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19-07-05
<윤동주 그리고 오민준 씀> 출판기념

오민준 개인전



윤동주는 별을 노래하였고 오민준은 글을 노래한다. 윤동주의 시가 오민준의 글씨를 만나 대중들 앞에 섰다. <윤동주 그리고 오민준 씀>출간 기념 오민준 개인전이 지난 2일 경의선 책거리 문화산책 갤러리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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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행사장에는 많은 내빈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으며, '문화산책'갤러리 명칭에 맞게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 듯 놀러온 일반 관람객들도 오민준의 작품을 매우 흥미롭게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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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협회 회장 이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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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협회 상임이사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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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작곡가 김현성(우)
이 날 윤동주의 시를 노래하며 축하공연을 펼쳤다.

이번에 출판된 책의 이름과 개인전 타이틀은 <윤동주 그리고 오민준 씀>이다. ‘윤동주와 오민준이 함께 썼다.’ 라는 의미와 함께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으면 마치 그림을 보는 듯 한 작가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윤동주 그리다. (그리고) 오민준 쓰다.’라는 의미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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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 서시'를 오민준 쓰다


작품들 속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윤동주의 시를 문학적 측면이 아닌 예술로써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스며들어 있다.

 

다소 서툰 듯 소년의 심정으로 너무도 솔직하게 고백을 했다고 할까.
선생님의 시를 읽노라면 그 시의 내용이 한 폭의 그림으로
저의 눈에는 너무도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시를 읽는 것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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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 '자화상'을 오민준쓰다

평소 오민준작가가 추구하는 작품 성향은 글의 내용을 많이 쓰기보다는 글꼴을 재해석하여 자유롭게 표현하는 문자추상이 주를 이루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시의 내용을 많이 담아내어 시를 보고 느낄 수 있게 구성적인 요소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그림과 재료가 다양하게 쓰인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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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 '돌아와 보는 밤'을 오민준쓰다


작가는 이전에도 윤동주의 시로 여러 형태의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서시’, ‘자화상’, ‘별 헤는 밤등 너무도 유명한 시들이 많지만 오민준 작가는 책의 첫 작품으로 선보인 아우의 인상화라는 시가 이번 전시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고 전한다.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늬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 윤동주 시  아우의 인상화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라는 구절이 너무도 인상에 남았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가혹한 현실이다 보니 남을 탓하고 남을 속이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옛 부터 사람사이의 정을 중요시 했었는데 요즘 그런 모습이 많이 사라진 듯 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 그 안에 따뜻한 정, 이런 것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작가의 순수한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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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 '아우의 인상화'를 오민준쓰다


오민준 작가는 <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캘리콘서트<그때 그 사람>, 독립운동가 100<대한국인>, <그리움>, 순간의 감성을 표현하는 캘리그라피를 넘어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한 특별한 시선이 있는 작가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글씨 속에는 단순한 미적가치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삶의 이야기나 사회적으로 거론되는 이슈나 역사적으로 조명되어야 하는 것들에 대한 깊은 감상이 투영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윤동주의 시와 오민준의 글씨는 함께 어울러 노래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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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준 작가는 마지막으로 관람객들에게 윤동주 선생님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피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그것이 시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많은 독자 분들이나 전시장에 오신 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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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민준 작가


자신의 작품에 사상과 철학, 즉 메시지를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오민준. 그리고 조국의 해방을 바라되 현실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했던 시인 윤동주. 이번 전시가 우리에게 주는 울림과 감동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전시는 77()까지 진행된다.


2019.7.5

이승민기자




<전시정보>

'윤동주 그리고 오민준 씀'출판기념 오민준 개인전

기간 : 2019.7.2(화) - 7.7(일)

장소 : 경의선책거리 문화산책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