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율 길을 묻다 展 캘리그라피 작가 이우진의 두 번째 개인전 ‘심율 길을 묻다’展이 서교동 윤디자인 그룹의 갤러리 뚱에서 열렸다. 윤디자인 그룹은 매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에게 전시장을 후원하고 있다. 이번에 선발된 여러 작가 중에서 이우진 작가에게 전시 기회가 제공되었다.
작가 이우진은 캘리그라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씨의 본질을 찾고자 순수예술과의 접합을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전각가 산하 윤종득 선생과의 만남으로 전각예술을 통해 문자의 다양한 조형에 관해 고찰중이다.
캘리그라피는 서예를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과의 결합을 통해 상업적으로 활용됨으로 출발하였다. 손글씨, 멋글씨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힐링 시대의 생활적인 요소로 대중예술의 한 장르로 발전하였고, 이에 글씨로서의 내용 전달을 주로 활용한 생활 작품이 유행하였다.
하지만 캘리그라피는 단순한 내용 전달에 한정된 것이 아닌 선과 공간 속에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통합적인 예술 장르로서의 가능성을 이우진의 작품에서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작가는 캘리그라피라는 예술의 장르가 변화하는 모습을 본 전시 작품을 통하여 전달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를 보면 1.전통을 묻다(서예를 활용한 작품), 2.어제를 묻다(내용 전달의 작품), 3.오늘을 묻다(문자 추상의 작품), 4.내일을 묻다(이미지 추상의 작품)이다. 작품의 내용은 작가 개인의 삶과 예술가로서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자문을 담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디자이너와 작가들에게 작품에 대한 신선함을 전달하고, 제 고민과 생각이 관람자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몇 작품은 그동안 작가에게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들이다. 삶의 무게를 이야기하는 듯한 작업들은 ‘書’라는 본질에 대한 고민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서예에서 깊이라는 것은 획의 질이다. 어떤 요소의 작업이던 획을 벗어난 서예는 이야기가 될 수 없다. 그 단순한 획에서 우리가 삶의 깊이와 사상을 읽어 낼 수 있는 것은 동양 특유의 성질임과 동시에 글씨가 예술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획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보여진 작품만으로도 이번 전시의 큰 수확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한 공간 안에서의 다양한 시도들은 자칫 관객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다만 그 다양한 시도들이 현재 작가가 혼돈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타자와의 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시도들은 참으로 흥미롭다.
특히 일상과 예술을 따로 배치하지 않은 도자서 작품들은 어렵지 않고 친밀하게 다가온다.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 스스로에게 길을 묻는 이 시점이 어쩌면 작가 이우진의 글씨 예술이 어디로 튈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앞으로의 작업들을 더 기대하게 하는 심율의 ‘길’은 분명 작가 특유의 언어로 관객에게 전달될 것으로 믿는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 2주간 열린다.
2019. 10. 29 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 심율 이우진 개인전 ‘심율 길을 묻다’展 기간 : 2019. 10. 23 ~ 11. 5 장소 : 윤디자인그룹 갤러리 뚱 후원 :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오민준글씨문화연구실, 캘리콘서트, 캘리그라피디자인그룹어울림, 캘리그라피쓸모 문의 : 010-4720-69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