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四 · 角 · 地 · 帶)'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아리수에서 전각 전시회 ‘사각지대’가 개최됐다. 이완 선생의 문하생 모임 ‘현울’ 회원들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전시회로,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다. 이번 전시에는 전각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각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지효 作
이완 선생은 원광대학교에서 서예를 전공하고 북경 중앙미술학원에서 서법, 전각을 수학했다. 현재 연남동 작업실에서 서예와 전각을 지도하고 있다. ‘사각지대’는 회원들이 모각을 통해 창작의 길로 나아가자는 의도가 다분히 읽히는 전시회다. 이완 선생의 작품을 답습하면서도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표현하고자 한 시도가 엿보인다. 김은희 作
전각(篆刻)은 나무나 돌, 금옥 등에 전자로 인장을 제작하는 예술로, 흔히 도장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전각은 제작 방법에 따라 치인(治印) · 철필(鐵筆) · 철서(鐵書) · 각인(刻印) · 각도장(刻圖章) 등으로 나뉜다.
전각의 篆은 한자의 다섯 가지 글씨체(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중 가장 먼저 생겨난 전서(篆書)를 뜻하고, 刻은 ‘새긴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전각의 뜻은 이렇지만 실제로는 전서 외에 모든 한자 서체를 사용하고 있고, 사람, 동물, 사물의 형상을 새겨넣기도 한다. 전각의 표현 범위가 확장되면서 전각의 예술 세계가 넓어지고 다양해지는 결과가 나타나, 전각은 현재 예술의 한 영역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전각의 시초는 고대 중국으로부터 비롯된다. 중국은 고대부터 인장을 써왔으며, 한(漢)나라 때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송(宋)나라 때부터 고대 동기(銅器)와 비문을 연구하는 금석학이 새로 생겼는데, 한나라의 인장을 연구하고 감상하면서 더욱 발전했다. 15세기 명(明)대에는 조각이 쉬운 아름다운 석재가 발견되어 비전문가들도 쉽게 새길 수 있게 되자 문인들이 서예나 회화에서 전각을 다루게 됐다. 안선정 作
한국에는 고려시대에 처음으로 전각이 알려졌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회화, 서예가 유행하자 문인들이 전각을 즐겨 했다. 사각 테두리, 또는 둥근 테두리 안을 가득 채우며 아름답고 정갈하게 새겨진 문자는 우리에게 고고한 기상을 전하고, 문자에 함축된 힘은 우리 마음을 움직인다. 먹과 인주의 짙고 중후한 멋이 고스란히 담긴 전각 작품에서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물씬 느껴진다. 김민정 作
이번 전시에는 전각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 전각에 대해 아직은 낯설게 느끼는 사람들도 찾아와 전각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사각지대’가 내년에는 또 어떤 멋진 작품으로 찾아올지 기대해본다.
2020. 10. 04 객원기자 신혜영
<전시 정보> 2020 현울회원전 그 두 번째 사각지대(四 · 角 · 地 · 帶) 전시기간 : 2020. 10. 21(수) ~ 10. 27(화) 전시장소 : 아리수 갤러리 제2전시장(2층) 참여작가 지도 : 이완 공영혜 권순영 김민정 김은희 김정주 안선정 이지효 임홍주 장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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