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0-09-03
제55회 한국서예가협회 특별展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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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서예가협회이 제55회를 맞이하였다.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오픈식은 생략하고 송종관 회장의 온라인 축사로 대체하였다. 회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여 전시 준비 또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하였다. 외출이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오히려 작품에 매진하게 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회원이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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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식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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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창 · 離一切苦 得究竟樂 · 70x50cm



초정 권창륜, 구당 여원구, 우산 송하경 고문의 작품부터 서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원로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화려한 원색으로 표구한 홍석창의 작품은 정적이고 차분한 전시장에 다소 도발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그것도 젊은 작가의 치기가 아닌 원로 반열에 드는 작가의 행보는 타성에 젖는 안일함을 각성시키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도전 의식을 준다.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찾아가는 과정은 작품 감상에 재미있는 요소를 만들어낸다. 세로형의 표구에 가로로 2단을 배치하여 일반적인 작업과 차별화를 둔 조용연 작가의 방식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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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선 · 宋姚勉句 · 143x53cm



최재석 張大千

최재석 · 張大千 '讚李白對聯' · 140x7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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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석 · 上秦皇逐客書句 · 76x28cm



마하 선주선의 행서 작품은 자유분방한 필치 가운데서도 산만하지 않고 정제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점이 인상 깊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획의 움직임은 필법에 얽매이지 않고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몽무 최재석의 대련 작품은 화선지를 뚫고 나오는 자연스러운 글씨의 힘을 찾을 수 있었고, 후산 정재석의 작품에서는 글씨와 여백의 조화에서 멜로디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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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자 · 서명호님의 시 · 115x3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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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호 · 아버님 기일에 · 135x7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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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희 · 반야심경(전각) · 12x12cm



서예를 문자예술, 조형예술 등으로 정의하지만 문장을 짓는 것부터 서예로 본다면 작가의 심정과 사유를 스스로 지어 보이는 것 역시 작품 감상에 중요한 부분이 된다. 한글세대에 한글서예의 소통이 대두되는 요즘 권상호의 <아버지 기일에>는 그리워하는 아버지를 향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결코 짧지 않은 문장 속에서 작가의 진정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외에도 반야심경을 각()으로 작업한 균당 이두희의 <반야심경>256자를 새기는 과정 자체에서 초월적 경지를 느끼게 한다. 예술을 통한 종교적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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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순홍 · 吟庚日有感(自作詩) · 135x7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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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희 · 書經句 · 140x35cm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외 상황에서도 좋은 작품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대전 예술가의 집에서 제2차 순회전을 갖는다. 관심 있는 분들은 다시 한번 감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55회까지 협회를 유지해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서예가협회가 계속해서 많은 사람의 서예 활동을 독려하며 서예의 예술성을 알리는 데 힘써주기를 바란다



2020. 9. 2
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

155회 한국서예가협회 특별전

전시 기간 : 2020. 8. 26() ~ 9. 1()
전시 장소 :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3, 4, 5층 전시장

 

2 55회 한국서예가협회 대전 순회전

전시 기간 : 2020. 9. 15() ~ 9. 20()

전시 장소 : 대전예술가의 집 1, 2, 7, 8

 

글씨21 문의 : 02-2138-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