夢也 ‘색즉시묵’
사회의 규범과 함께 바쁘게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의 오랜 시간을 뒤로하고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소도시에 자신만의 자리를 마련한 장세훈 작가. 그곳에서 자연과 함께 서예에 몰두한 외현 장세훈의 개인전이 오는 9월 25일(수)부터 10월 1일(화)까지 갤러리 엠에서, 9월 27일(금)부터 10월 2일(수)까지 백악미술관에서 펼쳐진다. 昊天日旦 하늘은 밝고도 밝아 너의 행락을 지켜보나니 - 시경 吴天日旦 及爾游衍 古楮紙·墨·57×34cm
외현 장세훈 작가의 이번 전시는 거처를 옮기며 얻게 된 자연속의 삶과 서예작업들이 마치 꿈인 듯 꿈이 아닌 듯 한 아리송한 감정을 담아 선보인다. 지난 겨울에는 눈이 꽃만 같더니 이 봄에는 또 꽃이 눈만 같구나 눈이나 꽃이 다 참이 아니거늘 어쩌자고 내 마음 찢어지려고만 하는가 昨冬雪如花 今春花如雪 雪花共非眞 如何心欲裂 <獄中見櫻花有感> 韓龍雲 한용운님의 시 楮紙·墨·28×100cm
김정환 서예평론가는 “그는 육체적으론 비록 나이를 먹었지만 그의 영혼 속엔 ‘장난꾸러기 아이’가 숨어 있어 항상 합리적 계산과 위장된 명분을 교란시키는 즐거운 반란과 일탈에 골몰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이밖에도 이번 개인전 도록에는 장세훈 작가의 오랜 지인들이 그에게 남기는 짧은 글들이 담겨있다.
素心
古楮紙·墨·籃染·38×19cm
훌륭한 지혜는 한가하고 너그러우나 하잘 것 없는 잔꾀는 사소한 일을 따지려 든다 훌륭한 말은 담담하나 쓸 데 없는 잔말은 이러쿵 저러쿵 시끄럽다 大知閑閑 小知閒閒 大言炎炎 小言詹詹 <齊物論篇> 莊子 炎炎
韓紙·墨·53×27cm
강하면서도 때로는 맑고 유연한 외현 장세훈 작가, 그가 서예에 몰두해온 과정을 아는 이들의 애정이 담긴 글이다. 권윤희 풍죽문인화가는 “그가 순식간에 그려낸 소나무와 아주 드물게 그린 오색찬란한 그의 그림은 일종의 선계에서나 볼 수 있는 정경이었다. 그는 호흡하는 순간순간 마다 새로운 영감이 그의 옆에 떠도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무위의 유익함 無爲之益 古楮紙·墨·13×35cm
이번 주제인 夢也의 작품들은 장세훈 작가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고전미와 현대미가 적절하게 조화되고 절제된 작품 속에 고풍스러움이 가득 묻어난다. 많은 서예인들이 그의 작업 호흡에 놀라움을 표한다. 작위가 없으며 즉흥적으로 쏟아낸 결과물들의 미적 순도는 우리의 시선 뿐 아니라 마음까지 동요되기 때문이다. 山居 파초 한 뿌리를 그윽한 뜨락에 옮겨 심었더니 한 밤중에 가는 비가 내리는 소릴 들었네 모진 바람에 혹여 꺾이지나 않았을까 저어하여 아이에게 돌을 주워 담장을 고치라 일렀지 芭蕉一樹種幽庭 中夜猶聽細雨聲 剛怕疾風輕破折 囑兒拾石補虧牆 古楮紙·墨·13×35cm
외현 장세훈 작가는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이며, 개인전 7회 외에 중국서령인사, 한국서예문화원 초대 교류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대상작가 초대개인전·본전시 출품 등 국내외 다수의 전시에 참여 한 바 있다. 국제난정필회, 한국서예가협회, 한국전각협회, 한청서맥 회원이다.
나도 허깨비 몸이고 그대 또한 허깨비인데 허깨비 속 허깨비를 다시 누가 전하려는가 애석해라 천년의 붓으로 구분하려 할 때 이것은 그리지 않고 저것만 기억하는구나 我是幻身渠亦幻 幻中之幻更誰傳 惜哉方辯千秋筆 不寫那邊記這邊 無題 古楮紙·墨·籃染·顔料·黃土·15×50cm
자연 속에서 墨의 즐거움을 자유롭게 선보인 외현 장세훈의 개인전은 오는 9월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갤러리엠, 9월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백악미술관에서 열린다. 2019. 9. 24 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 외현 장세훈 展 ▶제1전시 기간 : 2019. 9. 25 ~ 10. 1 장소 : 갤러리 엠 ▶제2전시 기간 : 2019. 9. 27 ~ 10. 2 장소 : 백악미술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