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1-03-10
죽림 정웅표 서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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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지난 218일부터 24일까지 백악미술관에서 죽림(竹林) 정웅표 선생의 개인전이 열렸다. 죽림 선생은 한국미술협회 서예분과 이사를 역임하고 국제서예가협회 감사, 한국서예학술회 회장을 지냈으며 세계청소년서예대전, 한국미술협회 미술대전 등을 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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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 정웅표 · 檜作寒聲風過夜 梅含春意雪殘時 · 40×38cm


죽림 선생은 홍성군 서부면에서 태어나 서부초등학교, 갈산중학교, 홍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출향했다. 죽림 선생의 서예 인생은 홍성고등학교에서 이윤섭 미술 교사를 만나 글씨를 배우면서 시작됐다.

 

이후 일중(一中) 김충현 서예가를 사사하여 실력을 갈고닦았다. 죽림 선생은 부모는 내게 육신을 주셨고, 스승은 정신을 주셨다며 스승의 가르침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하였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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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 정웅표 · 太平春 · 70×205cm


죽림 선생은 자유자재의 서체 혼용과 걸림 없는 운필에 능통하다. 선생의 작품을 보면 물 흐르듯 유려한 글씨와 자유롭게 뻗어 나가는 획들이 힘있게 느껴지며, 글씨에는 힘찬 기운이 감도는 듯하고 글자 하나하나에서 생동감 있는 동적인 기운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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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 정웅표 · 太平春酒人同醉 柳墅芳堂天賜開閑 · 55×34cm


죽림 선생은 지난 전시에서 글자 한 자, 한 자에 흐름이 있고 그것이 전체의 흐름을 이루며 이질감이 없도록 표현하는 것에 제일 신경을 곤두세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그는 각각의 획의 흐름이 전체의 커다란 맥을 이루는 것에 초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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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 정웅표 · 和堯仙東井龍 요선의 동정 운에 화하다 · 34×138cm


글자의 모양이 모두 제각각인 탓에 획을 그을 때는 저마다 다른 흐름으로 나아가지만 결국 한 자 한 자가 모여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므로 서예가는 전체적인 숲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각각의 나무, 즉 글자가 어떻게 보일지에만 신경 쓴다면 작품 전체의 생명력이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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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 정웅표 · 送彝齋尙書赴燕 연경에 가는 이재 상서를 보내다 · 70×205cm


또한, 죽림 선생은 글씨를 글씨라고 생각하지 말고 맑은 선을 만들면 된다. 글씨 자체는 선으로 공간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선을 연구하면 훨씬 쉽다라며 글씨를 글씨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서예는 숙련되기 전까지 매우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예를 익히는 것은 정신을 갈고 닦는 수양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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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 정웅표 · 送諸秀才尋白雲書院 백운동서원을 찾은 수재들을 보내며 - 丹谷 · 19×26cm


글씨라는 것은 선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서예에 있어서 선 긋기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선으로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는 죽림 선생의 말처럼 맑은 선이 결여된 서예는 자칫 공허해지기 쉽다. 기본에 충실할 때 비로소 본연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것이 서예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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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 정웅표 · 秋史先生詩 · 34×138cm


죽림 선생의 내공 있는 작품은 서예인들은 물론 일반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개인전이 개최되면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전시회장을 찾는다. 이번 전시회는 봄기운과 함께 찾아온 고고한 묵향을 맞이한 뜻깊은 전시였으며, 죽림 선생의 다음 작품들을 하루빨리 만나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21. 3. 10
객원기자 신혜영


<전시 정보>

죽림 정웅표 서예전

전시기간 : 2021. 2. 18() ~ 2. 24()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