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18-11-14
명필을 꿈꾸다


<명필을 꿈꾸다>

 

고전 서예작품을 따라 쓰는 임서작업을 중심으로, 중국과 한국의 서예 문화를 비교할 수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중국 산둥박물관 교류특별전 <명필을 꿈꾸다>가 지난 115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개막식을 가졌다. 국립한글박물관 박영국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앞선 서예가들의 글씨 연마 노력과 이상을 느끼는 동시에 따라 쓰기’ 라는 임서의 현대적 계승을 모색하여 한글 서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시 의의를 밝혔다.

 20181113_105507.jpg


이번 전시는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교류특별전임과 동시에 유명 서예가들의 작품을 소개했던 기존 전시와는 달리 서예창작 과정인 임서를 통해 명필의 글씨를 연마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81113_110936.jpg

20181113_110944.jpg


또한 전시의 큰 특징은 두 개의 전시를 함께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인데, 하나는 올해 중국 산동박물관에서 개최한 <청인의 임서>과 김정희를 비롯한 조선 후기 서예가들의 주요 임서 작품 및 조선 왕실의 한글궁체 임서, 습자자료를 소개하는 국립한글박물관의 <명필을 꿈꾸다>이다.


20181113_113231_HDR.jpg

20181113_112914.jpg


청인의 임서에서는 청나라가 명나라의 서예 전통을 이어받아 법첩으로 명필의 글씨를 연마하고 연구하는 첩학(帖學)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고증학을 기반으로 비석의 글씨를 연마하고 연구하는 비학(碑學)이 발전해 가는 과정을 소개하였다. 청나라의 대표적인 서예가들이 쓴 왕헌지의 경조첩(敬祖帖)을 왕탁(王鐸, 1592~1652)이 따라 쓴 글씨’, ‘왕희지의 공죽장첩일부를 강여장(姜如璋)이 따라 쓴 글씨1급 유물을 포함한 임서 작품 2330점을 전시하였다.

 1. 청인의 임서 주요 유물_왕헌지의 「경조첩」을 왕탁이 따라 쓴 글씨.jpg

왕헌지의 경조첩을 왕탁이 따라 쓴 글씨 /1/중국 산둥박물관 소장


3. 청인의 임서 주요 유물_임칙서(林_徐)가 임모한 미불의 천마부(天馬賦)행서.jpg

임칙서(林则徐)가 임모한 미불의 천마부(天馬賦)행서 4 (四屏)/2/중국 산둥박물관 소장

2. 청인의 임서 주요 유물_왕희지의 「상우첩」을 강여장이 따라 쓴 글씨.jpg

왕희지의 상우첩을 강여장이 따라 쓴 글씨/1/중국 산둥박물관 소장


명필을 꿈꾸다는 김정희를 비롯한 조선 후기 서예가들의 주요 임서 작품 및 조선 왕실의 한글 궁체 임서와 습자 자료를 소개하고 20세기 초 교과서에 자리한 한글 서예 교육 과정을 망라하였다. 오세창 등 근대 서예가들의 임서인 수원박물관의 소장품이 전시되며, 추사 김정희 말년의 예서와 전서 연구 현황을 알려주는 간송미술관의 한전잔자(漢篆殘字, 한나라 전서를 모아 쓴 김정희 글씨)’, ‘전의한예(篆意漢隸, 한나라의 예서를 전서를 생각하며 쓴 김정희 글씨)’, 영남대학교 박물관의 곽유도비 임서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2. 명필을 꿈꾸다 주요 유물_전서를 생각하며 한나라의 예서를 쓴 김정희 글씨.jpg

전서를 생각하며 한나라의 예서를 쓴 김정희 글씨(篆意漢隷)/1853/간송미술관 소장

2. 명필을 꿈꾸다 주요 유물_한나라 전서를 모아 쓴 김정희 글씨.jpg

한나라 전서를 모아 쓴 김정희 글씨(漢篆殘字)/1853/간송미술관 소장

3. 명필을 꿈꾸다 주요 유물_회소의 「자서첩」 일부를 박태유가 따라 쓴 글씨.jpg

회소의 자서첩일부를 박태유가 따라 쓴 글씨/17세기/수원박물관

4. 명필을 꿈꾸다 주요 유물_「곽유도비」를 김정희가 따라 쓴 글씨.jpg

곽유도비를 김정희가 따라 쓴 글씨/1853/영남대학교 박물관


신하영 한글박물관 글꼴교류협력팀 학예연구사는 전시 기간 동안 우리 한글 박물관에 방문하신다면 임서가 어떤 것 인지 그리고 서예학적으로 갖는 임서의 의미를 확인 할 수 있으며, 임서라는 것이 단순히 따라 쓰기, 반복학습의 과정이 아니고 연습을 통해 개인의 서체를 만들어가는 창작의 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라고 전했다.

 20181113_111751.jpg

20181113_111102.jpg

20181113_112108.jpg

20181113_115618.jpg


완당선생전집8 잡지 중 胸中有五千子 始可以何筆 書品畵品 皆超出一等(가슴 속에 오천 문자가 있어야 비로소 붓을 들 만하다. 글씨와 그림의 품격은 모두 한 등급을 뛰어 넘은 곳에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번 <명필을 꿈꾸다>전시를 통해 한·중 명필의 글씨를 관람하고 가슴 속에 오천 문자를 갖기 위해 노력한 다양한 서예가들의 임서작품을 통하여 , 임서의 과정이 모방으로 시작해서 창조에 이르는 '명필의 길'의 과정을 느껴보자. 전시는 2019120()까지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진행된다.

 20181113_113148.jpg

 

<전시 정보>

명필을 꿈꾸다

기간 : 2018115() ~ 2019120()

장소 :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

 

2018.11.14

글씨21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