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1-04-26
현대서화4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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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421일 수요일부터 27일 화요일까지 갤러리미래에서 <현대서화4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은 김도임, 박양재, 조순길, 한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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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서화4인전 참여작가

조순길 · 한태상 · 김도임 · 박양재


<현대서화4인전>에 걸맞게 현재 대한민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대서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으로 다채로움을 형성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번 전시회의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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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샘 김도임 · HOPE3 The sun will come up; 해는 뜰거야 · 73×61cm


김도임은 캘리그라피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현대서화4인전>을 계기로 본격적인 파인아트 작가로 진입했다. 이전에는 글씨로써 무언가를 채워나가려고 시도했다면 이제는 채운 것들을 지우고 공간을 비워가는 흥미로운 작업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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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샘 김도임 · Balsam Fir 발삼전나무 · 31×35cm


김도임은 다양한 서예 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보였고 현재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이자 사단법인 한국캘리그라피창작협회 용인지부장을 맡고 있다. 또한 희망이 움트는 별샘서예를 운영하며 후학을 양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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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학 박양재 · 리듬의 형상2 · 70×170cm


박양재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작품 4점과 유일하게 전통적인 서예작품(1)을 출품한 작가다. <현대서화4인전>의 전반적인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지만 작가의 예술적 고집을 읽어내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전통에 기반하지 않고 섣불리 현대서화를 창작하는 것에 대해 경계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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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학 박양재 · 추억 · 40×55cm


박양재는 한국문화예술인상을 수상했고 백악미술관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중국국가화원 초대교류전, 전북비엔날레 본전 초대 등 꾸준한 활동을 펼쳤고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객원교수 등을 지냈다. 현재는 강남문화원 원장, 한국서가협회 고문, 운학서화연구원 원장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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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석 조순길 · 모자란 시간 1 · 65×53cm


조순길은 문인화가이자 서예가이며 공간의 이해와 색감의 조화, 나아가 작품을 작품답게 만드는 세련된 구성력을 지닌 작가다. 비단 글씨와 문인화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 전체에서 서화동원(書畵同源)을 읽어낼 수 있음은 서예의 또 다른 가능성을 펼쳐 보임으로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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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석 조순길 · 모자란 시간 5 · 81×50cm


조순길은 8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300여회의 초대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또 한국서가협회이사 및 자문,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운영위원장과 심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일본 동경 화랑초대전 및 프랑스 화랑초대전 등 해외에서도 전시회에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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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농 한태상 · .모음series15-08-11 · 50×50×10cm(2EA)


한태상의 한글 시리즈 작업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발표되어왔던 연작 중 하나다. 비단 연작 시리즈에 한정되지 않고 글씨의 형상이 내포하고 있는 정신을 회화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내 삶을 가꾸는 것이며 이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바꿔나가고자 한다라는 신념을 밝혔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그의 작품에서 그의 신념과 그간 쌓아왔던 스타일과 내공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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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농 한태상 · .모음series18-09 · 20×120cm(3EA)


한태상은 여러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고 제34회 원곡서예문화상, 14회 미술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는 사단법인 한국서가협회 이사장, 한국국제서법연맹공동회장, 서울교육대학교 명예교수를 지내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4인의 작품도 훌륭하지만, 개최 장소인 갤러리미래의 변화와 발전도 엿보인다. 갤러리미래에서 열렸던 다수의 전시회와 달리 잘 정리된 느낌이고, 갤러리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전시회로 평가된다.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만 나열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적절하게 정리하고 꾸며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산뜻함은 갤러리미래의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품은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이 내걸린 공간과의 조우가 중요하며 이러한 조화 속에서 작품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기본 원칙을 잘 보여주는 전시다.



2021. 4. 26
글씨21



<전시정보>

현대서화4인전

전시기간 : 2021. 4. 21() ~ 4. 27()

전시장소 : 갤러리 미래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461, 운현궁SK허브 102206)

참여작가 : 김도임 · 박양재 · 조순길 · 한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