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 김현선과 우봉 이정철
이인동심(二人同心)展의 주인공 남경 김현선 작가와 우봉 이정철 작가는 공통점이 많다. 소헌 정도준 선생의 문하생으로 현재 대한민국 미술대전, 전라남도 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 등 전라남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있는 서예가이다. 두 작가는 오랜시간 전라도와 서울을 오가며 공부하였고, 철학과 한학에도 관심분야가 같아 함께 전시를 열게 되었다.
남경 김현선 작가의 글씨는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단정하고 깔끔한 작업스타일로 군더더기가 없고, 전서・예서・행서 큰 글씨와 낙관 작은 행서와의 조화가 뛰어나다. 역경・노자・장자・논어 등의 고전과 도학적이거나 철학적 의미를 가진 내용을 어울리는 서체와 쓰려고 고심하며 평소 행서를 주로 쓰신다고 하니, <전적벽부(前赤壁賦)> 외 행서 작품에서 글씨의 흐름이 매우 자연스러운 이유가 있었다. 한학에 능통한 내공이 기초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이인전을 마무리하고 11월에는 중국 소흥에서 초대전이 있다. 이미 여러 곳에서 심사를 맡고 있지만 매 년 꾸준한 출품을 통해 작가로서의 역량도 놓지 않고 있다.
소헌 정도준
소석 구지회
한학을 공부하고 있는 우봉 이정철 작가는 평소 좋아하는 구절을 선별하여 작품에 임하였다. 모든 서체를 쓰지만 전서 작품에서 작가의 기량이 발휘된다. 엄숙하고 깐깐할 것이라는 한학자를 떠올리며 글씨를 봤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예서, 행서, 전서, 한글 작품 모두 자유로우면서도 과감한 붓터치가 보인다.
남경 김현선 작가
우봉 이정철 작가
예서획이 돋보이는 <진일보(進一步)>와 <정중(靜中)> 작품은 획 하나하나 진하고 두껍게 무게감을 주었지만, 획의 포치와 갈필을 활용하여 답답하지 않게 구성하였다. <이필경심전(以筆耕心田)> 전서작품은 작가 내면에 응축된 예술성을 과하지 않으면서도 절도있게 표출하였다. 반면에 <정중월(丼中月)>과 같이 유려한 행서와 여백이 어우러지는 작품은 또다른 작품스타일이다.
남경 김현선 작가는 행서를, 우봉 이정철 작가는 전서와 예서에 있어서 자신만의 서체를 선보였다. 주력하는 서체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지만 이인전을 연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인정과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남경 작가는 ‘명필이 글씨를 쓰다가 갔지, 쓰고 간 명필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붓 잡을 힘이 있을 때까지 글씨를 계속 쓸 것이라며 이번 전시의 소감을 말했고, 우봉 작가는 태어나 지금까지 서예없는 삶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죽을 때가지 글씨와 함께한다고 하였다.
이미 26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했지만 앞으로도 평생 두 작가는 서로의 글씨 공부 선생이자 벗이 될 것을 확신한다. 함께 전시를 준비하면서 성장하고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낸 작가들의 모습에서 인생의 동학을 만난다는 것은 참 행운이라는 것을 느낀다. 2019. 11. 22. 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 이인동심전 기간 : 2019. 11. 7(목) ~ 11. 13(수) 장소 : 경인미술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