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5-02-20
제2회 한서묵연전, 한중일 중청년 작가전 <서예가의 시간>

두해째를 맞은 한서묵연전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제3전시실에서 20241129()부터 2024127()까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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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묵연회는 20년 전 활발히 활동했던 한국서가협회의 옛 청연서회(淸緣書會)를 모태로 지난 2022년 설립됐다. 백농 한태상, 한천 양상철, 죽림 김영선 선생 등을 중심으로 젊은 작가 소그룹을 되살리고 확대하여 협회에 활력을 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져 지금은 서예, 문인화, 캘리그라피 작가들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가 그룹을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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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중청년 작가전 <서예가의 시간>을 내세운 이번 두 번째 한서묵연전은 다른 협회의 모범적인 그룹과 교류를 확대하고 나아가 서예를 함께하는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이 어울려 폭넓게 협력하자는 목표로 기획했다. 청년작가전에서 선발된 10인을 포함한 중청년 작가 26인을 비롯해 청년미술협회 한국청년서단 몽무 최재석 회장, 한국서예협회 효산 손창락 회장, 한국서도협회에서 추천한 미당 이필숙 작가 등 3인과 중국 5, 일본 2인 작가를 초빙하여 전시를 도탑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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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묵연회 청하 김희정 회장은 서가협회는 중국문화부 산하 중국국가화원과 손잡고 2015년부터 해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한중 교류전을 해오고 있는데, 좋은 작가들의 찬조를 받아 두 번째 전시 분위기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라며, “중국에서 25-55세의 중청년 작가들이 출품과 심사에 활발하게 나서 중국서단을 완전히 바꾼 것을 빗대 이번 전시를 한중일 중청년 작가전이라고 이름 지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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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중국 작가에게 목죽간 글씨를 의뢰하면서 까오홍 작가에게는 정지용의 시 호수와 번역 내용을 건네며 큼직한 한글 작품을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또 일본의 2차대전 이후 대형 소수대자서도와 아방가르드 작가를 주목해 오던 와중에 일본 노다사토루 작가와 이케다지산 작가에게 가나서도와 소수대자(少數大字)서도를 섭외하는데 성공하는 등 한 작품마다 기획해서 맞춤형 전시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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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회장은 이는 한자나 일본 글자와 구조가 다른 우리 글자를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조형할 수 있는지, 서예 조형의 보편성과 확장성을 탐색하려는 시도로, 출품 작품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요소를 발견하는 보람도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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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가 가운데 중국국가화원 부주석 웨이광쥔 작가는 멍 때리기라는 뜻의 發呆를 독특한 조형미로 나타냈고, 깔끔한 전각 작품을 선보여온 판전하이 작가는 빼어난 논어자로편 제11작품을 출품했다. 또 왕룡 선생의 수제자로 꼽히는 옌쇼구 작가는 시끄러운 속세를 떠나 바위 위에서 살고 싶네라는 欲避喧囂地 且來巖上居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박진감 넘치게 표현해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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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로는 추산 박선목 작가가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젊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작품 나그네에 대해 한자와 한글은 유사성은 있지만 서로 다른 특성 때문에, 둘 다 수많은 연찬과 깊은 성찰만이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또 청하 김희정 작가는 추서(醜書) 작품을 선보였는데, 대작으로 제작한 소송파 적벽회고는 호방하고 소품으로 제작한 왕유시 산거추명(山居秋暝)’은 담담한 리듬 속에서 거친 붓질로 추서의 느낌을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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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회장은 이번 전시의 교류와 탐색 과정에서 다음에는 한 발 더 나아가 한국 작가는 중국, 일본 글자를, 중국 작가는 일본과 한국 글자를, 일본 작가는 한국과 중국 글자를 교차적으로 써보자는 참신한 의견도 도출되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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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 서단의 어려움은 결국 우리 서예가의 책임이라고 지적하고 그동안 서예를 조형예술로 잘 인식하지 못했지만 지금부터라도 문장을 쓰는 것 보다 조형예술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며, “고전에 대한 치밀한 연구와 철저한 돌파를 모색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2025.2.14.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2회 한서묵연전

한중일 중청년 작가전 <서예가의 시간>

전시기간: 2024. 11. 29() ~ 2024. 12. 7()

전시장소: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제3전시실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문의 : 010-2815-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