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展
인천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서예가 관호觀湖 최원복 선생의 개인전個人展이 지난 4월 1일부터 7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 전관에서 열렸다. 동정 박세림, 초정 권창륜 선생을 사사한 작가는 해서, 초서, 행서, 전서, 예서, 한글등 약 1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여, 방대한 작업량에 우선 감탄하지 않을수 없다.
전시장 내부 전경
최원복作 雲林野思幽夢 65*37cm 雲林(운림) 野(야)에서 사니 조용한 꿈을 꾸게 된다.
최원복作 鈍筆勝聰 136*280cm 무딘붓이 더 총명하다.
동양 예술의 정수인 서예는 즉흥적인 아이디어나 문자의 단순 변형에 의해 표현될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미美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선, 형, 공간(여백), 먹의 융화融和에 의한 복합적複合的 표현 요소를 바탕으로 자형字形에 근간을 두고 오래시간 숙련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그 형식이 갖추어진다. 선생은 이번 전시를 통해 문자를 심미審美 대상으로 하는 예술인 서예만이 갖는 독특한 미美의 형식을 여지 없이 보여주었다.
최원복作 露竹<退溪> 90*82 cm
최원복作 菜根譚 136*70cm
문자를 쓴다는 행위, 그것이 미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 그렇다면 서예의 미적 가치는 어디서 부여 받을 수 있는가?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변치 않고 그 기준이 되는 건 바로 필획의 무게일 것이다. 글씨는 희한하게도 그 사람을 닮는다. 그 사람의 인격과 그 사람의 외모까지도., 그래서 서예는 자신을 속일 수 없다. 쉬운 예로 인서구로人書具老, 서여기인書如其人, 등의 문장이 쉽게 떠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관호선생의 성품을 읽어내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성 싶다. 3년 전에도 관호 최원복의 개인전이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내용의 전시가 있었다. 전시장 내부의 풍경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황소고집을 엿볼 수 있다. 거침없는 운필의 묘는 마치 북방의 묘지명 앞에 우뚝 선듯하다. 뼈대 있는 집안의 고집스러운 획들은 분명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DNA가 숨쉬기 때문이리라. 아쉽게도 코로나19라는 국제적 악재로 인해 관호선생의 수작들이 서예를 사랑하는 애호가들에게 널리 전파되지 못한 아쉬움은 두고두고 한이 될 듯하다.
2020. 4. 23 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
관호 최원복 개인展
전시장소 : 한국미술관 전관(2층)
전시기간 : 2020. 04. 1(수)~ 04. 7(화)
문의 : 010-8750-7977 (최원복선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