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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당 한의약박물관, 2025 특별전 ‘의문(醫文)’ 개최
청운 김영배 초대전 ‘의와 문, 치유의 기록’ 선보여
전통 의학과 문자예술의 기원을 함께 조명하는 2025 춘원당 한의약박물관 특별전 ‘의문(醫文)’이 오는 10월 16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박물관 지하 1층 문화공간에서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서예가 청운(靑雲) 김영배 초대전 ‘의와 문, 치유의 기록’을 중심으로, 고대 한의약 기록과 서예의 상형적 문자체계를 결합해 ‘질병과 치유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질병의 역사’가 남긴 문자들… 의학과 서예의 만남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에 대해 “조선시대 시문에는 질병으로 인한 고통, 치료를 위한 실천, 약재를 구하기 위한 과정 등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며 “문자와 기록은 곧 인류가 질병과 싸워온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류 의학사에서 ‘용골(龍骨)’로 불리며 한약재로 사용되던 동물의 뼈는 1899년 중국 은허(殷墟)에서 고대 점복 문자, 갑골문(甲骨文)이 새겨진 상태로 발견되었다. 갑골문은 제사·질병·정벌·기상 등 인간의 삶을 점쳐 기록한 가장 오래된 문자이자, 전서(篆書)를 비롯한 한자 서체의 원류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지점 한의약의 뿌리와 한자의 뿌리가 동일한 ‘뼈와 문자’에서 시작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재조명한다.
초대 작가 청운 김영배는 전서(篆書)에 능한 서예가로, 문자학적 깊이를 기반으로 한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조민환 교수는 “전서는 복고적 정취와 고상한 취미를 드러내는 서체로, 은사(隱士)들이 즐겨 쓰던 글씨”라며 “갑골문·대전·소전 등 상형문자의 원형을 이해해야만 다룰 수 있는 고도의 문자미를 지닌 서체”라고 평했다.
이번 전시에서 청운은 용골의 갑골문 자형, 청동기의 금문(金文), 대전·소전 등 전서체를 융합해 고대 기록의 미감을 현대적 서예로 재해석했다. 특히 전각 제작 방식에서 차용한 인고(印稿) 형식, 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정신적 공간의 표현, 화선지의 숨을 살린 비움의 미학이 특징적이다.
박물관 측은 “서예 작품과 춘원당 소장품이 만나 하나의 생명체처럼 호흡하며, 마치 한약이 몸속에 흡수되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조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갑골문부터 금문까지, 문자학적 흐름을 시각화한 전시
전시는 크게 ‘문자의 기원’, ‘치유의 기록’, ‘의와 문이 만나는 자리’ 세 개의 섹션(갑골문, 금문, 대전및 소전)으로 구성된다.
청운은 이 두 계열의 문자를 결합해 “문자로 기록된 질병의 역사 = 의학이 남긴 문자예술의 역사” 라는 개념을 시각화한다.
춘원당 한의약박물관은 그간 다양한 기획전에서 ‘쉼’과 ‘건강’을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여왔다. 박물관 관계자는 “서예 작품과 한의약 소장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경험을 만들고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심신의 치유와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춘원당한의약 박물관의 전시는 <종로구 창의교실> 수업에 참여한 종로구 초·중·고 학생들과 서울시 유보통합사업에 참여한 서울시 영유아 등 500여 명이 방문하여 ‘서예’라는 전통 예술을 체험하고 학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특별전은 문자학·서예·의학사의 결을 하나로 잇는 드문 시도로, 고대 상형문자에서 한의학의 뿌리를 찾아가며 ‘치유’라는 동양적 가치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전시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관람객에게 회복·성찰·재정비의 시간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씨21 김현수 theart21@naver.com
전시 개요
전시명: 2025 춘원당 한의약박물관 특별전 ‘의문(醫文)’
부제: 청운 김영배 초대전 ‘의와 문, 치유의 기록’
기간: 2025년 10월 16일 – 12월 31일
장소: 춘원당 한의약박물관 지하 1층 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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