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3-03-23
제3회 죽농예술상 신진작가상 수상기념 설초 김정민 작품전


왕성한 실험적인 작품 활동으로 전각 예술분야의 표현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설초 김정민 작가의 개인전이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212전시실에서 2023321()부터 26()까지 엿새 동안 열리고 있다.


KakaoTalk_20230323_154411200.jpg

 

3회 죽농예술상 신진작가상 수상기념 작품전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에는 김정민 작가의 크고 작은 전각 작품 26점과 전각을 조형화 한 입체 조형물 3점 등 총 29점이 선보였다.

 

KakaoTalk_20230323_154414125_01.jpg


김 작가는 전각을 우리 시대에 맞게 어떻게 표현할지 늘 고민하고 있다, “집필묵에만 맴도는 서예 작품을 넘어서 대중이 전각이라는 이미지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재료의 유연성을 융합 했다고 소개했다.


KakaoTalk_20230323_154414125_02.jpg

 

흔히 전각 전시에서는 빨간 인주가 찍힌 인장 작품을 기대하지만, 이번 작품전에서 작가는 색을 배제하고 대신 작품에 입체성을 부여했다. 인장 위에 나무로 인장 이미지를 그대로 본떠 붙이는 작업을 시도한 것이다. 덕분에 집필묵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서도 집필묵을 활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었다.


[포맷변환]KakaoTalk_20230323_154417999.jpg

 

김 작가는 전각은 빨간색이라는 느낌을 받지만, 빨갛게 찍지 않아도 전각 작품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에는 돌로 작업하고 흙을 구운 도판에 탁본도 했지만 섬세하게 새기면 깨지기 쉬워 재료의 불편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재료에 변화를 주며 견고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재료 연구를 계속하다 발견한 것이 나무였다.


[포맷변환]KakaoTalk_20230323_154512799_04.jpg


이번 작품전에는 전각 이미지를 크게 확대한 가로 6m 크기의 대작과 56cm 크기의 전각 이미지 36개를 4열로 벽에 붙여 재료를 드러낸 작품 등 생각의 시원함을 표현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여기에 더해 전각 이미지로 지름 2.6m의 거대한 구를 만든 조형 작품은 평면으로만 보아온 전각의 한계를 넘어선 극적인 입체감을 선사한다.


[포맷변환]KakaoTalk_20230323_154512799_05.jpg

 

전시된 전각 작품 내용에는 김 작가가 지난 5년 동안 의미를 살피며 즐기고 추구해 온 시경(詩經)의 천보(天保) 시를 담았다.

작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작품을 하는지, 근원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사상성을 생각했는데 천보 시에서 말하는 천명(天命)이 그것을 말해주었다고 고백한다.


KakaoTalk_20230323_154512799.jpg

 

그는 천보 시는 자연을 배경으로 자연의 변하지 않는 속성을 말한다나도 자연의 한 구성원이기 때문에 자연을 따라 최선을 다할 때 내 생명도 빛나겠구나,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천명이구나 생각했다고 밝히고, “그것을 어떤 모습으로 드러내는가 하는 것이 지금의 작품이 되었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30323_154512799_01.jpg

 

한편 설초 김정민 작가는 계명대학과 동 대학의 예술대학원에서 서예를 전공하고 중앙대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수원대 미술대학원에서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죽농서화대전 우수상, 매일서예대전 대상, 통일서예대전 최우수상을 비롯해 죽농 서동균 선생의 예술사상과 창작정신을 기리고 민족서화예술 창달에 기여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제3회 죽농예술상에서 신진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KakaoTalk_20230323_154512799_02.jpg

 

김정민 작가는 중국의 사상가 루쉰은 처음부터 길이었던 길은 없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새로운 시도를 이만큼 하면 후에 훨씬 잘 표현할 수 있는 작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KakaoTalk_20230323_154512799_03.jpg

 

그는 대구에서 선보인 지필묵을 배제한 작품과 함께 서울에서 지필묵을 사용한 작품을 병행하는 전시도 올해 준비 중이다. 9월에는 자연을 중심으로 한 한글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


KakaoTalk_20230323_154414125.jpg

 

 2023.03.22.
한동헌기자

 

 

<전시정보>

 

3회 죽농예술상 신진작가상 수상기념

설초 김정민 작품전

 

전시기간 : 2023321() ~ 326()

전시장소 : 대구문화예술회관 212전시실

(대구 달서구 공원순환로 201)

문의: 010-5272-9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