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청을 비롯해 여러 성당 머리돌 글씨를 봉헌한 서예가이자 전각가인 산샘 박찬희 작가의 개인 서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백악미술관 1,2,3층 전관에서 2023년 5월 11일(목)부터 17일(수)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쉼표의 시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지난 40년간 작가가 기도문과 성경 말씀을 중심으로 써온 작품 가운데 선별한 한글서예 130여 점을 선보였다. 廣開土大王碑 45×290cm 요한복음 일장 34×234cm
‘주님의 기도’와 ‘평화를 구하는 기도’, 성모송 등 기도문과 성경말씀을 비롯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옥중에서 쓴 마지막 편지와 최양업 신부의 ‘천주가사’ 등 신앙심을 느끼고 기도할 수 있는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사향가와 법정스님의 글, 구상 시인의 시, 광개토대왕릉비문 등 고금을 넘어 우리나라 역사를 다룬 다채로운 작품들도 출품됐다. 박찬희 작가는 “글 쓰기를 평생 ‘주신 일’로 생각해 왔다”며, “40년 만에 인생을 정리하는 쉼표 같은 전시에 스승과 동료 서예가들이 함께 자리해 행복을 나누는 ‘놀이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성프란치스코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 70×205cm 요한 15,11 28×18cm
그 동안 서예와 전각을 통해 교회에 봉헌해온 박 작가는 수원교구 수호성인인 김대건 신부의 마지막 옥중 서한을 수원교구청에 봉헌한 바 있고, 수원교구 학교법인 광암학원 전각 로고와 서판교성당 현판을 만들기도 했다. 원주교구 배론성지 대성당에 있는 최양업 신부의 천주가사 돌판과 최양업 신부 일대기를 담은 조각 작품도 그의 손을 거쳤다. 앞서 2011년 9월에는 순교자 성월을 맞아 순교자 어록 서예 전시회를 한국외방선교회에서 열고 작품판매 수익금 전액을 선교기금으로 봉헌하기도 했다.
이해인 시 꽃멀미 70×207cm 한편 박찬희 작가는 산돌 조용선, 초정 권창륜, 강포 김상용 선생을 사사했으며, 묵향회 초대작가와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심사를 거쳐 한국미술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산돌한글서회, 갈물한글서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지금까지 열 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옥소삼봉 70×137cm
박 작가는 “2022년 10월, 42일 동안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는데, 이번 7일 동안의 전시가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다”면서도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시지하지 않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는 모습 그대로, 할 수 있는 만큼, 앞서 걷고 있는 선생님들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2023.05.19. 한동헌기자 <전시정보> 산샘 박찬희 서전 전시기간 : 2023년 5월 11일(목) ~ 5월 17일(수)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1,2,3층 전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 문의: 010-5285-62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