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직장 야 서예’ 류연일 작가의 실용적인 서예세계
전시장 전경
지난 2020년 6월 18일(목)부터 6월 24일(수)까지 제3회 류연일 개인전 <감돌글씨展>이 ‘한 발만 앞서서! 한 뼘만 높은 시각으로!’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이 전시는 감돌 류연일 작가가 학창 시절 서예와 서양화를 같이 했던 고려대학교 서화회 ‘고대 호미회’의 선후배들의 후원으로 개최되었다. 이렇게 감돌글씨전은 작가조차 알지 못하는 익명의 선후배 후원으로 제3회를 맞이했다. 류연일 作
류연일 作
전시장 전경
류연일 작가와 '광화문 · 120x400cm'
전시는 총 세 부분으로 나뉜다. 전시기획1은 ‘송강가사 4편 전문 쓰기’, 전시기획2는 ‘큰 글씨 한글’, 전시기획3은 ‘시조창과 함께 하는 한글서예’이다. 전시의 시작을 송강가사의 내용, 궁체 흘림의 서체의 전통 작품으로 연 것은 작가에게 전통 서예는 든든한 지반이 된다. 그 지반으로 실용적인 한글 가로쓰기 용도 ‘감돌체’ 폰트를 개발하고, 광화문(光化門) 현판을 한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120x400cm의 작품으로 본인의 소신을 드러냈다. 류연일 作
조선혁명 선언 · 감돌체 가로쓰기 · 35x130cm
그의 전시는 가로가 긴 ‘송강가사 4편 전문 쓰기’ 대작(大作)으로 시작한다. 전통적 형식의 작품으로 궁체 흘림의 자형을 하고 있지만, 그의 개성이 언뜻언뜻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몇 줄의 간략한 문구로 서예를 모르는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간다. 내용은 고전 원문부터 젊은 사람들이 즐겨 듣는 음악의 가사까지, 서체는 궁체, 판본체, 국한문 혼서, 그리고 ‘감돌체’까지, 전통서예부터 현대서예까지 총망라(總網羅)된 전시다. 냅킨 노트 · 화선지에 은분 · 34x55cm
류연일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서예를 시작했으며 대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제껏 직장생활을 할 때에도 ‘주 직장 야 서예’를 실천하며 붓을 놓지 않았다. 퇴직 후에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것과 동시에 ‘감돌서예교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어느 날 아침은 천국에서 밝으리 · 화선지에 금분과 먹 · 30x65cm
류연일 작가는 전시 서문에 이렇게 말한다. ‘저는 서예가에게 보다는 일반인들에게 사랑받고 싶고, 생활 속에서 활용되는 서예를 지향합니다. (중략) 내 작품이 멋진 갤러리에 모셔져도 좋지만, 가정집 화장실에 걸려서 아침마다 무심히 그것을 읽고 보람찬 하루를 다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커피 한잔 마시다가 찻잔에 쓰인 붓글씨에서 아름다움을 느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정도만으로도 그리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작가는 대중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의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그의 작품세계를 기대해본다.
유투브 채널 '감돌서예교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FJ_ByTxUbTBpV0m93M9Ekg/feed)
2020. 7. 23 글씨21 편집실
<전시 정보> 제3회 류연일 개인전 <감돌글씨展> 전시 일정 : 2020. 6. 18(목) ~ 6. 24(수) 전시 장소 : 백악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9길 16) 백악미술관 문의전화 : 02-734-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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