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전경
이우환, 엄태정, 차우희, 김종원, 조기주, 김병태 6명의 작가가 준비한 ‘화화사유(畵話思惟)’가 9월 16일부터 28일까지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에서 열린다. 화화사유는 예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전시로, 그림-대화-사유의 공간으로 전시장을 구성했다. 4.6m의 높은 천장 아래 자연광이 쏟아지는 공간에서 작가의 창조정신과 대작이 주는 울림을 느끼며 사유할 수 있는 전시다. 전시장 전경
이번 전시회는 상업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국내 미술시장에서 순수예술정신이 무엇인지를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예술은 단지 표면적인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매개가 되며, 상상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위대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김병태 · 달밤 · 190x280cm
김종원 · 신화Ⅰ · 210x150cm / 신화Ⅱ · 210x150cm
화화사유는 한국의 정신이 담긴 대작들을 유럽에 시리즈로 소개하는 첫 전시로 기획되었으며, 시리즈는 원로작가, 중진작가, 청년작가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원로작가 여섯 명이 참가해 노련미와 원숙함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전시회장을 수놓았다. 이우환은 일본의 획기적 미술운동 모노화의 창시자로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바람시리즈의 모태가 되는 1896년 종이작업이다. 몰아치는 획의 기운이 비움과 채움 사이에 존재하며, 획의 시작과 여백의 생성이 시간과 공간 속에 머물렀다 사라진다. 차우희는 1981년부터 지금까지 독일 베를린과 서울에서 활동하며, ‘아트바젤’과 같은 국제 미술시장에 알려져 있다. 동양과 서양의 예술을 넘나들며 다다이즘적 표현으로 다양한 경험을 작업에 녹아낸다. 이번 전시에서 흑백의 대조와 꼴라주로 작가의 내면을 대변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김종원은 2018년 베를린 전시에서 캘리그라피 미학을 현대 회화적인 정신으로 표현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그 후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전시를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성한 문자의 근원을 현대적인 해석으로 나타내 서예와 회화를 통합한 예술을 표현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기호와 상징, 그리고 문자를 사용하여 ‘서화동체’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다. 조기주는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미국 Pratt Institute를 졸업한 후 단국대학교에서 교수(1984~2020)로 재직하였다. 작품을 통해 우주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며, 생명의 흔적이 드러내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점, 선, 원 등 조형의 요소를 조합하여 우주와 생명의 창조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김병태는 1993년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인간의 내면, 자연의 본질 등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번 작품은 자연의 근원을 찾는 사유의 결과로서 카메라의 조리개만을 사용해 밤하늘을 촬영한 것이며, ‘텅 빈 충만’의 미학을 담아냈다. 어떠한 형상 없이 오직 빛과 색만으로 표현되어 간결하고 깊은 울림을 준다. 이우환 · Untitled · 168x184.4cm
차우희 · 동쪽에서 온 소포는... · 230x294cm
‘화화사유’는 순수예술정신의 정수가 담긴 전시이며, 예술가의 작품이 단순한 장식품으로 취급되는 현 시대에 예술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2020. 09. 24 객원기자 신혜영
<전시 정보> 화화사유(畵話思惟) 전시 일정 : 2020. 9. 16(수) ~ 9. 28(월) 전시 장소 :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 (서울 종로 인사동11길 6)
참여 작가 이우환, 엄태정, 차우희, 김종원, 조기주, 김병태 주최·주관 : 토포하우스(www.topohaus.com) 전시기획 : B/S 쿤스트라움(WWW.bs-kunstra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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