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정(孫過庭)의 서보(書譜)’ 80후 젊은 서예가들의 치열한 철학적 탐구.



인사동 라메르갤러리에서 또 한 번 의미 깊은 서예전이 열리고 있다. ‘11번째 80후 정기전’은 ‘손과정의 서보’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전시로, 단순한 서예 작품을 넘어 서예의 근본 철학과 현대 젊은 작가들의 사유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손과정의 서보는 서예사에서 손꼽히는 이론서이자, 예술과 인문학이 융합된 철학서로 자리매김해 왔다. 서보는 단순히 글씨를 쓰는 기술서가 아니라, 서예의 근본 원리와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사유의 기록’이다. 전시 작품들은 각각의 서보를 바탕으로, 작가들이 내면에 품은 철학적 질문과 감성을 글씨로 풀어내며, 서예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팔십후 회장 / 갈빛 손현주 / 孫過庭 書譜 62×56cm

우헌 조용연 / 一點 / 15×25cm

연천 이종암 / 風神 / 35×135cm
본 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손현주 작가는 “서예는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작가의 내면 세계와 철학이 담긴 ‘살아있는 사유의 기록’이다”라고 말한다.

우석 이대근 / 眞率銘 - 司馬光 / 35×11cm×3
그는 이어 “이번 전시는 각 작가들이 ‘기본’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서예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열고자 하는 의지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금헌 송이슬 / 能速不速1 / 33×45cm
이번 전시에는 강효정, 구청미, 김도임, 김윤주, 김정호, 김정환, 김현민, 도별림, 류예나, 박성호, 서유리, 손주영, 손현주, 송이슬, 윤정연, 이광호, 이대근, 이동하, 이문종, 이보배, 이신영, 이 완, 이윤정, 이정화, 이종암, 장순영, 장화정, 정의방, 정준식, 정지훈, 조 민, 조용연, 주정하, 채송화, 최다은, 최정근이 참여했다.


대솔,덕암 이광호 / 學而不思則岡 思而不學則殆 95×21cm×2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삶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기본’에 대한 성찰과 ‘서예의 본질’을 향한 갈망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그들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것은 단순한 글씨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서예를 통해 표현된 치열한 자기 성찰과 철학적 고민이다. 이들은 서예의 ‘기본’ 즉, 선과 면, 속도와 깊이, 그리고 심중의 흐름을 다시금 돌아보며, 현대 사회 속에서 잃어버린 ‘내면의 소리’를 찾고자 함이 옅보인다.

심원 정지훈 / 손과정 서보 한 구절1 / 50×70cm
이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요소는 ‘서예적 철학’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서예는 오랜 역사 속에서 ‘자기 수양’과 ‘내면의 정화’를 목적으로 발전해 왔다.

글벗 구청미 / 심법유형, 괴와 합 / 32×41cm / 116×19.5cm

심민 박성호 / 解弦更張 - 漢書 董仲舒傳 / 18×100cm
그러나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많은 이들이 표면적 감각과 빠른 소비에 길들여진 상태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서예가 지니는 ‘내면의 깊이’와 ‘철학적 의미’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자 하는 시도이다. 
우석 이대근 / 意先筆後 / 233×45cm // 홍구헌 정의방 / 書譜創作2 / 69×98cm

청람 이신영 / 心手雙暢 池水盡墨 / 100×23.5cm×2 // 인중 이정화 / 틈 / 49×34cm
작가들은 ‘서보’를 통해 “내면의 소리”, “삶의 본질”, “시간의 흐름” 등을 서예로 표현하며, 서예가 단순한 미적 행위가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담아내는 철학적 행위’임을 보여준다. 
내이 김윤주 / 文質彬彬 / 70×100cm

별샘 김도임 / 살아있다는 것 Being alive / 90×72cm


전시는 2023년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 3, 4관에서 열린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각 작품들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서예의 깊이를 느끼며,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새로운 서예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전시문의 010 6566 2505
-글씨21-
<전시정보> 팔령후: 80후 열한번째 정기전 / 6.25~7.1 전시기간: 2025. 6.25~7.1 전시장소: 갤러리 라메르 3.4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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