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고요 속에 피어나는 서예의 정신, 
지우 김정자 개인전 「산사의 주련, 空」
붓끝에서 피어나는 고요와 여백의 미학, 그리고 산사의 평화로운 숨결이 한자리에 모인다.
서예가 지우 김정자 선생이 오는 11월 5일부터 11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1관에서 여는 개인전 '산사의 주련, 空' 은 전통 서예의 정신과 현대적 감성을 아우르는 깊은 사유의 장(場)이다.
서울 曹溪寺(조계사) / 30×225cm×8
전시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산사(山寺) 일곱 곳, 그리고 조선왕릉사찰 다섯 곳의 후원으로 마련되었다. 초대일시는 11월 5일(수) 오후 5시이며, 전통과 예술, 종교적 사유가 어우러진 따뜻한 만남의 자리가 될 예정이다.
보은 俗離山(속리산) 法住寺(법주사) / 17×76cm×8
‘주련(柱聯)’은 사찰이나 누각의 기둥에 걸어놓는 글귀로, 수행자의 깨달음과 삶의 태도를 담는 공간적 언어다. 김정자 선생은 이번 전시에서 이 주련을 매개로 ‘공(空)’의 개념을 서예적으로 탐구했다.
공주 泰華山(태화산) 麻谷寺(마곡사) / 20×135cm×4
작가에게 ‘공’은 단순한 비어 있음이 아닌, 세상 모든 것과의 관계를 담는 여백이자 마음의 해탈을 상징한다. 작가는 이를 먹빛의 농담과 붓의 호흡, 여백의 정묘한 긴장 속에 담아냈다. 작품은 단정하면서도 절제된 필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안에는 수행과 명상의 시간을 견뎌낸 마음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서문에서 김정자 작가는 이렇게 밝힌다. “산사에 스민 빛과 바람의 숨결, 그 고요 속에서 나를 지켜보는 위안이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걷던 그 길 위에서, 나는 비로소 비움의 평화를 배웠다.”
붓끝은 산사의 고즈넉한 공기와 수행자의 마음을 닮아있다. 붓이 머무는 순간마다 생명력 있는 기운이 번지고, 글씨는 하나의 형상이자 수행의 기록으로 피어난다.
양산 靈鷲山(영축산) 通度寺(통도사) / 12×108cm×4
불교 서예의 전통과 현대적 감성의 만남
김정자 선생은 1965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일찍이 붓과 먹의 세계에 심취했다. 아호는 지우(芝隅) 남죽(藍竹), 당호는 선의당(仙意堂)등이다.
홍익대학교 미술교육원에서 문인화와 서예를 수학한 뒤, 한국서예협회 회원으로 그리고 다수의 전국규모 서예대전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승주 曹溪山(조계산) 仙巖寺(선암사) / 16×126cm×2
선생은 전통 서예의 엄격한 법고정신을 바탕으로, 문자와 감성, 수행과 예술이 공존하는 작업세계를 펼쳐왔다. 특히 최근 10년간은 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서예 형상화 작업에 몰두하며, ‘마음의 주련’이라는 독자적 영역을 구축했다.
이번 전시 「산사의 주련, 空」은 그간의 탐구가 응축된 결과물이다. 작품들은 필획의 강약, 농담의 깊이, 공간의 여백을 통해 ‘무심(無心)’의 미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보는 이로 하여금 ‘글’을 읽기보다 ‘마음’을 느끼게 하는 서예적 회화(書畵)의 경지를 보여준다.
해남 頭輪山(두륜산) 大興寺(대흥사) / 30×160cm×6
박영진 선생은 전시의 평에서 “김정자 작가의 글씨는 산사의 빛과 바람의 흐름을 닮았다. 단순히 문자로서의 의미를 넘어, 감정과 상상, 직관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사유의 미학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작가 또한 “서예는 단순한 필법의 숙련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의 길”이라며, “붓을 잡는 순간마다 나를 비우고 세상과 연결되는 기쁨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정자 선생은 제1회 서울 인사동 개인전을 시작으로, 광주전(2016), 평창올림픽기념전(2019), 지우서전(2021)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한국예술문화명인 인증, 대한민국인물대전, 국제서예가협회 이사로서 서예계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안동 天燈山(천등산) 鳳停寺(봉정사) / 16×126cm×2
작가의 작품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라오스 등 해외 전시에서도 주목받았으며, 여러 불교 사찰과 문화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현재는 지우한자창의연구소를 운영하며 후진 양성과 서예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산사의 주련, 空」은 단지 전시가 아니라, ‘비움의 미학’을 통해 인간 내면의 평화를 되찾는 예술적 여정이다.
붓끝에서 태어난 글씨는 수행자의 숨결처럼 고요하지만, 그 여백 속에는 무한한 울림이 깃든다.
영주 鳳凰山(봉황산) 浮石寺(부석사) / 17×64cm×4
이번 전시는 글과 마음, 수행과 예술이 하나로 이어지는 감동의 장으로, 관람객에게는 ‘공(空)’의 의미를 되새기며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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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지우 김정자 서예전 「산사의 주련, 空」
-기간: 2025. 11. 5(수) ~ 11. 11(화)
-장소: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1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12, 대일빌딩)
-초대일시: 2025. 11. 5(수) 오후 5시
-후원: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산사
       조선왕릉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