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단에서 탄탄한 이론과 실력을 겸비한 대표적 서예가로 꼽히는 경부 송종관 작가의 개인전 <아리랑서전>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백악미술관 1,2관에서 2025년 1월 2일(목)부터 8일(수)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이번 전시는 1997년 이후 28년만에 열린 작가의 개인전으로 57개의 명제를 담은 100여 점의 서예 작품이 선보였다.

송종관 작가는 “서예에 대한 애틋한 ‘한’을 의롭게 풀어서 내가 누구인가, 나의 아름다운 서예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천착하고 정진하려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면서, “나의 서예는 의로운 서예를 지향하는데, 내 자신도 어떻게 의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내용과 서체가 조화를 이루도록 구성했다”라고 소개했다.

전서로 쓴 작품 ‘복초(復初)’는 이번 전시의 의미를 관통하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중국 주자는 공자의 논어 첫 줄에 주석을 달면서 학(學)은 선각자를 이해하고 본받는 것인데 제대로 못하고 흐트러지기 때문에 선각자의 깨우침을 되찾아서 본래의 공부와 인간성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로 ‘복기초야(復其性初)’라고 했다.

송 작가는 “중용의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사람의 성품은 하늘에서 부여 받을 때 선하고 맑고 깨끗한 성으로 태어나지만 세상살이를 하면서 차츰 때가 묻는다. 원래의 맑은 성을 ‘도(道)’라고 한다면 먼지 묻은 것을 교육하고 닦아내는 것이 ‘교(敎)’”라며, “서예도 마찬가지다. 처음 순수하고 아름다운 서예로 돌아가 수양하고 정진하자는 바람을 담았다”라고 풀이했다.

또 예서 작품들은 획의 굵기에 대담한 변화를 줘 눈길을 끌었다. 송 작가는 “일반적으로 평이한 예서에 거칠게 혹은 부드럽게 변화를 주는데, 이번에 가로획은 굵게 세로획은 가늘게 처리해서 사각형으로 실험했다. 키가 높고 우람하고 묵직한 예서가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서와 초서의 관계와 융합, 조화를 깊이 연구해온 송종관 작가는 이번 전시와 함께 ‘해서 천자문’과 ‘초서 천자문’ 작품집을 별도로 출간해 화제가 됐다. 작가는 “해서를 잘 쓰려면 초서를 알아야 되고 초서를 잘 쓰려면 해서를 잘 알아야 한다”면서 “몸소 이 과정을 체험하면서 본보기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해서 천자문은 장맹룡비(張猛龍碑)가 바탕이 됐고, 초서 천자문은 왕의지 척독(尺牘)을 기본으로 손과정 서보(書譜)를 다듬고 우우임 초서의 부드러운 필세를 가미해 썼다”라고 소개했다.

한편 경부 송종관 작가는 50세에 대전대학교 서예과에 진학해 송암 정태희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한양대학교에서 「조맹부의 송설체와 한국 서예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1회 서화아트페어 최우수작가상 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심사위원장, 2015년 부산서예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다. 성균관 전의와 일중기념사업회 이사, 성균관 청년유도회 중앙회 부회장, 충북도 본부장, 한림대 외래교수로 활동하며, 동방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연구소 책임학술연구원과 학술지 '무심연묵' 발행인을 지냈다. 현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과 청주향교 명륜서학회, 덕성여대에 출강한다.

지난 2024년 1월 국제서법예술연합 한국본부를 주도해 온 초정 권창륜 선생이 갑자기 별세하면서 송종관 작가는 국제서법예술연합 이사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송 작가는 “국서련을 새롭게 정비하고 조화롭게 화합시키느라 바쁜 2024년을 보냈다”라고 회고하고, “2025년에는 지금까지 해오던 국서련 활동을 잘 다듬어서 더 아름다운 단체로 만들어 가고, 젊은 서예 작가들과 소통하며 우리나라 서예가들과 지망생들이 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고민하겠다”라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의 실험적 시도에서 다시 고전을 탐독해 옛것을 다듬는 심도 깊은 연구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올해 75세인데 77-80세 정도 되면 나의 희망사항을 갈고 닦아서 선보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과 서예계가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지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과학 기능을 이용한다면 더 좋은 서예가 될 것이다”라며, “오랫동안 정보 없이 구전으로 내려와 진정한 서예를 알기 어려웠는데, 신기술 발전으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할 기회가 많이 생겼다. 과학을 활용하면 창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송 작가는 “자연에서 시작된 서예가 자연을 본받아 발전했는데, 차츰 법제화 되고 정형화 되었다가 다시 자연성을 찾자는 서예 미학적으로 변화하는 중”이라면서 “시대적으로 맞지만 자연의 이치도 합리성이 있어야 존재하고 자연의 이치를 잃어버리면 자연도 훼손된다.

자꾸 고전을 이야기 하는 것은 후학들이 더디더라도 서예의 기본 법리를 이해하고 수련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바람이다.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고 나서 현실과의 조화를 이루면서 서품의 마지막 목표인 자연성을 강조하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경부 송종관 개인전 <아리랑서전> 전시기간: 2025. 1. 2(목) ~ 2025. 1. 8일(수)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1,2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
문의 : 02-734-4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