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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4-09-02
송산 최정근 첫번째 개인전 <궁체의 미>

한글궁체의 유려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재현해 온 송산 최정근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 <궁체의 미>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백악미술관 1층에서 2024718()부터 24()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2020년 중국에서 추진됐던 첫 개인전은 팬데믹으로 최 작가가 귀국하며 취소된 바 있고, 40세를 맞은 2023년 다시 계획됐다가 1년이 미뤄져 이번에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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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근 작가는 한국에 돌아와 일 하면서 틈틈이 글씨를 연습하다가 그동안 공부한 것을 정리해 보고자 개인전을 다시 기획했다, “더 공부해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고민이 컸지만 빨리 야단 맞고 더욱 공부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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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작가는 기필전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제 기필() 정도는 할 줄 아는 수준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어지럽게 하기 보다는 서예를 접하며 가장 먼저 배우고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 한글 궁체로만 개인전을 구성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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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는 그림이 들어간 작품을 포함해 조선궁궐의 한글서체인 궁체를 다양하게 사용한 한글서예 32점이 선보였다. 이 가운데 송강 정철 선생의 시조를 고문 진흘림체로 서사한 장진주사(將進酒辭)’는 작가의 유려하고 경쾌한 필치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작가는 고문 진흘림을 가끔 연습하긴 했지만 작품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뿌듯하고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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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속미인곡을 옥원듕회연 필법으로 서사한 임서 작품은 전시 기간 내내 주목 받으며 전시장을 찾은 원로 서예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 밖에도 작가가 불상 이미지를 직접 그리고 그 위에 궁체 흘림체로 천수경 일부를 서사한 천수경과 궁체 정자로 단정하면서 담백하고 질박한 맛을 살린 한용운시 사랑등 다채로운 한글서예 작품이 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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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최정근 작가는 한글 작품과 한글이 들어간 한문 작품으로 우리 글인 한글을 알리고 한글서예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는 공부를 하다 보니 한글서예를 잘하려면 한문서예도 어느 정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중국 유학을 떠났다앞으로도 한글서예와 한문서예를 병행하면서 한글서예를 알리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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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어려서부터 한글서예를 시작한 송산 최정근 작가는 원광대학교에서 서예를 전공한 후 중국 유학길에 올라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에서 화조화(공필)를 배우고 수도사범대학 중국서법문화연구원에서 서예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농업인서예대전 우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고 한국미술협회 청년작가선발전에 선발되기도 했다. 현재 중국 폰트 회사와 궁체가 기본 바탕이 되는 독창적인 폰트를 개발하고 있고, 송죽필방 대표로 송죽재서예연구실을 이끌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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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글과 한문의 만남을 주제로 한 개인전과 2년 후 송죽재서예연구실 회원전도 계획하고 있다. 최정근 작가는 "4~5년 후에 두번째 개인전을 준비할 예정인데, 모자람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 같지만 조금씩 채우다 보면 언젠가 가까이 다가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2024.08.31.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송산 최정근 첫번째 개인전 <궁체의 미>

전시기간 : 2024718() ~ 724()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1

(서울 종로구 인사동916)

문의 : 02-734-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