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전경
12월 3일부터 9일까지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마하 선주선 예서탐색전’이 열렸다. 예서탐색전은 ‘나만의 글씨 찾기’ 10년 계획의 세 번째 전시다. 陶淵明句 · 18x140cm
이번 전시회는 원광대학교 서예과에 몸담았던 마하 선주선 교수의 개인전이다. 선 교수는 퇴직 후 해마다 개인전을 개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매년 개인전을 열고 있다. 2018년 행서시필전을 시작으로, 2019년 해서완미전을 거쳐 올해는 예서체를 탐색하는 특별한 전시회를 열었다.
金石樂 · 18x32cm
선주선 교수는 서예에 대한 집념과 고집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한 작가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의 작품은 고법에서 벗어남이 없는 법서에 가까웠다면, 교직을 마무리한 후의 작업들은 탈 고전에 대한 시도와 서체의 다양한 해석들이 돋보인다. 金剛經五家解語 · 65x23cm
직접 문장을 짓고 글씨에 대한 나름의 소회를 밝힌 몇몇 작품들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滿庭月色 · 11.5x67cmx2
예서(隸書)는 중국 한나라 시대를 대표하는 글씨체다. 선 교수는 올해 초부터 한대의 비석 글씨를 따라 쓰며 형태를 익히는 형임(形臨), 정신과 뜻을 익히는 의임(意臨), 원본을 보지 않고 재현하는 배임(背臨)을 반복해왔다. 이번 전시회는 선 교수가 꾸준히 단련해 지난 9월부터 쓴 31점의 크고 작은 작품이 전시됐다. 舊詩蓮 · 74x140cm
한자 서체는 전서, 예서, 초서, 행서, 해서로 분류된다. 그중에서 선 교수가 이번에 선보인 예서는 한나라 때 통용되던 서체로 진나라 말기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진나라 국가통일기에 공식서체였던 전서(篆書)의 자획을 간략화하여 일상적으로 쓰기 편하게 만든 서체다. 따라서 예서는 소전(小篆)에서 2분(分)은 변하고 8분(分)은 그대로 남겨놓았다고 하여 팔분(八分)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고예(古隷)라고도 부른다. 安居卽是家 · 36x35cm
전시회장은 선 교수의 작품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사람들로 가득했으며, 예서가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을 선 교수만의 해석으로 풀어낸 작품 앞에서 관람객은 눈을 떼지 못했다. 늘 웃는 얼굴 · 36x33cm
선주선 교수는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대만중국문화대학 예술연구소 문학석사,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69년에는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예학과 부교수, 2001년 동대학 순수미술대학 서예전공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양성에 기여했다. 崔行歸譯詩 · 75x72cm
또한,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고, 한국서예학회장,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및 문화재위원, 한국서예가협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서예, 서예개론, 서예통론, 반고백선 외 한시집 10권 등이 있다. 山光畫本 鳥語詩情 · 23x24cm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매년 개인전을 개최한다는 약속을 지킨 선주선 교수의 열정에서 대한민국 서예가들이 힘든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며 우리나라 서예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질 것이라는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2020. 12. 11 객원기자 신혜영 <전시 정보> 마하 선주선 예서탐색展 전시기간 : 2020. 12. 3(목) ~ 12. 9(수)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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