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재 칼글씨 초대전>
‘우리 시대의 마지막 천재’라고 불리는 전각가 공재 진영근의 칼글씨 초대전이 인사동 조영 스페이스에서 열렸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그의 ‘칼글씨’ 작품들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벼룻돌에 제주 사오기 나무(*왕벚나무의 제주 방언)에 표구한 작품들은 섬세하게 그려낸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전각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는 일반 관람객들도 충분히 쉽고 깊게 느낄 수 있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갑골문 칼글씨 展’이다. 작가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글씨에 대한 탐구의식이 들었다고 한다. 글씨의 원리를 찾아 들어가다 보면 전서가 나오고 갑골이 나온다. 이렇듯 갑골문은 글씨의 근원이자 뿌리인 것이다. 바로 여기에 작가가 ‘갑골에게로’라는 전시 부제를 단 이유가 있다. 갑골문으로 다시 돌아가 글씨에 대한 연원 탐색을 하여 좀 더 깊이 다시 흘러들어가 더 넓은 곳으로 가고자 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전시를 관람하다 보면 부처님 말씀을 새긴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작가는 물론 기독교적 작품들도 하지만, 불교의 좋은 말들이 많아 그런 것을 새기고 쓰고 하다 보니 불교의 심오한 뜻을 함축하고 있는 작품을 가끔 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단순히 글씨만을 새긴 작품들이 아니라 나무 밑에 있는 쌍학을 비롯해 십이 간지의 동물들, 십장생, 아름다운 색을 가진 그릇들 등 다양한 주제의 전각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어 다채로운 전각 예술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에 작가는 전각 예술을 마음에다 새기고 마음을 새기는 행위라고 하였다. “나는 전각을 심각(心刻)이라고 표현한다. 刻은 마음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새길 수 있다. 문자도 새기고 그림도 새기고, 생각도 새기고, 마음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하여 작가의 ‘칼글씨’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공재 진영근 작가
이렇듯 이번 공재 진영근의 '갑골문 칼글씨 展'을 관람한다면 작품에 대한 진한 여운이 관람객들 마음속에 깊이 새길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번 전시는 1월 15일(화)까지 인사동 조영 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
<전시정보> 대한민국마지막 천재 칼잡이의 갑골문 칼글씨전 - 갑골에게로- 기간 : 2019년 1월2일(수) - 1월 15일(화) 장소 : 조영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9 성지빌딩 2층)
2019.1.11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