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5-01-06
네번째 우석 박신근 서전 <법고승변>

광주에서 활동하며 한국 서예술 발전과 저변확대에 힘써 온 우석 박신근 작가의 네번째 서전 <법고승변>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2024124()부터 10()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2025년 서예 50년 여정을 앞두고 있는 박신근 작가는 전시 주제로 내세운 법고승변(法古承變)’에 대해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한다는 뜻으로 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라며 요즘 서예가가 쓰면 모두 글씨가 되어버리는 세상이지만 법을 지키는 성의 있는 글씨를 쓰면 좋겠다는 희망과 바람의 메시지다라고 소개했다.


서울에서는 24년 만에 열린 이번 서전에는 추흥팔수’, ‘무이구곡시’, ‘대학’, ‘중용등 관람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과 다양한 서체로 구성한 명언과 격언 작품 30점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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武夷九曲-朱熹詩(무이구곡-주희시) / 200x70cm


전시 작품 가운데 가로 70cm 세로 300cm 10폭 크기의 대작 오백수()’자를 금문 형태와 필획으로 자형을 모두 다르게 쓴 작품으로 전시 기간 내내 큰 주목을 받았다. 작품에는 채색으로 쓴 자가 간간이 보이는데 10폭을 모두 벽에 걸어 놓으면 초서 자가 나타난다.

박신근 작가는 보통 백수를 쓰는데 각기 다르게 오백수를 썼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오백수를 선보인다는 얘기를 들어서 흐뭇하고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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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百壽(오백수) / 70x300cm 10


또 대필행초서로 쓴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는 작가가 스스로 애썼다고 말하는 작품이다. 이는 적벽대전에서 유비에게 패한 후 조조가 병사들에게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라라고 이른 말을 담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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逢山開道 遇水架橋(봉산개도 우수가교) / 20x30cm


이 밖에도 하석 박원규선생은 두보시 추흥팔수는 붓 가는대로 마음 편하게 쓴 행초서이고 “’대학은 살짝 행서의 유동미를 가미하여 쓴 부드러운 해서이며, ‘중용은 붓을 꼿꼿이 세워 박아 쓴 해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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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興八首 - 杜甫(추흥팔수-두보시) / 35x300cm x8


박신근 작가는 우리는 글을 쓰는 사람이고 누군가 보는 사람이 있고 또 누군가는 좋아서 집에 가져다 걸어 놓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이렇게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라며 작가 혼자만이 즐기고 잘했다 하는 것보다 보는 사람도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고 좋아하는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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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學全文(대학전문) / 35x110cm x6


한편 우석 박신근 작가는 '호남 서예계의 맥'으로 불리는 학정 이돈흥 선생을 사사했으며, 2008년 광주광역시장상, 2009년 환경부장관상, 2016년 제1회 제1회 광주서예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중국, 대만, 일본, 라오스, 독일,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국제교류전 93, 국내교류전 110, 국내외 단체전 134회에 출품했으며, 1995년 독일프랑크푸르트 한국문화원 초대전, 2000년 대한민국미술축전 초대전, 2002년 광주 남봉갤러리 개인전, 2008년 광주역 갤러리 개관 초대전, 2022년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 개인전, 2024G&J갤러리 인사아트센터 개인전 등을 개최했다.


광주미협 서예분과 사무국장, 한국미협 광주지회 이사와 부지회장, 대한민국 환경미술대전 운영위원장과 대회장, 전국 대나무휘호대회 운영위원장과 대회장, 한국미협 서예분과위원, 향덕서학회장, 학정연우서회 회장을 역임하며 한국 서예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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蘇軾 句(소식 구) / 23x30cm


현재 국제서법예술연합 한국본부 호남지회장, 국제서예가협회 이사, 한국문화예술연합 부이사장으로 활동하며 1988년부터 37년 동안 우석서예연구원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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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浩然詩 -夏日南亭懷辛大(맹호연시 -하일남정회신대) / 70x135cm


구징치 주광주중국총영사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박신근 선생은 한국 서예계를 대표하는 중요 인물로 오랜 세월 동안 한중 서예 교류와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한중 양국 간의 문화 교류와 민간 우호를 증진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라고 치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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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春事 - 岑參詩(산방춘사-잠삼시) / 70x135cm


한편 2025년에는 지난 2020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준비하다 팬데믹으로 연기되었던 우석 박신근 초대전이 다시 추진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신근 작가는 사회·경제적으로 어두운 시기를 지나고 있어 공부하는 사람들이 편히 공부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 주변 제자들은 물론 후배, 동료들이 맘껏 글씨를 쓰는 그런 시절이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새해에는 후학들이 지치지 않고 좋은 작품들을 여러 곳에 선보이는 자리가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2025.01.02.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네번째 우석 박신근 서전 <법고승변>

전시기간: 2024. 12. 11() ~ 12. 17()

전시장소 : 인사아트센터 3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

문의 : 010-3610-5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