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2019-0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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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속 오명섭 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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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의 서법을 섭렵하여 고법에 충실하면서도 자기만의 필의를 가진 일속 오명섭 작가의 서전이 인사동 인영아트센터에서 3월 20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일속 오명섭 작가
오명섭 작가는 중헌 윤정복 선생에게서 한문을 사사하였고, 학정 이돈흥 선생에게서 서법을 사사하였다. 이돈흥 선생은 오명섭 작가에게 호를 지어줄 당시에 소통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에 나오는 ‘묘창해지일속(渺滄海之一粟)’라는 구절을 생각했다고 한다. 넓은 바다의 좁쌀이라는 뜻으로 아득한 세상의 인간을 뜻한다.
菜根譚句 - 玉韞珠藏 70x200 군자의 마음은 하늘처럼 푸르고 태양같이 빛나서 모두가 알게하라 뛰어난 재능은 주옥이 감추어 있듯이 드러내지 말라
작고 미약한 인간을 뜻하여 겸양과 미덕을 갖추라는 뜻을 가지면서도 그 안에 거대한 바다도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필의에 크나큰 인간사를 담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梅月堂詩 70x270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서는 내용에 깊이 천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오래 지났다고 해서 한 가지 일에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서예인생에서 보여주었던 서예에 대한 깊은 애정과 남다른 실력은 후학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西山大師詩 70x200
自勝者强 66x50
飮酒 70x200
일속 선생은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제1회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남도예술회관에서 열린 개인전 이후 21년만인 2008년에 제2회 개인전을 개최하였는데, 당시 전시회는 대동문화재단의 기획 초대전으로 지역작가 창작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시도된 기획초대전의 첫 출발의 자리였다. 초지일관 한학과 서예의 창신에 매진해온 작가로 선정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운영하는 무등서예연구원은 1980년 처음 시작되었다. 현재까지 39년이란 세월동안 무등서예연구원에서 많은 풍파의 시간들을 겪었지만, 든든히 지켜냈다. 평소에는 한없이 부드러운 스승이면서도 글씨에 임할 때엔 매서운 스승이 되는 일속 오명섭 작가의 세 번째 서전이었다. 2019. 3. 26 취재 김지수 기자 <전시 정보> 일속 오명섭 서전 기간 : 2019. 3. 20 ~ 3. 26 장소 : 인영아트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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