遊 藝 會
유예회가 두 번째 회원전을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개최하였다. 유예회는 1990년, 성재 황방연 선생과 동학 몇 분이 함께 석전 황욱 선생을 찾아가 구하여 얻은 명칭이다. 그 뜻은 공자가 말한 유어예에 기인한다. 군자가 필히 갖춰야할 덕목으로 제시했던 六藝 즉, 예악사어서수(禮樂射御書數)의 ‘경계에 노닐다’라는 뜻으로부터 지은 이름이다.
생겨난 이후 유예회는 20여년이 지난 2013년 첫 전시회를 열었다. 그로부터 5년 동안 더욱 정진하여 두 번째 회원전을 갖게 되었다. 유예회의 성재 황방연 선생은 “부족함은 많겠으나 道에 뜻을 두고 德에 근거하며, 仁에 의지하려 노력해왔으니 나름 藝에 노닐 수 있다 하겠습니다.”라고 말하여 유예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황방연作 - 洪直弼詩 曉行大霧 · 70×135cm
한영례 作 - 長歌行 · 64×200cm
유예회 회원 일동은 도록 인사말에 ‘대추 두 알의 면치(免恥)’라는 말로 이번 회원전을 소개했다. “조선 말 안동 김씨와 더불어 세도정치로 유명한 풍양 조씨 가문에 에피소드입니다. 한창 기세등등한 시절 풍양 조씨 본가의 마당은 식객들로 넘쳐나는데, 밥상 구석에는 꼭 ‘대추 두 알’을 올린 흰 접시가 놓였다고 합니다. 무엇일까요? 참 소박한 디저트로구나 싶습니다. 사실은 ‘냄새나는 모자란 음식, 대추로 코 막고 드시옵소서’ 라는 겸양의 소품이었다 합니다. 뜻을 아는 선비들은 슬그머니 대추 접시를 상 아래로 치우고 식사를 하였다 하네요.” 회원전시를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또 연습하여 작품을 만들어 내걸고 뿌듯함도 잠시, 겸손한 마음으로 전시장에 오시는 손님들이 기쁜 마음으로 전시를 감상해주길 바랐던 유예회 회원들의 마음이 듬뿍 담긴 이야기다. 이신영 作 - 白居易-漁父 · 35×205cm×2
최선남 作 - 前赤壁賦 · 135×135cm
정애리자 作 - 早傳春信 · 35×135cm
전봉상 作 - 醉題 · 35×210cm×2
한동안 주춤했던 모임·회원들의 전시가 활발했던 2018년, 가을이다. 서예의 맛을 아는 이들은 그 발길을 끊을 수가 없다. 잠시 다른 방향을 보거나 덮어두었다고 해서 잊혀지는 맛이 아닌 것이다. 또 이번 유예회가 회원전시를 준비하며 보여주었던 꾸준한 열정의 땀방울은 작품의 먹물과 함께 혼합되어 아름다운 빛을 냈다. 2018. 11. 8 글씨21 편집실 <전시 정보> 제2회 유예회 회원전 기간 : 2018. 11. 1 ~ 11. 7 장소 : 백악미술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