나아가 직선과 곡선으로 종횡, 교직을 통해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낸다. 선의 굵기와 종횡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이 같은 작업 방식은 그 동안 발견하지 못한 수묵의 새롭고 신비로운 매력을 드러낸다. 이런 복합적 중첩 작업은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한 작품이 짧게는 보름 이상, 길게는 반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에는 작가가 지금까지 이룬 서화와 전각의 창작 과정이 고스란히 내재되어 있다는 평이다.
충북 중원에서 태어난 노재준 작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예를 시작해 공주대 국어교육과 재학시절 석헌 임재우 선생을 사사했다. 공주대 대학원 한문학과를 졸업한 후 충남 예산고에서 29년 간 국어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2000년 충남미술대전 대상과 2009년 대한민국서예대전 최고상인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고, 『문헌과해석』, 《월간서예》, 《월간묵가》 등에 꾸준히 논고를 게재해 왔다. 현재 충남 예산의 작업실 `멱심서루`에서 책과 자료를 공부하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노재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받은 평들을 계기로 앞으로 한 획 한 획 그어가며 획묘법으로 잘 빚은 달항아리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3.02.22. 한동헌기자 <전시정보> 노재준 개인전, <획묘의 꿈, 달항아리에 담다> 전시기간 : 2023년 2월 15일(수) ~ 2월 21일(화) 전시장소 : 갤러리 이즈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 문의: 02-736-66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