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가 좋아서
재작년 처음 전시를 연 ‘좋아書’ 展이 갤러리 M에서 2회를 맞이하였다. 효산 손창락 선생 문하에서 만난 6명은 매년 회원전을 통해 공부한 결실을 보여줬지만, 작품 1점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커 ‘좋아書’ 모임을 결성하게 되었다. 서로의 공부 과정을 지켜봐 주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하였고, 이번 전시는 4점 이상의 출품과 임서(臨書) 작품을 하나씩 준비하였다.
좋아書 회원들은 글씨가 좋아서 만났지만, 전시 목적 이상으로 서예가 일상으로 스며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소품 위주의 작품을 제작해보도록 했다. 오래전부터 의미 있는 문장을 서예작품으로 집 안에 걸어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서예작품 또한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좋아書 회원들도 흐름에 맞게 작품을 구상하였다.
王維 詩 鳥鳴澗 김해니 作
도연 김해니 작가는 왕희지의 난정서를 임서하고, 전서‧행서‧한글 총 4점의 작품을 준비하였다. 서예사의 걸작으로 유명한 난정서는 문장과 서체 모두 완벽하여 많은 이들이 흠모하고 필사하였다. 서예과를 졸업하고 현재 성남교육지원청에서 근무를 하면서 계속해서 붓을 잡고 있는 이유에는 명문을 더욱 격조 높게 만들어주는 서예의 매력도 한몫을 할 것이다.
心經贊 남성현 作
무산 남성현 작가는 한문에 대한 높은 식견을 바탕으로 고전을 이해하고 문장을 선택하여 전서 두 작품, 해서 세 작품 총 다섯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臨 貉子卣 남영임 作
규전 남영임 작가는 서울서예협회 초대작가이자 이아임디자인 대표로서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도 글씨를 연마하는 시간을 꼭 빼놓지 않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서 위주의 작품에서 다른 서체로 도전하며 개인의 역량을 확장하였다.
윤동주 시 서시 박주열 作
초헌 박주열 작가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돌판 위에 새기거나 여러 개의 소품을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간을 꾸몄다. 성균관대학교 동양미학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 및 교육기관에서 서예‧전각 수업을 맡고 있다.
與主同行 이유표 作
우정 이유표 작가는 한자어를 그림처럼 이미지화해보는 새로운 작업을 선보였다. 베이징대학교에서 선진사(先秦史)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이다.
1.5℃ 하태용 作
희당 하태용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 큰 화두인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서예로 풀어냄으로써 인간의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을 재고한다. 광주에서 한문 교사로 재임 중이다.
어떤 이유로든 저마다의 상황에서 마주한 서예와의 인연을 따라 오늘의 전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글씨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라면 누구든지 환영한다고 한다. 전시는 2월 25일까지이다.
2020. 2. 21. 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 제2회 좋아書 기간 : 2020. 2. 19(수) ~ 2. 25(화) 장소 : 갤러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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