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마다 다른 느낌의 작품을 선보이며 대중과 소통해 온 이재 박철수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백악미술관애서 2024년 11월 7일(목)부터 13일(수)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자연스러워서 속되지 않다’는 ‘자연불속(自然不俗)’을 주제로 내세운 이번 전시에는 박철수 작가가 해석한 작가만의 필체로 표현한 다채로운 서예 작품 50점이 선보였다.
이재 박철수 작가는 “’자연불속’은 마음 속에 이미 글씨가 들어 있어서 글을 쓰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며,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관계를 좋아한다. 글씨도 억지로 표현하기 보다는 내 마음과 성정에 맞는 글씨를 쓰려고 한다”라고 소개했다.
같은 맥락에서 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 가운데 ‘취어서(醉於書), 글씨에 취하다’를 대표작으로 꼽았다. 그는 한자가 많은 글로는 대중에게 다가가기 힘든 면을 고려한다. 글을 많이 써야 한다면 여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한글로도 뜻을 풀이해 놓는다.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취어서’의 낙관 부분에는 “반쯤은 사람에 취하고, 그 속에 반은 술에 취하고 남는 여분이 있으면 글씨에 취해 알아주는 이 없어도 홀로 즐기고 싶다”라는 내용을 풀이해 한글로 적어 두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르겠다는 작가의 평소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취어서’는 첫 개인전에서도 강조했던 글로, 예술로 가는 길에 있어서 나의 고집을 나타내는 말이다. 내가 좋아가는 길이니까 힘들어도 간다는 내 의지의 표현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작가는 현대 세태에 맞게 글이 많은 것보다 하나 혹은 둘에 마음이 와 닿는 글씨에 대해 탐색하고 작품에 반영하고 있다. 첫 글자 ‘다할 진(盡)’ 자를 금문으로 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그런 작품이다. 장자 「천도편구」의 마음이 비어지면 고요해 진다는 ‘심허즉정(心虛則靜)’도 ‘고요할 정(靜)’ 자를 강조해 표현했다. ‘묵(黙)’, 통(通)’, ‘도(道)’ 작품도 마찬가지다. 열 폭 병풍을 감지에 예서 목간체로 쓰되 흘려서 행기가 어우러지게 만든 ‘금강경(金剛經) 10폭병’도 주목할 작품이다. 작가는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처럼 서예의 서체는 결정된 상황이지만 초서에 예서의 여유로움을 더한다 거나 전서를 예서화 하듯이 서체가 어울릴 수 있도록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런 시도 역시 새로운 작품 세계”라고 말했다.
K-문화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작가는 한글 접목도 고민하고 있다. 그는 “한글이라면 그동안 궁체 위주였다. 한글만 쓴 작가는 한계가 있다”라며 “한문을 쓴 작가가 한글에 접목해서 표현을 다양하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 박철수 작가는 제12회 한국 청년 서예 작가로 선발됐고, 부산미술대전 특별상, 한국 전통 서예대전 대상, 서예문화대전 최우수상, 대한민국 서예대전 특선 등을 수상하고 초대작가로 활동했다. 또 부산미술대전 운영·심사위원, 청남휘호대회 운영·심사위원, 부산서예비엔날레 운영·심사위원, 김해 미술대전 운영·심사위원, 사상문화예술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서예협회 이사, 국제서예가협회 이사, 부산서예비엔날레 이사, 부산서예협회 이사, 고윤서회 회원, 한청서맥 회원, 사상문화예술인협회 상임고문, 청남초대작가회 고문으로 활동하며 이재서예연구원장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재 박철수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은 서울 전시에 이어 오는 2025년 1월에는 부산 전시가 열린다. 1월 13일(월)부터 19일(일)까지 부산시청 3전시실에서 열리는 부산 전시에는 서울 전시에서 선보인 50점 외에 도록에 실린 68점 전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박 작가는 연말에 열리는 국제서예가협회전, 한청서맥회원전에도 출품할 예정이다.
2010년부터 5년 주기로 개인전을 열어온 박철수 작가는 “개인전마다 이전보다 달라진 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생각한 모티브에 천착해서 그 안에서 현대와 맞는 작품을 만들어 5년이 지나면 오늘과 또 다른 맛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2024.11.15.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제5회 이재 박철수 개인전 <자연불속>
서울 전시: 2024년 11월 7일(목) ~ 11월 13일(수)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 문의 : 02-734-4205 부산 전시: 2025년 1월 13일(월) ~ 1월 19일(일) 전시장소 : 부산시청 3전시실 (부산 연제구 중앙대로 1001) 문의 : 051-888-56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