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대학교탐방 경기대학교편 - 3부 나 서예하는 사람이야!
글씨21 기획 젊은 서예 프로젝트! 대학교탐방 1탄경기대학교 서예·문자예술학과의 문을 두드리다!- 3부 나 서예하는 사람이야! 마지막 3부는 학생들이 체험했던 서예만의 장점과 서예전공자로서의 자부심, 또 서예를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렸다. 이는 서예라는 예술 분야가 꼭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학문으로의 서예와 취미로의 서예 모두가 가치 있으며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영상 후반부에서는 서예·문자예술학과의 학과장인 장지훈 교수의 당부와 격려가 담긴 메시지를 전하며, 대학교탐방 경기대학교 서예·문자예술학과편이 마무리된다.글씨 21 편집실
[News]
글씨21 청년 정예작가 선발 공모전 결과 발표
지난 11월 24일 글씨21 청년 정예작가 선발 공모가 공표되었다. 글씨21(대표 석태진)은 한국서단의 발전과 청년작가 양성을 위하여 정예작가 선발 공모하였다. 부문은 서예, 캘리그라피, 문인화, 서각, 전각, 서예술에 관련된 전 부문으로 대한민국 국적의 45세 이하 청년이면 누구나 출품 가능했다. 접수 기간은 11월 24일 ~ 11월 30일로 일주일의 기간이 주어졌다. 이 공모전의 특전으로는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에게 <글씨21 정예작가 초대전> 개최와 글씨21의 꾸준한 지원 및 관리로 기획전·해외전·초대전 등 글씨21의 소속 작가로 활동 할 수 있는 다양한 특전을 부여한다. 심사위원은 총 4명으로 손창락, 윤종득, 김종건, 장지훈이 참여하였다. 심사방법은 포트폴리오 심사로 진행되었다. 수상자를 가리기 위한 점수 조정, 안배 등의 협의는 없었으며, 특히 손창락 심사위원은 해외 출타중임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메신져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심사에 임하는 열의를 보였다. 각 심사위원의 점수내용을 그대로 환산하여 총 3인의 작가가 선발되었다. 글씨21의 첫 청년 정예작가 선발 공모전에는 자유로운 작품규격과 서예술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되었으며, 그 속에서 서예의 밝은 미래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선정된 출품자는 2018년 2월 1일부터 7일까지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갖는다.2017. 12. 5글씨21 편집실 윤종득 심사위원의 심사평은 아래와 같다. 심 사 총 평 ‘글씨 21’이 처음으로 모집한 청년작가 선발 공모에 예상보다 많은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전체 작품을 대상으로 우선 기본기의 여부에 따라 선발 작가의 범위를 좁혔습니다. 기본 운필에 대한 학습이 부족한 상태에서 조형에 집중한 나머지 깊이감이 결여된 작품이 비교적 많았습니다. 좁혀진 작품들을 대상으로 다시 조형보다는 질감에, 질감보다는 개성에 초점을 두어 작품을 선별했습니다. 또한 고전에 대한 이해와 자기화, 현대 예술 사조에 대한 감각, 서예와 타 장르와의 조응성 등을 고려하여 최종 정예작가 3명을 선발했습니다. 선발 작가는 이완, 이정, 정준식입니다. 우선 이완 작가의 작품에서는 고전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현대적 조형성과 함축성이 돋보이며, 절대적인 허상, 곧 속기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노력이 전해졌습니다. 이정 작가는 치밀한 전통에 대한 이해력을 바탕으로 현대 미술사조 속에서 붓과 먹이 어디에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이 돋보였습니다. 정준식 작가는 유려한 운필능력을 바탕으로 한 고전 해석 능력을 갖추었으며, 문인화에서도 시대미감을 접목한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세 작가 외에도 근소한 점수 차로 선발하지 못해 못내 아쉬운 작품이 여럿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출품해 주신 모든 작가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심사의견을 종합하여 윤 종 득
[News]
한일 캘리그라피 4인 초대 토크콘서트
‘4인 4색, 국적이 다른 캘리그라퍼 4명의 글씨 이야기’ 지난 11월 11일, 홍대입구역 경의선 책거리에 위치한 공간산책 2층에서 ‘한일 캘리그라피 4인 초대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글씨21에서 주관한 이 행사는 한국의 캘리그라피 작가인 이상현, 오민준, 그리고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야마모토 히사시, 히라노 소겐 총 네 명의 작가를 초대해 작가들 본인의 생각과 작업을 가감없이 말하며 캘리그라피의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시간을 가졌다.이상현, 오민준 작가에게는 ‘1세대 캘리그라피 작가’라는 타이틀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서예를 전공한 두 작가는 전통만을 고집하던 한국 서예계에서 처음으로 서법을 탈피한 자유로운 글씨를 선보이며 현재는 글씨를 공부하는 후학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 이번 토크콘서트에서 두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을 소개하며 작품을 창의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방법과 본인이 가고자하는 작업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이상현 작가는 “종이 위에 표현하는 글씨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조금 더 입체적으로, 추상적으로 작업하고자 한다.” 라고 밝히며 한국 캘리그라피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민준 작가야마모토 히사시 작가야마모토 히사시는 일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캘리그라피 작가이다. 야마모토 히사시 작가는 일본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예가인 ‘이노우에 유이치’를 공부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며 평면에 쓰는 캘리그라피에서 벗어나 하나의 조형 작품으로 문자를 표현하는 자신의 작업방식에 대해 설명했다.히라노 소겐 작가히라노 소겐은 일본 최고의 캘리그라피 작가라고 불리우며 일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과거 일본의 대동문화대학교 박사과정을 밟던 오민준 작가와 인연이 닿아 한국과의 연을 키워나갔고 이번 토크콘서트에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다. 이상현 작가한일 캘리그라피 4인 초대 토크콘서트에서는 네 명의 작가가 ‘캘리그라피’라는 한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각자의 색을 드러내며 자유롭게 관객들과 대화하고 소통했다. 각자가 작업하고 생각하는 방향은 달랐지만, 자국과 해외를 넘나들며 글씨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열정은 같았다.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선보이며 앞으로 캘리그라피가 나아가야 할 길을 개척해 나가는 네 작가의 다음 행보를 기대한다.2017. 12. 5취재 송유나 기자
[Project]
대학교탐방 경기대학교편 - 2부 우리 과에 왜 왔니
글씨21 기획 젊은 서예 프로젝트! 대학교탐방 1탄경기대학교 서예·문자예술학과의 문을 두드리다!- 2부 우리 과에 왜 왔니2부에서는 서예가 꿈나무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엿본다. 학생들에게 서예·문자예술학과에 입학한 이유와 서예를 시작한 후 기억에 남는 일, 서예를 지키기 위한 방안과 자신의 롤모델, 졸업 후의 목표 등을 들어본다. 재학생들이 느끼는 서예학도로서의 즐거움과 어려움을 인터뷰를 통해 간접체험해 볼 수 있으며, 교육 차원으로의 서예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한다. 다섯 학생 개개인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각자의 개성을 느낄 수 있고, 더불어 새내기의 거침없는 의지와 언변, 고학년으로 갈수록 차분하고 조심스러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글씨21 편집실
[News]
제6회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정기세미나
“캘리그라피 + 오늘 Today”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이하 KCDIA)는 지난 11월 19일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캘리그라피+오늘’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오늘날 캘리그라피를 대중과 호흡하는 문화, 예술의 세계로 이끌어온 ‘KCDIA’는 캘리그라피의 역량을 강화하고 대중과 전문가들에게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의 장을 만들기 위해 매년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여섯번째를 맞이한 이번 세미나는 ‘캘리그라피+오늘’이라는 주제로 캘리그라피의 현주소를 조명하였다. 발표는 여태명(원광대 서예문화예술학과) 교수와 영화 포스터(암살, 아가씨) 등을 제작해 온 김혜진 대표와 한태상(서울교육대학교 미술과) 명예교수가 참가하여 진행했다. 오후2시에 시작된 세미나는 6시까지 총 3강으로 이루어졌다. 1강에서는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 협회 명예회장인 여태명 교수의 캘리그라피 작품의 가독성과 한글의 정체원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재 캘리그라피에 다양한 표현이 이뤄지고 있는데, 보다 읽기가 쉽고 아름다운 글씨로 표현 될 수 있는 문화가 형성 되길 희망했다.여태명 교수의 발표 이어 2강에서는 다수의 영화 포스터를 제작한 (주)꽃피는봄이오면의 김혜진 대표의 발표가 이어졌다. 김혜진 대표는 캘리그라피와 디자인이 만나는 영역의 경계점에 대해 사례를 통해 세부적으로 발표했다. 또한 가독성과 영화 시나리오와의 이미지가 종합적으로 고려된 ‘조화’가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김혜진 대표의 발표 3강에서는 한태상 명예교수는 문자예술과 서예, 추상서예로의 전환에 대한 생각을 작품을 통해 참여자들과 함께 소통했다. 또한 지,필,묵만이 존재했던 전통서예의 글씨와 현재 다양한 용구, 재료의 사용으로 변화·확장되고 있음을 명시했다.한태상 명예교수의 발표 캘리그라피의 올바른 문화 형성의 방향과 디자인 속에서 이야기되는 캘리그라피의 예술적 가치, 그리고 서예예술 문화의 고민을 깊이 있게 이야기하였으며, 캘리그라피의 대중성이 날로 확장되고 있는 시점, 이번 세미나는 전문가, 관련 전공학생과 일반인들에게 까지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2017. 11. 27 김지수 기자
[News]
책으로 하나 되는 곳, 경의선 책거리
경의선 책거리 1주년 기념 <저자 데이 책축제> 개최독서의 계절 가을, 경의선 책거리에서는 ‘책으로 하나 되는 곳, 경의선 책거리’라는 슬로건으로 ‘저자데이 책 축제’가 열렸다. 이번 축제는 경의선 책거리 개장 1주년을 맞아 열리는 기념 행사로 지난 1년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시민들과 함께 책 문화예술을 통한 축제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윤동주, 한글을 만나다.’ 타이포그래피+캘리그라피 야외특별전시, 20명의 시민과 함께하는 ‘윤동주와 소통하다’야외 배너전시가 이뤄졌다. 경의선 책거리 250m 전체가 윤동주의 시와 글자로 뒤덮였다. 5인의 전문가들이 재해석한 캘리그라피 및 타이포그라피는 경의선 책거리 건물 일부, 야외계단, 와우교에 표현되었다. 또한 축제를 찾은 시민들은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직접 캘리그라피로 작품을 만들어 경의선 책거리 야외에 전시하여, 일반 관람만이 아닌 글을 감상하고 직접 글을 캘리그라피로 옮겨 체험하고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여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책과 독서는 부모의 학력과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축제로 책과 좀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하며, 도쿄에 있는 간다(神田)고서점거리를 가보면 150여개 서점이 모여 있는 세계 최고의 독서거리가 있는데 ‘경의선 책거리’가 이를 뛰어넘어 세계최고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 행사에는 개회사와 축사에 이어 ‘경의선 책거리와 함께하는 윤동주 감상문/UCC공모전’의 시상식과 말로의 재즈공연 등이 이어졌으며,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저자 데이 책축제’는 10월 17~19일 2일간 진행되었다. 2017. 11. 1글씨21 편집실
[Interview]
이 작가의 思생활, 황석봉
전통서예와 현대서예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예가 시몽 황석봉“그저 서예가 생각나고, 또 생각났다. 너무나 좋고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서예가 시몽 황석봉 선생에게는 물질적 사회에 부딪혀 몇 차례 붓과의 관계가 소홀 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저 서예가 생각나고, 또 생각나서 좋고 계속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서예계의 극한 위기의식을 느낀 그는 서예인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공감 할 수 있는 작품들을 시도하게 된다. 시몽 선생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그에 대해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다. 이미 서예계나 매스컴에서도 노출이 되었던 분에 대해 조사를 해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다양한 활동들 안에서 그가 진정 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가 궁금했다....>>인터뷰 전문 보기(클릭)<<
[A feature]
도심 속의 아름 다운 글씨 탐방 1
[특집]도심 속의 아름다운 글씨 탐방1 - 성균관을 찾아서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데이트나 여행에서 맛집을 찾아다니는 맛집탐방 코스가 선풍적이다.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이제는 어디에 가서든 시장한 배를 채우기 위해 아무데나 들어가서 먹으려 하지 않는다. 기왕이면 소문난 집에서 맛을 즐기길 원한다. 이에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맛집’을 찾는다. 유명 맛집은 무더위에도 1시간씩 대기하며 문전성시를 이룬다. 맛집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맛집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음식의 향과 비쥬얼, 맛은 물론이고 그 집에 대한 내력과 소소한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먹거리 만큼이나 우리의 볼거리는 없을까 하고 글씨21에서 찾아 나섰다. 마침 ‘맛집 탐방’ 만큼이나 흥미롭게 ‘글씨 탐방’을 풀어낸 대학의 강의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경기대학교의 한 수업에서 아주 재미난 과제가 공지되었다. 경기대학교 예술체육대학 한국화·서예학과 전공수업인 장지훈 교수의 ‘서예학개론’이다. <도심 속의 아름다운 글씨를 찾아서>라는 주제의 과제는 학생들이 도심 곳곳에 퍼져있는 아름다운 글씨를 직접 찾으러 떠난다. 책,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자료를 미리 조사하고 글씨가 있는 곳을 현장 탐방한다. 그 곳에서 글씨를 직접 감상하고 평가하고 분석하여 자기만의 유익한 정보를 만들어낸다. 장지훈 교수는 “예전에 건축학개론이라는 영화를 보고 착안했다. 서예학개론이 원래 딱딱한 이론수업이라 텍스트로 가르친들 학생들이 수업 때만 잠시 익힐 뿐 크게 활용되지 않더라. 이론으로 배운 글씨의 세계를 직접 찾아다니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몇 년 전부터 이 수업에 아름다운 글씨탐방을 주문했다.”며 수업을 통해 서예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품격있는 글씨를 하나씩 하나씩 발견하고 인식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고 있다. 글씨21은 이 점에 주목하여 학생들이 직접 방문하고 조사한 보고서를 특집기사로 다룬다.조선 최고의 교육기관에는 어떤 글씨가 있을까- 성균관의 아름다운 현판을 찾아서 - 경기대 서예학과 2학년 송유나 · 이다혜 벚꽃이 만개해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예쁜 사진을 찍으려 서울 도심을 누비다 보면, 심심치 않게 꽃들과 어우러진 고궁(古宮)들을 볼 수 있다. 우리는 그 고궁의 모습을 보고 이름이 무엇인지, 어떠한 곳이었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데, 그럴 때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것이 ‘현판’이다. 옛 건축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판은 그 건축물의 시간과 성격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건축물이 어떤 기관이었는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더욱이 현판에 쓰인 글씨는 해당 건축물이 지어진 시대에 살고 있던 최고의 학자, 명필가, 혹은 임금님이 하사한 글씨로 제작된 것이어서 역사적 의의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수많은 고궁 중에서도 조선 당대 최고의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을 찾아가 현판의 글씨를 감상해 보았다. 성균관의 현판은 전(殿)마다 모두 쓴 이가 달랐으며 현판 문구의 의미, 서체의 선정, 현판의 배치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선현들의 고심이 담겨있었다. 성균관에는 수많은 현판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교사회인 조선의 최고 교육 기관이 성균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여 가장 의미가 깊은 대성전(大成殿)과 명륜당(明倫堂)의 현판을 중심으로 조사해 보았다. 처음으로 소개할 현판은 ‘대성전(大成殿)’이다.<그림1> 성균관 대성전(大成殿)의 현판성균관에서 대성전은 공자를 모시는 사당의 역할을 하는데, 공자를 비롯하여 선현(先賢) 39명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곳이다. 대성전의 ‘대성(大成)’은 공자의 시호(諡號)인 ‘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聖文宣王)’을 두 글자로 축약한 것인데, 처음부터 시호가 이렇게 길었던 것은 아니었다. 739년 당나라 현종 때에 ‘문선왕(文宣王)’이라는 시호를 시작으로, 송나라 진종 때에는 ‘지성문선왕(至聖文宣王)’이었고, 원나라 무종 때에 이르러서야 ‘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聖文宣王)’이라는 시호를 갖추게 되었다. ‘대성전’의 글씨는 당대 최고의 명필가로 통하였던 석봉(石峯) 한호(韓濩, 1543~1605)의 글씨로 전해지며, 서체는 해서(楷書)체로 쓰여졌다. 서체가 단정하고 획이 굵은 편이어서 골법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비평을 받기도 하였으나, 개인적으로는 공적 기관인 성균관에 걸리는 글씨인 만큼 정갈한 느낌을 주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로 소개할 현판은 ‘명륜당(明倫堂)’이다.<그림2> 성균관 명륜당(明倫堂)의 현판 1명륜당은 대성전 문묘 뒤에 지어져 조선의 유생들이 문과(文科)를 준비하며 유교경전을 강학하던 장소이다. ‘명륜(明倫)’이라는 단어를 해석해보면 윤리, 그 중에서도 인륜을 밝힌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도리와 명분을 중요시했던 유학의 가르침을 그대로 배우고 익히게 하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명륜당의 글씨는 명나라의 사신 주지번(朱之蕃, 1565~?)이 썼으며, 대성전의 현판과 마찬가지로 해서체로 쓰여졌다. 주지번이 조선에 사신으로 와 있으면서 써준 현판 중 해서로 된 현판은 4점이 있는데, 그 중 명륜당의 서체는 다른 현판의 서체에 비해 획의 굵기가 얇고 정갈한 느낌을 준다. 어질게, 하지만 강직한 심성의 수련을 강조하는 유교의 가르침과 부드럽지만 무르지 않은 굳셈이 느껴지는 현판 서체가 상호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림3> 성균관 명륜당(明倫堂)의 현판 2이 현판 역시 명륜당의 현판이며, 명륜당 안쪽에 걸려있는 것으로 우리에게는 ‘주자(朱子)’로 알려져 있는 주희(朱熹)의 글씨이다. 이 글씨의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으나, 오랜 설전과 연구 끝에 주희의 글씨로 밝혀졌다. 위에서 언급한 주지번이 쓴 명륜당의 현판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 즉, 해서체라는 점, 느낌이 점잖고 단정하다는 점은 비슷하나, 이 글씨는 주지번의 글씨와 비교했을 때 육(肉)이 좀더 많으며 기필, 수필 부분이 상대적으로 더 감춰져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한 하얀 바탕에 검은 글씨가 아닌, 나무의 색 그대로에 바래져 있는 금빛의 글씨를 보고 있자면 주지번이 쓴 현판보다 건물과 더욱 어울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그림4> 성균관 명륜당 경내의 은행나무어느 정도 조사를 마치고 명륜당 앞 돌계단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 눈 앞에 커다란 나무가 보였다. 제법 긴 역사를 가지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알아본 결과, 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성균관을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였다. 천연기념물 제 59호로 지정되었으며 실제로 보면 나무라는 생명체가 주는 생기, 또한 뿌리를 내린 지 400년이 넘은 고목(古木)이 주는 위엄과 푸근한 느낌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과거 이 곳에 머물렀던 성균관 유생들은 아마 은행나무처럼 건전하게 자라 바른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따스한 봄날 성균관을 둘러보며 꽃도 보고 옛 글씨들도 둘러보니 과제를 위하여 왔다는 사실은 잊고 성균관의 정취에 빠지게 되었다. 평소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현판 글씨가 이렇게 많은 의미와 정성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우리나라의 현판을 외국인 사신이 써주었다는 사실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대성전과 명륜당의 서체는 모두 해서체였지만 전부 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하나의 필적 안에는 서체와 내용만 담긴 것이 아니라 수백 년의 시간과 글씨를 쓴 이의 정신도 담겨있다. 우리 역시 글씨를 쓰는 사람으로서 언젠간 필적을 남기게 될 것이고, 그것이 시간을 담은 뒤에 어떠한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른다. 때문에 그 어떤 필적을 남기더라도 붓을 잡는 순간만큼은 부끄럽지 않게 정성과 혼을 쏟아 먼 훗날 세상에 아름다운 묵향으로 기억되는 글씨를 남겨야 하지 않을까 한다.좌) 이다혜 학생 / 우) 송유나 학생글씨21 편집실
[Interview]
사랑과 행복의 기운이 넘치는 공간 캘리그라피 "소예 “
순 우리말, 소담스럽고 예쁘다는 뜻을 가진 ‘소예’를 만나보았다. ‘캘리그라피 소예’는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 협회 소속인 강지혜 작가와 캘리그라피, 수묵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활동 중인 최미작가가 함께 운영하는 작업실이다. 홍대입구역 바로 앞에 위치한 ‘소예 캘리그라피’의 작업실에 들어선 순간 깔끔하게 정돈된 소품들이 눈에 띄었다. 소품들을 지나 큰 창문 너머로 시원하게 펼쳐진 경치는 그들이 작업실을 그곳으로 선정하게 된 이유를 보여주는 듯 했다. 말끔히 정돈된 작업실만큼이나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두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소예”의 뜻은? 강지혜 & 최 미/ 소담스럽고 예쁘다라는 순우리말로 ‘소예’라고 합니다. ‘소예’에 관한 저희만의 또 다른 의미는 [웃을 소, 재주 예]입니다. ‘캘리그라피 소예’는 캘리그라피, 수묵일러스트레이션, 전각, 서예 등 강의와 디자인 작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함께 운영하는 작업실이지만, 스타일은 조금씩 다를 것 같은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강지혜 /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저는 디자인 전공, 최 미 작가님은 서예전공인 것 입니다. 최 미 작가가 가진 고전미와 제가 가지고 있는 현대미가 한 대 어우러져 더욱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저희의 차이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해요.강지혜 作기업/제품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체계화하는 BI, CI, 서체개발, 슬로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와 작업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최 미 / 캘리그라피 디자인 회사에 입사하면서 실무를 배우고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캘리그라피는 아름답게만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름다움을 넘어 무엇을 담고자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닮아가고자 하는지를 고민하고 디자인해야 합니다. 또한 조화를 어떻게 잘 이뤄내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다양한 감성을 지닌 여러 스타일의 사람들과 함께 맞춰 살아가는 것처럼 디자인도 컨셉, 분위기, 조화를 잘 이루도록 맞춰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품성, 광고성, 홍보성에 모두 밀리게 되죠. 어떤 분야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제품에 대한 이해, 특징, 장점을 파악하여 컨셉을 잡고 서체를 분석합니다. 그리고 여러 해석으로 캘리그라피 디자인을 진행합니다. 최 미 作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면서 영향을 가장 많이 준 멘토가 있다면?강지혜 / ‘모노디’라는 캘리그라피 전문교육기관에서 처음 캘리그라피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때 모노디에서 함께 근무했던 여러 작가들이 저에게는 많은 영향을 주셨던 것 같아요. 다양한 작가님들의 스타일을 보면서 저의 개성 또한 찾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었죠. 최 미 / 원광대 서예학과 수업과정 중에 캘리그라피 수업이 있었어요, 그때 지도해 주신 교수님이 ‘필묵’의 김종건 대표님이셨습니다. 캘리그라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필묵에 입사하게 되었지요. 저에게는 캘리그라피 뿐만 아니라, 인생에 새로운 시작점을 주신 선생님이십니다. 현대적인 사회 속에 한국만의 독창적인 멋을 잘 스며들 수 있게 흐름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품들이 감성적인 캘리그라피 디자인으로 다시 재창조되고, 우리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흐름에 김종건 선생님과의 만남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강지혜 作요즘 최고의 관심사가 있다면?강지혜 / 몇 년 전부터 영문 캘리그라피를 조금씩 배우기 시작 했는데 영문캘리그라피가 가지고 있는 형태나 작품을 표현하는 기법 등을 연구하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연습하지 못해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늘 관심 두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최 미 / 음악입니다, 캘리그라피 작가다 보니 결과물이 시각에 집중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은 청각으로 표현을 하죠. 저는 작업할 때 음악을 자주 듣곤 합니다. 여러 음악을 듣다보면 글씨에 감정이입 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표현 방식이 다를 뿐, 다양한 감성을 말하는 것 같아서 요즘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 미 作 캘리그라피 강의를 하면서 가장 큰 난관에 부딪힌 경험은?강지혜 /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수화인들을 대상으로 캘리그라피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수업을 처음 시작한 작년, 수업 대상이 수화인이라고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고 수업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첫 수업, 저는 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수화인들 옆에 수화통역사가 있었지만 소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화 자체가 되지 않으니 수업의 진행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교육내용 하나를 전달하고 이해하는 데에 일반인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죠. 또한 수강생의 연령대가 높아서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수강생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글씨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그때 정말 큰 경험을 하게 되었죠,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이뤄진다는 것을 말이죠. 저는 바로 모든 커리큘럼을 수정하였고, 그 이후 어떤 수업이든 그 대상에 맞춰 연구를 하고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최 미 / 저의 역할은 캘리그라피를 보다 편하게 접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도전이죠. 캘리그라피를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절대 쉽지 않습니다. 간혹 쉽게 접했다고 해서 충분한 준비 없이 상업적 캘리그라피 프로젝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조언을 해도 잘 이해하지 못하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볼 때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몇 차례 프로젝트를 더 경험하고는 본인의 부족함을 알아차리곤 다시 돌아옵니다. 다이어트만 해도 수개월에서 수년을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땀을 흘리고,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데, 실무적 활동을 하는 것에는 더 큰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캘리그라피에 대해 얕게 생각하는 수강생을 만나게 되면,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더 마음이 가게 되죠. 그래서 제가 강의나, 작품으로 더욱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합니다. 그 분들이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미 作 ‘소예’가 지향하는 최종 목표는?강지혜 & 최 미 / ‘소예’만의 짙은 색을 가진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마크 로스코’가 초창기 작품에서 자신이 원하는 자기만의 색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 후 온전히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냈죠. 이처럼 저희 또한 지금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또는 상업적인 시점에서의 해석 등을 표현하고자 하며 캘리그라피, 수묵일러스트레이션, 전각, 서예 등 다양한 강의와 디자인을 창작해 내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나 마음을 열고 다가와 주세요. 저희 ‘소예’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웃는 일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강지혜 作 인터뷰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는 ‘소예’는 서로에게 다정한 모습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이 작업실의 유지 비결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작업과 강의를 병행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한껏 움츠린 토끼처럼 ‘소예’만의 색을 내기 위해 발돋움하는 두 작가였다. 한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쉼 없이 시도하고 발전하기 위해 뭉친 두 여자의 시원한 도약을 기대한다. 인터뷰 김지수 기자
[Project]
대학교탐방 경기대학교편 - 1부 흔한 서예학도의 하루
글씨21 기획‘서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진품명품 혹은 조상님의 유품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서예가 어르신들의 취미, 오래되고 낡은 지루한 것이라는 편견이 많다.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옛 것의 훌륭함을 지키되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순간에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젊은 서예학도들이 바로 그들이다. 장차 우리나라 서예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야하는 대학생들에게서 볼 수 있는 밝고 경쾌한 모습, 또 그 안에서 나름의 고민을 하며 이에 대한 해결점을 찾는 모습을 진솔하게 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젊은 서예인들의 서예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 현대인들에게 잊혀가는 서예를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또한 학생들을 뒤에서 지켜보며 때로는 말없이, 때로는 강한 어조로 응원하는 교수진들의 모습도 보여주고자 한다. 서예의 기본에 충실하되, 보다 다채롭고 현대적인 표현 방법을 연구하고 훈련하는 이들의 삶을 바라보며, 그들의 피와 땀을 응원한다.젊은 서예 프로젝트! 대학교탐방 1탄경기대학교 서예·문자예술학과의 문을 두드리다!- 1부 흔한 서예학도의 하루미쳐 미쳐 미쳐!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狂) 않으면 미치지(及) 못한다는 각오를 구호로 외치는 경기대학교 서예·문자예술학과를 찾아갔다.1부에서는 경기대학교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엿보고, 각 학년마다의 서로 다른 분위기를 느껴본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세 명의 교수와 아홉 명의 학생들을 통해 강의 진행 모습과 과제, 개인이 하고 있는 작업, 재료 준비 방법 등을 소개한다. 서예를 하는 사람이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인터뷰로 다루고, 서예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궁금할 법한 실기 위주의 수업을 밀착 카메라 형식으로 담았다.글씨21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