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에서 기획하고 아트센터 일백헌에서 주최하는 2020 창작지원 프로젝트가 이길원展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 전시를 위해 오랜만에 붓을 들었다는 이길원 작가는 상처·불안·걱정 등 어두운 감정과 자유를 상징하는 ‘새’를 통해 작가의 예술세계를 드러냈다.
전시장 전경
작가가 50년 인생을 보내면서 얻게 된 하나는 ‘지금, 오늘, 후회 없는 하루를 살자’이다. 그래서 얻게 된 ‘설조산방(雪爪山房)’ 당호는 작가에게 큰 의미가 있다. 눈밭에 찍힌 갈매기 발자국을 보며 보이지 않는 갈매기를 찾는다. 그런데 이 발자국마저 눈이 녹으면 사라진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고민도 좋지만, 지금의 내가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현상보다 본질에 집중하게 된 순간 작가의 뜻이 가는 대로 붓이 움직이며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해졌다고 고백했다.
고범도와 이길원
서예를 전공하고, 전각으로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이길원은 서예·전각·회화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한다.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 중 아픔과 슬픔, 미움과 원망 등 내면의 어두운 감정에 주목하여 예술로 소통하는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