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인 구미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장에 진한 묵향이 퍼졌다. 해동연묵회에서 서예에 심취해 온 일관 박재홍, 심헌 백종원, 담헌 여덕수, 송하 홍기옥은 각자의 개성이 담긴 작품들로 海東四色展(해동사색전)을 2024년 10월 15일(화)부터 10월 20일(일)까지 전시 하였다.
다수의 수상경력을 보유한 작가들은 전, 예, 해, 행서를 비롯한 한글 궁체, 판본체, 판각체, 사군자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박재홍의 般若心經(반야심경)은 감지에 금분 작품으로, 함축된 불교의 진리를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깊은 노력이 보이며. 도자기와 부채 등을 이용해 재료의 다양성을 꾀한 고민도 엿보인다. 박재홍 / 般若心經(반야심경)
박재홍 / 백호선생 시
백종원의 思無邪(사무사)는 판넬에 검은색과 은색 아크릴 물감을 이용하여 추획사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붓과 먹으로 만들어낸 글자와는 또 다른 강인함이 엿보인다. 幽節孤芳(유절고방)에서는 겸손하면서도 절개 있는 난초의 기품이 느껴진다. 백종원 / 幽節孤芳(유절고방)
백종원 / 서직후
여덕수의 舞(춤출 무)는 무용을 전공하고 있는 외사촌을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글자와 함께 춤추었을 작가의 역동적인 붓놀림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꽃, 영순’은 작가가 친형의 시를 어머니의 팔순을 기념하여 두 형제가 함께 공들인 작품으로 그의 효심이 돋보인다, 여덕수 / 舞(춤출 무)
여덕수 / 상촌선생 시
홍기옥의 난정서 임서와 곁들인 판본체 해설은 판본체의 자연스러움이 돋보이며 일반인들의 이해를 높여주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한글 소품의 서체와 재료의 현대적 다양성을 추구하였다.
홍기옥 / 난정서 임서
홍기옥 / 난정서 해설본
이번 전시회에는 작가 4인의 스승 충재 연민호 선생의 작품인 以古爲新(이고위신)은 옛글씨의 깊은 천착에서 우려낼 서예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찾길 바라는 당부였다고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해 가는 시점에 뜻깊은 첫 개인전을 개최하게 된 작가들은 스스로를 대견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표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서예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며 다양한 재료와 시도로 한 걸음 더 도약하는 전시를 기획해 보고 싶다는 그들의 당찬 포부에 서예의 미래가 보인다. <전시정보> 海東四色展(해동사색전) 전시기간: 2024년 10월 15일 ~ 10월 20일 전시장소: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장 (경상북도 구미시 박정희로 1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