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오민준, 캘리그라피를 다시 쓰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캘리그라피를 쓰는법 『오민준, 캘리그라피를 다시쓰다』는 보통 사람들도 캘리그라피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캘리그라피 1세대 작가로, 이 책에서는 글씨를 쓰고, 그리고, 표현하는 근본적인 원리를 제시하고, 그것들이 현대적 미감으로 변모하는 이론을 밝히는 많은 사례들을 예시로 보여주고 있다. 캘리그라피의 도구와 재료를 활용하는 방법, 모필과 농담에 의한 서의 표현 방법, 한글, 영문, 한자 캘리그라피를 쓰고 표현하는 방법, 상업 캘리그라피와 디지털 캘리그라피의 작업과정, 새김 글씨 전각, 예술 캘리그라피의 작업과정, 캘리그라피의 다양한 실생활 활용법 등 저자의 작품을 토대로 구체적으로 소개되어있다. 저자 오민준은 원광대학교 서예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전공하였다. 그리고 일본의 다이토분카대학원에서 공부한 석학으로 서예의 엘리트 코스를 거친 캘리그라피 1세대 작가이며 현대 서예가 이다. 대학과 단체, 기관등에서 50회에 달하는 강연과 개인전 4회를 비롯하여 200회가 넘는 그룹, 기획전시에 작품을 출품할 정도로 이론과 실기를 겸비하고 있다. 손글씨 폰트가 드물었던 시기에 제작한 민준체를 시작으로 서울문화재단 공공미술프로젝트에 참여하여 황학동 재래시장 100개의 캘리그라피 작품을 설치했으며, 국악 페스티벌 여우락, 윤동주 시 노래극 ‘별을 스치는 바람’등 공연 무대영상 작업을 했다. 또한 <타이포그래피 서울>과 <은평시민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2018. 1. 23글씨21 편집실 <책 정보>『오민준, 캘리그라피를 다시쓰다』저자 : 오민준가격 : 26,000원펴낸곳 : 이가출판사
[BOOK TITLE]
감성을 담은 타이틀
감성을 담은 타이틀, 책 디자인의 완성캘리그라피와 만난 타이틀이 독자의 마음을 이끌다 화제의 드라마 ‘도깨비’ 의 책 출판은 출간과 동시에 모든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다. 드라마 속 두 주인공의 중요한 연결 수단으로 등장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또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좌: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사진제공=알에이치코리아),우: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사진제공=예담 출판) 서점 가판대에서 독자와 처음 대면하는 책표지는 책이 갖는 내용을 함축적이고 은유적으로 포함하면서 개성과 독창성이 요구된다. 급속한 시각화 속에서 책의 외적인 부분에 대한 중요도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표지디자인의 역할은 대두되었다. 이에 캘리그라피는 기존의 획일적인 디지털 폰트에서 벗어나 신선함을 추구하려는 독자들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 ‘도깨비’와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가 이 사례에 속한다. 80년대 베스트셀러 표지에서의 캘리그라피 적용사례 표지디자인에서의 캘리그라피는 현시대뿐만 아니라 과거에서도 적용 사례를 볼 수 있다. 1981년 발행된 ‘옛날 옛날 한옛날’ 은 이창우 작가 자신이 수갑을 차고 끌려가는 표지사진과 검정색 바탕에 대비되는 붉은색의 붓글씨를 타이틀에 적용하였다. 이는 그 시대의 흑막의 역사와 책이 담고 있는 자극적인 표현 수위를 상징한다.1985년 발행된 ‘처음을 위하여 마지막을 위하여’ 의 타이틀은 명조체를 사용하여 간결하고 깔끔한 느낌의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하였고, 일러스트에 한글과 한자를 조합한 캘리그라피를 삽입하였다. 신약성서의 일부를 붓글씨로 표현하여 작가의 신념을 유연하고 감성적으로 표현하였다. 좌: ‘옛날 옛날 한옛날’ (사진제공=두레),우: ‘처음을 위하여 마지막을 위하여’ (사진제공=자유문학사) 80년대의 베스트셀러 성향을 살펴보면 먼저, 독자들은 고도성장에 따르는 여러 문제들을 여과 없이 드러나는 작품에 관심을 가졌다. 이에 민주화 운동이라는 혁신적인 시대적 배경과 많은 정치적 사건을 표현하기 위해 캘리그라피를 사용하여 역동적이게 나타내었다. 또한, 에세이, 시집, 미래예측서는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로 인한 물질 만능주의 확산으로 인해 답답하고 어려운 상황을 감성적인 글씨로 작업하여 그들을 위로하였다. 90년대 베스트셀러 표지에서의 캘리그라피 적용사례 1995년 발행된 ‘고등어’ 는 캘리그라피를 사용하여 제목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였다. 전통적으로 써 오던 붓글씨의 개념에서 발전하여 조형적으로 묘사하는 글자 예술의 형태를 띠이게 되었다. 이는 비주얼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새로운 기능으로 인식되게 하였다.1996년 발행된 ‘축제’는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캘리그라피류의 서체가 더해져 역동적인 분위기를 주고 있다. 밝은 공간, 웨딩드레스 등 긍정적인 이미지가 연상되는 흰색의 색채를 사용하여 활기찬 느낌을 준다. 좌: ‘고등어’ (사진제공=웅진출판),우: ‘축제’ (사진제공=열림원) 표지디자인에서의 캘리그라피는 계속해서 많은 발전을 거듭하였다. 90년대 IMF로 인한 실업률의 증가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인하여 불안과 혼란스러운 시대였다. 따라서,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는 책 보다 가벼움과 일상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 등을 다루는 출판물이 두드러졌다. 밝은 분위기의 일러스트레이션과 캘리그라피의 콜라보나 붓의 유연함으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타이틀로 독자를 끌었다. 00년대 베스트셀러 표지에서의 캘리그라피 적용사례 2001년 발행된 ‘상도(商道)’는 푸른 계열의 배경과 판화 느낌의 나무 일러스트에 ‘商道’ 를 집자하여 쓴 글자가 어우러져 고전적이면서 옛스럽다.2005년 발행된 ‘황진이’는 제목의 세로쓰기와 서체에 율동성을 부여하여 리듬감 있게 표현하였다. 붉은 계열의 배경과 붓 느낌의 황색 꽃의 조화가 타이틀을 부각시킨다. 좌: ‘商道’ (사진제공=여백)우: ‘황진이’ (사진제공=이룸) 2000년대에는 역사 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다루는 이야기가 유행하여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인기 저자들의 소설시장이 크게 성장하였다. 주인공 이름이나 키워드를 붓으로 타이틀 작업하여 이들을 더욱 부각시켰다. 이는 오늘날 캘리그라피와 디지털 폰트를 혼용하여 작업하는 것으로 발전하여 디자인적인 미와 강조 효과를 동시에 보는 추세이다. 이러한 캘리그라피의 표현은 정형화 되고 딱딱한 느낌의 디지털 폰트보다 우리 정서에 부합되어 한국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작가의 손에서 나오는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운 형태는 기존 서체에는 없는 독특함을 창출하여 독자의 시선을 끌고 감정에 호소하기에 충분하다. 80·90·0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디자인 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캘리그라피의 사용은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와 새로운 표현 세계로의 욕망이라 볼 수 있다. 그 결과, 캘리그라피는 책의 제목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 로고(CI), 방송 프로그램과 공연, 영화, 축제의 타이틀, 간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왔다. 이자민기자
[News]
중국 보리추 경매, 제백석 산수 12폭 병풍 최고가 갱신
지난 17일 북경의 보리추(保利秋) 경매에서 중국의 국민화가 제백석의 산수 12폭 병풍 (山水十二屛) 이 중국 위안화 9,313억 원 (한국 돈 1533억 원)에 낙찰되었다. 제백석(齊白石)의 작품 중 가장 비싼 가격으로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다. 제백석 作 - 산수12폭병제백석 作 - 산수12폭병 중 여덟폭더불어 제백석의 산수 12폭 작품은 지금까지 유통된 중국의 예술품 중에서 가장 비싼 예술품으로 기록하게 되었다. 작품은 위안화 4,5억 원으로 경매 시작하여 57라운드의 치열한 경쟁 속에 최종 8,5억에 낙찰되었고 세금포함 9,315억으로 매각되었다. 산수12폭(山水十二屛)작품은 1925년에 제작된 그림이다. 제백석이 북평지역의 유명한 의사 진자림(陣子林)에게 선물했던 것인데, 반세기 동안 제백석의 여제자 (곽수의)郭秀儀가 수장하였던 것으로 전시는 무려 20여 회에 걸쳐 이루어졌다. 12폭 산수도는 시,서,화,인 모두 깨끗하게 표현되어 있고 표구가 같으며 작품마다 제백석의 자작시가 낙필 되어있다. 현재 확인되는 제백석의 12폭 병풍 산수는 두 점이 있는데 이번에 출품된 작품과 다른 하나는 1932년에 四川의 군인 왕찬서(王纘緖)를 위해 그린 것으로 현재 중경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다. 조맹부 作 - 반야심경또한 조맹부의 반야심경은 경매 시작가 1,2억에서부터 진행되었는데 최종 낙찰가 1,666억 원에 낙찰되었다. 세금을 모두 합쳐 1,909억 원(한국 돈 310억 원)에 매각된 것으로 전했다. 조맹부의 작품 중 박물관이 아닌 민간인이 유일하게 유통한 작품이다. 본 작품은 황제의 수장인을 비롯하여 고관대작들의 감상印 25개가 찍혀있다. 올해 9월 북경고궁박물관에서 조맹부의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 바가 있어서 낙찰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7. 12. 20글씨21 편집실
[Column]
박선영의 <캘리그래피 천일야화>06
‘참이슬’에서 ‘참이슬’로~ 소주 알코올 도수 25도가 대세였던 시절인 1998년 ‘참眞이슬露’는 알코올 도수 23도로 출발했다. 그 시절 관점으론 무척 파격적인 결정이었다.이후 소주 업계에서 낮은 도수 소주 경쟁이 일어나고, 2006년까지 일종의 심리적 저항선이라 할 수 있는 20도를 살짝 넘는 20.1도를 유지했다.그러다 2006년 19.8도로 출시된 ‘처음처럼’의 영향을 받아 20도를 깬 19.5도의 ‘참이슬 후레쉬’가 2007년 등장했다. 그 후 여러 번의 리뉴얼로 ‘참이슬 후레쉬’는 ‘참이슬’로 이름이 바뀌고, 현재 ‘참이슬’은 17.8도이며, ‘처음처럼’은 17.5도이다.소주 시장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이끄는 과점시장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주류의 유통구조와 마케팅의 영향이 크다. ‘참이슬’이 수도권에서 ‘처음처럼’과 혈투를 벌이는 사이, 지방 업체들은 앞다퉈 저도주(低度酒)를 시판하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저도주 중심의 감성적 캘리그래피를 사용한 새로운 브랜드들이 줄이어 출시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1도 1사의 원칙으로 그 도에 소재한 소주 회사의 제품을 보호했던 자도소주구입법이 20년 전 폐지된 이후 주류도매상과의 특수한 유통구조와 지역 마케팅으로 연명하던 지방 업체들은 저도주 출시 이후 해당 지역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이 영향으로 한때 55%를 넘었던 ‘참이슬’의 점유율은 47%대로 떨어졌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목표로 잦은 리뉴얼을 통해 점유율 50%대 회복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듯하다. 눈이 밝은 애주가라면 소주 알코올 도수의 인하와 함께 라벨에 있는 ‘참이슬’의 브랜드 로고 타입이 눈에 익을만하면 바뀌어 왔다는 것을 알 것이다. 물론 다 기억하기는 힘들겠지만. ‘처음처럼’의 침투 ‘처음처럼’ 라벨 변천(2006, 2007, 2010) ‘처음처럼’ 라벨(2010) 빅 브랜드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새것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던 ‘참眞이슬露’에게 ‘처음처럼’의 도전은 거셌다. ‘처음처럼’은 신영복 교수의 시에서 따온 문구를 캘리그래피 로고로 도입해 기존의 로고 타입들과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강력한 설득력까지 갖춰 소비자들로부터 신선한 반응을 끌어냈다. ‘처음처럼’은 출시 초기 참신하고 독특한 작명으로 눈길을 끌었다. ‘언제나 처음 같은 마음으로’ 살고자 하는 이상을 품고, 그런 자신과 닮은 소주인 ‘처음처럼’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는 20~30대 헤비 유저들이 주요 타깃이었다. 라벨디자인은 장식 없는 단순함으로 순수함을 반영했다. 로고 타입에는 신영복 교수의 안정감 있는 순수서예작품을 사용했다. 새 소식을 전하는 까치와 새싹을 표현함으로써 ‘처음 시작하는 소주’, ‘새로운 소주’의 의미를 형상화했다. 또한, 원작 ‘ㅊ’에서 처음 시작하는 획의 각도를 위로 조정해 처음의 느낌을 더 살리려 했다 한다. 2007년 소폭 리뉴얼을 통해 ‘처음처럼’은 로고의 선을 부드럽게 처리하여 유려한 느낌을 강화했다. 또 가시성 증대를 위해 로고 크기를 15% 확대했다. 2010년 10월부터는 자원순환과 환경을 고려해 공용 병을 사용했다. 이때도 리뉴얼과 더불어 라벨 디자인이 바뀌기는 했지만, 이전 디자인과의 지속성을 고려한 듯하다. 자세히 보면 로고 타입의 조합과 하단 디자인 요소가 변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래 하단 디자인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새싹 모양이었는데, 리뉴얼 버전에서는 물줄기를 연상시키는 획 한 줄로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더 세련되고 시원해진 느낌이나 새싹 그림에서 품었던 이야기는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처음처럼’(2012)‘처음처럼’(2014.02, 2014.12) 소주 회사 간 낮은 도수 술 경쟁으로 인해 알코올 도수를 조금씩 내릴 때 소주병의 라벨을 리디자인하게 되는데, ‘처음처럼’과 ‘참이슬’의 방식은 다르다 하겠다. 먼저 ‘처음처럼’은 브랜드 리뉴얼시 기존 신영복 선생의 글씨체를 기본으로 글씨 주변의 수풀이나 까치의 위치, 레이아웃이 바뀌더라도 중심이 되는 글씨체는 바꾸지 않음으로써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갔다.알코올 도수를 내린 2012년과 2014년 2월, 12월에도 로고 타입의 크기가 작아지고 왼쪽으로 배치하는 등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바뀌었으나 로고 타입의 글씨체는 유지한 것을 볼 수 있다.최근 ‘처음처럼’의 라벨을 보면 간략하게 표현했던 터치 대신에 새싹이 재등장하고 높이 올라가 있던 까치가 글씨 위로 다시 오는 등 똑같지는 않지만 2007년경의 안정적인 구도로 되돌아간 것을 볼 수 있다. 기존의 누적 이미지를 강화해 중심을 잡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로고 타입을 그대로 유지한 채 라벨 디자인을 바꾼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소주병은 초록색이며 라벨은 미색, 캘리그래피는 검은색을 사용한다. 다른 색상을 쓰면 소주라는 술이 지닌 고유의 분위기와 맛을 나타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류업체들이 병과 라벨 색상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이유다. 실제로 라벨을 흰색으로 바꾸기만 해도 소주 느낌이 사라지고 청주 같은 분위기가 풍기거나, 투명 병을 사용하면 ‘한라산’ 소주처럼 강한 맛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처음처럼’(2016~) ‘참이슬 Fresh’의 반격 ‘참眞이슬露’ 라벨 변천(1998, 2002, 2006) ‘참眞이슬露’는 참이슬이라는 진로 본래의 의미를 되살리고, 맑고 깨끗한 제품의 속성을 표현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회사명이자 브랜드명인 진로(眞露)에서 한자 훈을 따온 것으로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 대표가 지었다. 발매 초기 상품명은 ‘참眞이슬露’였으며, 2006년 8월 ‘참이슬 Fresh’ 출시 이후 ‘참眞이슬露’와 ‘참이슬’ 브랜드를 혼용하다가 2009년 12월 리뉴얼과 더불어 브랜드명을 ‘참이슬’로 통일했다. ‘참이슬‘ 라벨(2006)’참이슬 라벨 세부(2006) ‘참이슬’ 라벨(2007) 브랜드 확장의 정석을 보여주는 ‘참이슬 Fresh’는 소주 소비 연령대가 젊은 층으로 내려오면서 신선한 이미지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이에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디자인 개발이 무엇보다 강조되었다. 캘리그래퍼 강병인에 의해 개발된 글꼴 콘셉트는 ‘젊음, 깨끗함, 이슬’ 같은 느낌이었다. 신세대, 특히 젊은 20~30대 여성 소비층을 고려한 글꼴이었다. 기성세대 소비자들은 ‘참眞이슬露’에 그대로 두고, 알코올 도수에 좀 더 민감한 젊은 층을 ‘참이슬 Fresh’로 끌어들이고자 한 것이다. ‘참이슬 Fresh’의 라벨 디자인은 대나무 잎에 이슬이 맺힌 형상을 표현하여 순수하고 깨끗한 자연미를 살렸다. 2006년 성공적인 출시를 이룬 것으로 보이는 ‘참이슬 Fresh’의 디자인은 1년이 지난 2007년 10월에 빠르게 교체되었다. 당시 ‘참이슬 Fresh’와 ‘처음처럼’의 설탕 첨가 논쟁으로 인한 이미지 제고와 알코올 도수의 추가 인하로 인한 소폭 리뉴얼이었다. 새 라벨 디자인은 바탕에 파란색 번짐 효과를 줌으로써 깨끗한 이미지를 강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글자꼴 또한 좀 더 세련된 인상을 주는 것으로 교체되었으나, 리뉴얼 전과 비슷한 구도를 사용해 알아채기 힘들 정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에서 ‘ㅏ’획의 대나무 잎 형상화나 ‘슬’에서 ‘ㄹ’을 더 흘려 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로고 타입의 색상 또한 자연을 강조한 진한 녹색에서 깨끗하게 떨어지는 검정으로 변화한 것을 볼 수 있다. \'참이슬\' 라벨(2009)\'참이슬\' 광고 컷(2009) 2009년의 리뉴얼은 기존의 변화 추이보다 크게 바뀐 형태로 리디자인에 가까운 느낌이다. 카툰 타입의 일러스트는 대중적인 이미지를 담으려 적용되었다. 복고풍 이미지가 연상되어 친근함은 더했지만, 세련미에서는 멀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카툰을 소재로 한 것은 20∼30대의 미래 고객까지도 사로잡겠다는 전략적 포석이었다. 그러나 과연 효과적이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아울러 대나무 마디를 닮은 글자체를 사용해 자연을 닮은 모습을 표현하려 했지만, 이슬처럼 깨끗한 \'참이슬\' 네이밍과의 어울림, 일러스트와 삼행시와의 조화 여부에는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다. \'참이슬\' 라벨(2012) 2012년 1월부터 하이트진로는 기존의 \'참이슬 Fresh\'를 \'참이슬\'로, \'참이슬 Original\'은 \'참이슬 Classic\'으로 리뉴얼을 단행했다. 아저씨 이미지로 굳어온 소주에 젊음과 깨끗함, 도전 등의 새로운 이미지를 덧칠한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이미지의 추구는 이미 2006년과 2009년 리뉴얼 때 나오지 않았던가? 하이트진로의 분석대로라면, 2009년 리뉴얼이 젊은 이미지 형성에 한계를 보였다는 이야기인데, 그때의 디자인과 글꼴이 당시 하이트진로가 추구했던 이미지와 부합했던 것인지 살펴볼 일이다. 로고 타입과 디자인을 바꿀 필요성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전의 디자인보다 정리는 되었으나 전체적으로 밋밋하다. \'참이슬\'은 청정한 대나무 이미지로서 \'처음처럼\'의 새싹 이미지와 상대적인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번 리뉴얼은 그 디자인 자산을 버리고 이슬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깨끗하고 맑은 이슬 같은 소주라는 제품의 속성을 로고 타입에서 충분히 표현했는지 의문이다. 로고 타입의 캘리그래피가 무표정한 얼굴 같기 때문이다. 좀 더 \'참이슬\'만의 이미지와 지향점이 표현되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참이슬 fresh 라벨’(2014.02) / ‘참이슬’ 라벨(2014.11) 2014년 2월과 11월 소주 알코올 도수의 인하와 함께 찾아온 두 종류의 ‘참이슬 fresh’ 로고 타입은 캘리그래퍼 이산이 작업했다. 2012년의 로고 타입보다 유려한 글씨이고 ‘참이슬’ 브랜드가 추구하는 콘셉트에 더 근접한 글씨라고 볼 수 있다.2014년 2월과 11월 출시된 두 종류의 로고 타입을 비교해 보면 ‘ㅁ’이나 ‘ㄹ’에서 볼 수 있듯이 세련되고 유려한 글씨체에서 좀 더 순수하고 정돈된 글씨체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부가적인 요소로 2012년 하늘을 품은 이슬 일러스트의 연장 선상에서 이슬을 올린 달팽이가 등장한다든지(2014.02), 이슬에 더해 대나무 일러스트가 같이 등장한다던 지(2014.11) 등은 깨끗함을 표현하려고 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제품의 라벨과 로고 타입만을 놓고 보면 큰 흠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브랜드 전체의 누적된 이미지를 생각하면 먼 길을 돌아 제자리를 맴도는 듯하다. 2006년, 2007년의 로고 타입(그림3-1, 그림3-3)과 2014년 2월, 11월의 로고 타입은 ‘ㄹ’의 모양이나 글씨체 전체의 이미지인 세련됨과 순수함, 깨끗함에서 순서만 바뀌었을 뿐 여러모로 닮아있다. 물론 비슷한 것이 잘못은 아니다. 브랜드의 추구하는 바를 콘셉트를 넣어 표현한 것이니 비슷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돌고 돌아 비슷한 콘셉트의 로고 타입과 레이아웃을 쓸 바에는 성공적인 리뉴얼로 평가받는 2006년이나 2007년의 로고 타입을 꾸준하게 사용해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현재의 로고 타입을 지속성 있는 브랜드 로고 타입으로 사용하며 누적 이미지를 정립해 나가기 바란다. 이처럼 일관성 없이 자주 바뀌는 디자인이나 캘리그래피 로고 타입의 제작 기준이 궁금하다. 그저 교체를 위한 교체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로고 타입의 지속성에 대한 문제는 제쳐놓고라도 너무 장식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경영자와 핵심관계자, 디자이너의 역할이 아쉬운 대목이다. 추후 디자인과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공개된다면 더 자세한 사항을 알 수도 있겠지만 대략 짐작은 간다. 경쟁 PT로 인한 디자인업체의 잦은 교체로 그 디자인 업체가 제시한 시안의 글씨체로 그때그때 바뀐다는 사실을... 저관여 상품이라고 해도 그때그때 바꿀 것이 아니라 브랜드 디자인의 일관성이 필요하며 이는 로고 타입에도 적용되는 문제이다. 또한, 캘리그래피 로고는 작가의 의도와 더불어 제품의 생명력을 담은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가 제품으로서의 대상이 아니라 감정을 가진 주체로서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차원에 도달해야 한다. 꼭 대가의 글씨가 아니더라도 기업의 철학이나 마케팅 전략, 그리고 네이밍에 걸맞게 제작된 글꼴이 나오고 유지되어야 한다. 자주 바꾼다는 것은 그만큼 그 디자인이나 철학을 뒷받침할 만한 힘이 약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참이슬’의 가치 제고 ‘참이슬 fresh’ / ’참이슬 클래식‘ 라벨(2015) 어느 브랜드나 마찬가지겠지만 잘 나갈 때는 굳이 손을 대지 않는다. 괜히 손을 댔다가 역효과가 오면 모든 책임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출 감소가 있을 즈음 브랜드 부활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나,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때 가장 만만한 것이 브랜드 리뉴얼이다. 물론 긍정적인 면으로 보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주기적으로 브랜드를 강화하는 Brand Revitalizing(성장 속도가 줄어드는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너무 잦은 리뉴얼과 로고 타입 변화는 상품의 누적 이미지에 악영향을 준다. 제품의 시각적 이미지와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에 혼란을 주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인 브랜드 파워 형성에도 좋지 않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은 그 제품의 반복적인 노출과 관련이 있다. 즉 친숙해진다는 건 비주얼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비주얼과의 경험 횟수와 더 관계가 깊다는 말이다.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하면 소비자가 브랜드를 빨리, 오래 기억하는 각인효과가 생긴다. ‘처음처럼’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그에 반해 ‘참이슬’은 지배적인 점유율로 인해 브랜드의 이름은 더 친숙할지 몰라도 ‘참이슬’ 로고 타입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드물다. 이는 꾸준함이 결여된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있다 하겠다. 익숙해질 만하면 바뀌는 ‘참이슬’ 브랜드의 로고 타입을 일반소비자가 기억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참이슬’의 방황은 도수를 낮추고 라벨 디자인을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참이슬’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장기적 안목의 계획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이미지인데, ‘참이슬’은 ‘처음처럼’을 따라가는 알코올 도수 인하와 같은 제품 자체 변화에 주력했고, 잦은 제품 변경으로 인한 로고 타입의 변경과 그래픽의 변화는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의 혼란만을 주었을 뿐이다. 기왕 바꾸었으니 브랜드 이미지 관리는 이제 시간을 두고 볼 일이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서 여우는 어린 왕자와 작별하며 비밀 하나를 가르쳐준다.“네가 행성에서 길들였던 장미가 그다지도 소중해진 것은 그 장미를 위하여 잃어버린 수많은 시간 때문이야.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고 있어. 언제나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해. 넌 네 장미에 대한 책임이 있어.” 이 대목을 떠올리며 ‘참이슬’을 생각해본다. ‘참이슬’ 브랜드는 1998년 출시된 이래 진로 브랜드의 선점 효과로 20년 가까이 소주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오고 있다. 그런데도 잦은 라벨 디자인 교체와 그 과정에서 브랜드 로고 타입의 일관성 결여로 브랜드 이미지 확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이 아쉽다. 여우가 알려준 비밀처럼, 한 가지 통일된 정체성을 책임감 있게 꾸준히 길들인다면 좀 더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자료 제공 :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박선영(야림) 그래픽디자이너, 캘리그래퍼현 996크리에이티브랩 소장, 사)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이사, 전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이사로 활동했다. 동양적인 문화요소와 조형을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로 융화시키는 작업에 관심이 많은 그는 독립적인 프로젝트 활동 및 출판과 한글 관련 프로젝트와 전시에 참여하고 있으며,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우리 문자의 조형을 강의한다. 논문 <캘리그래피(손멋글씨)의 조형적 표현과 활용에 관한 연구>(2005)를 발표했고, 이탈리아 Utilita Manifesta/ Design for Social 2010에서 작품이 선정된 바 있다.http://yarim.blog.me/
[Column]
박선영의 <캘리그래피 천일야화>05
손글씨 서체 개발과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의 대두에 관하여 최근 글자꼴 개발의 경향은 디지털 환경이 생산하는 딱딱하고 기계적인 느낌에서 손맛 또는 인간미가 느껴지는 부드럽고 감성적인 느낌을 선호하는 것으로 바뀌는 듯하다. 옛 목판체 등을 되살린 옛멋글씨, 서예가들의 글씨를 활자화한 필 시리즈 등은 물론이거니와 여태명, 정병례, 신영복, 강병인, 백종열 등 유명 작가의 글씨를 서체화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그림1 효봉서체 / 상쾌한 아침 / 고암새김-나무 / 백종열체 / 신영복체 / 담운체 손글씨 서체개발 동서양을 막론하고 활자의 시작은 손글씨를 모방하는 것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꼭 누구의 글씨체라 이름 붙이지 않아도 서체개발에서 손글씨는 예전부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왔다. 기업전용서체도 예외는 아니어서 기존의 명조형과 고딕형 서체개발 외에 캘리그래피(손멋글씨)를 적용한 서체가 만들어지고 있다. CJ의 ‘CJ손맛체’, 롯데마트의 ‘다용도 캘리체’ 등이 그것이다. 이들 서체는 삼성생명 ‘SLI파트너H1’이나 네이버 ‘나눔손글씨’와 비교했을 때 용도가 더욱 구체적인데, 식품회사의 특성을 살려 자사의 식품 패키지와 그 주변에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그림2-1 CJ패키지 전용서체(CJ손맛체) / 롯데마트 통큰서체(다용도 캘리체)그림2-2 삼성생명(SLI파트너H1, SLI파트너H2) / 네이버 나눔체(나눔 손글씨)기존 작가의 글씨를 서체로 만드는 것은 일정 부분 규칙성을 담보로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탈 네모꼴 구조로 만들고 리듬감을 넣어도, 문장이 길어지면 일률적으로 보일 여지가 크다. 이를 탈피하고자 제한적으로나마 글자 모양을 선택할 수 있는 약간의 옵션 기능을 넣어 손글씨의 느낌을 더욱 살리고, 풍부한 표현을 가능케 했다. 그림3-1 ‘봄날체’ 피쳐링(Featuring) 옵션그림3-2 ‘CJ손맛체’ 글립(Glyph)기능 중 세 가지 버전(Basic, Glyph Style 1, Glyph Style 2) ‘봄날체’, ‘백종열체’, ‘CJ손맛체’ 등이 그 예인데, ‘봄날체’의 경우 피쳐링(Featuring) 옵션을 넣어 조사나 어미에 주로 사용되는 빈도수가 높은 글자(64자)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했다. ‘CJ손맛체’의 경우는 글립(Glyph) 기능으로 패키지디자인에 필요한 단어(108자)를 2종의 다른 스타일로 개발해 3종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모두 서체의 일률적인 모습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였지만 변화가 가능한 글자 수가 적어 제한적인 사용에 그쳐 아쉬움이 있다. 그림3-3 ‘강병인의 영묵체’ 가변폭과 시각중심선그림3-4 포천시 고유서체인 ‘막걸리체’ 상세 부분 최근 발표된 서체들은 글자폭이나 획의 흘림을 다양하게 살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중 하나인 2015년 출시된 ‘강병인의 영묵체’는 글자의 자소나 구조에 따라 글자폭(Width)의 변화가 다양하고 글자마다 굵기와 밀도가 달라 기존 손글씨 서체보다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또한, 글자의 무게중심을 가운데로 맞춤으로서 안정적이며, 많은 양의 텍스트에서도 무리 없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지역 고유서체 중 눈에 띈 것은 김대연의 캘리그래피를 바탕으로 만든 포천시의 고유서체인 ‘막걸리체’(2014)인데, 포천시의 설명에 의하면 포천막걸리의 부드럽고 깊은 맛을 표현한 서체라 한다. 갈필 느낌과 중성 획의 흘림을 살려서 붓글씨의 자연스러움을 볼 수 있으며, 자형마다 기울기와 가로세로 두께를 다르게 적용해 개성 있는 서체로 완성했다. 포천시는 ‘막걸리체’를 무료로 배포 중이며, 토속적인 느낌의 향토음식점 간판에 많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의 대두 기업이나 지자체 전용 서체의 캘리그래피 사용은 기업의 브랜드나 지역의 이미지를 좀 더 자유로워 보이게 도와준다. 하지만 서체화 과정의 한계로 기존 캘리그래피 원도보다 많이 다듬어져서 글씨의 맛이나, 표현의 적합성은 어느 정도 약해진다 하겠다. 기존 작가의 글씨를 서체로 개발하는 것은 일정 부분 규칙성을 담보로 하므로 서체의 변화가 작아지고 일률적으로 특성이 바뀌어 보일 여지가 크다. 그림4-1 릭스코(폰트릭스)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 샘플그림4-2 캘리스토어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 샘플그에 반해 자유로운 캘리그래피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이 있다. 타이핑해서 쓸 수 있는 설치식 폰트가 아닌 벡터 파일(illustrator 8.0) 이미지를 조합해 사용하는 방식인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가 그것이다. 혹자는 붓 느낌의 커스텀 폰트 소스라고도 하지만,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는 일러스트 파일화된 자소를 분리해 사용하기 때문에 크기와 기울기 변화가 자유롭다. 한 자소당 30개 정도씩 주어지는 샘플들은 실로 다양한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디자이너의 역량에 따라 결과물은 천차만별이다.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의 등장으로 디자이너는 리듬감, 붓의 동선, 공간배열, 크기와 각도 등 캘리그래피와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이해가 더욱더 필요하게 되었다. 물론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캘리그래피 사용과 구성의 질적 차이는 디자이너의 손에 상당 부분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그림5-1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캘리스토어 맛글체)의 다양한 자모음 조합 예시그림5-2 자모음 크기 변화 적용 예시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의 제작은 네이버의 로고제작카페에서 이벤트로 진행하기도 하며, 이미지뱅크 회사의 새로운 사업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는듯하다. 블로그에 개인이 올린 엉성한 수준의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도 많지만, 몇몇 회사에서 출시한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는 디자이너에게 손쉬운 캘리그래피 소스를 공급할 뿐 아니라 전각과 먹그림도 들어가 있어 어느 정도 쓸만한, 일정수준 이상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금처럼 캘리그래피 시장이 혼탁해지고, 좋고 나쁨의 구분이 뒤섞여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소스의 공급은 최악을 피해 가는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조합형 캘리그래피의 사용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외부 의뢰 감소를 불러오고, 결국 다양한 캘리그래퍼의 출현을 막아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조합형 캘리그래피를 만든 캘리그래퍼에게는 새로운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의 사용으로 캘리그래피의 저변이 확대되어 캘리그래피 작업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캘리그래퍼는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기우일 것이다.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 공급사에서는 사용자 등록 절차를 통해 서체가 무분별하게 복사되는 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수십, 수백 개의 획을 가진 캘리그래피 서체의 특성상, 매일 쏟아져 나오는 캘리그래피를 사용한 결과물의 홍수 속에서 무단사용과 복사를 과연 선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붓으로 글씨를 쓰면 지나치게 경외시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풍토에서 조합형 캘리그래피는 붓으로 쓰면 다 좋아하는 낮은 수준의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꽤 괜찮은 방법이다. 그러나 조합형 캘리그래피 서체의 경우 작가들의 자유로운 캘리그래피와 비교했을 때 희소성이나 표현의 적합성이 어느 정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여도 지역의 간판이나 농산물 브랜드 등에서는 저렴한 제작 비용으로 효율적인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기능적인 가독성과 붓질의 형태를 넘어 감동을 주는 글씨가 나올는지 모르겠다. 상용 일러스트의 클립아트나 스톡 사진이 있다고 해서 일러스트레이터나 포토그래퍼에게 일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글씨는 특성상 따라 쓰기 쉽고, 시장이 좁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캘리그래퍼들 역시 서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만의 색을 찾아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미 있는 작은 파이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캘리그래피가 생활 속의 문화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교육으로의 집중이 아닌 새로운 상품화 시장의 개발과 다양성이 살아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글, 그리고 캘리그래피의 인기와 더불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단지 한글을 디자인 요소로 차용했다고 해서 우리의 전통 미학이 살아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글의 아름다움을 활용했다 하면서도 후줄근하고, 촌스러운 디자인을 수없이 많이 봤다. 한글로 만들었다고 무조건적인 박수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글의 멋이 살아있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만이 자격이 있다. 이는 한글캘리그래피를 만들고 쓰는 사람뿐만 아니라, 부리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시각이 높아져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한글 디자인과 캘리그래피, 더 나아가 한글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실험과 다양한 작품에의 적절한 사용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자료 제공 : 네이버, 롯데마트, 산돌, 윤디자인, 직지소프트, 초롱테크, 캘리스토어, 포천시, 폰트릭스, 폰트뱅크, CJ 박선영(야림) 그래픽디자이너, 캘리그래퍼현 996크리에이티브랩 소장, 사)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이사, 전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이사로 활동했다. 동양적인 문화요소와 조형을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로 융화시키는 작업에 관심이 많은 그는 독립적인 프로젝트 활동 및 출판과 한글 관련 프로젝트와 전시에 참여하고 있으며,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우리 문자의 조형을 강의한다. 논문 <캘리그래피(손멋글씨)의 조형적 표현과 활용에 관한 연구>(2005)를 발표했고, 이탈리아 Utilita Manifesta/ Design for Social 2010에서 작품이 선정된 바 있다.http://yarim.blog.me/
[News]
덕종어보 짝퉁 논란
이완용 둘째 아들 “덕종어보”재제작에 실질적 관여 “덕종어보에 틀린 글자가 있다.”는 지적을 2년 전인 지난 2015년, 이정호(한국전각협회 이사, 관인위원장)가 했다. 문화재청은 이 같은 지적을 듣고도 약 2년 간 “진품”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덕종어보 이후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반환을 축하하는 대국민적인 특별전으로 인해 덕종어보가 재제작된 사실을 인정한 샘이 되었다. 해당 어보는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24년 일본인 소유의 ‘주식회사 조선미술품제작소’에서 만든 모조품이었다. 문화재청이 모조품에 대한 인정은 문정왕후 어보 특별전 자료에서 ‘덕종어보’에 작은 글씨로 1924년 조선미술품제작소의 재연품이라고 명기한 부분을 최근에 보고 알려졌다.덕종어보문화재청의 해명 자료에 의하면 여러 곳의 문제제기로 인해 작년 8월 진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성분분석에 착수했고, 그 결과 최종적으로 모조품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은 금년 1월이다. 이후에도 발표하지 않고 은폐해왔던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진다.문정왕후 어보 혜문(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의 설명에 의하면 논란이 되는 어보는 문정왕후어보도 마찬가지지만 1924년 명종 당시 화재 사건으로 파손이 있었고 그 뒤에 파손된 부분을 다시 재제작했다고 한다. 문정왕후 어보의 재제작이 있다손 치더라고 문정왕후 생전에, 당대에 재제작 한 것이기 때문에 큰 논란이 되진 않는다. 문정왕후어보와 덕종어보의 과학적 성분분석 결과를 주목해보면 문정왕후어보는 금이 80%이상 들어간 결과 진품이 명확하고, 덕종어보는 금이 6%, 구리가 70%이상으로 완전히 다른 재질로 만든 모조품이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정왕후 어보(국립고궁박물관 제공) 또한 모조품의 재제작은 당시 조선미술품제작소에서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데, 이완용의 차남인 이항구이다. 당시 제작을 총괄하고 봉안까지 했던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했던 사람이다. 진품이라고 주장했던 덕종어보가 모조품으로 전락하는 것에 이어 그 실질적 관여를 친일파인 이완용의 둘째 아들인 이항구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문정왕후, 현종어보가 돌아온 기념으로 열리는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전시에 함께 전시 된 ‘덕종어보’의 철회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표한 국립고궁박물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7. 8. 28글씨21 편집실
[Column]
박선영의<캘리그라피 천일야화>04
캘리그래피는 피로하다. 이 지긋지긋한 캘리그래피!캘리그래피의 수요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그에 발맞춰 캘리그래피를 배우려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명암 또한 존재한다.캘리그래퍼가 증가함에 따라 글씨가 다양해지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다. 또한, 캘리그래퍼들에게는 발전적인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캘리그래피와 한글에 대한 이해와 인식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현상은 우려스럽다. 그중에는 무조건 흘려 쓰면 예쁜 글씨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적절치 않은 캘리그래피도 많기 때문이다. 어느 디자이너가 외쳤다는 \'이 지긋지긋한 캘리그래피\'라는 비명은 유행처럼 번진 캘리그래피 열풍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는 한글 캘리그래피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캘리그래피를 활용한 광고나 디자인이 홍수를 이루다 보니 그 또한 시각적 공해로 느껴진다. 각각의 고유한 특성은 물론이고, 글의 내용이나 미적으로 어떤 연관성도 없이 단순히 캘리그래피를 위한 캘리그래피인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그림1] 간판개선사업 전 여백이 아쉬운 목포 한 식당가 풍경. 우리 집에 오라고 아우성인 레터링 된 활자들[그림2] 제품포장에 캘리그래피와 강한 색을 썼지만 제품 간 구분이 어려운 신선식품 진열대 와글와글한 우리의 간판 문화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는 관 주도의 획일화된 간판 개선사업처럼, 개선 전이나 개선 후가 다양성을 가지지 못하고 어떤 한 방향으로 획일화된 것을 볼 수 있다. 여러 분야에서 캘리그래피를 쓰면 한국적인 느낌이 나고 차별화가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또 하나의 획일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이런 현상의 밑바탕에는 한글을 깊이 있게 연구하지 않고 단지 표현의 수단으로 쉽게 이용하려는, 한글 캘리그래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제품 각각의 이미지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개성을 담아야 하는데, 개성 있는 솜씨보다는 오직 붓에 의존해 획일화된 글자를 생산하고 있는 듯하다. 붓으로 쓴 것이라 하여 모두 캘리그래피는 아니다. 문자에 담긴 뜻을 글자라는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이 캘리그래피다. 따라서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더불어 즐거움을 주는 감성적인 글꼴일 때 좋은 캘리그래피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감성적이고 차별적인 표현 요소로 캘리그래피를 선호했는데, 그러다 보니 글꼴과 표현이 모두 비슷해져 차별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브랜드의 개성이 잘 드러나지 않아 오히려 문제다. 캘리그래피의 홍수 속에서 철학과 주제, 그리고 품격을 찾기란 실로 어렵다. 한동안 그 화려함이 계속될 테지만 그것이 얼마나 건실한 토대 위에 서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요즘처럼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캘리그래피는 스스로 캘리그래피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그림3] 백설 2009년 로고 타입[그림4] 백설 2011년 로고 타입 기업들도 트랜드에 맞춘 무분별한 캘리그래피 로고 타입의 문제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CJ제일제당이 단행한 브랜드 리뉴얼은 \'전통으로의 회귀(Return to roots)\'로 볼 수 있다. \'요리 재료\'라는 본래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백설\'이라는 전통적인 브랜드로 회귀한 것인데, 기업 브랜드는 예쁜 글씨가 아닌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그것이 꼭 캘리그래피일 필요는 없다. 기업의 브랜드는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_캘리그래피의 공급과잉캘리그래피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캘리그래퍼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나 강좌도 많아졌다. 늘어나는 교육장과 강사들, 넘쳐나는 수강생으로 인한 인력의 공급과잉은 이제 공공연한 일이 되었다. 혹자는 저변이 확대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한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디자인과 어우러졌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캘리그래피의 특성상 디자인 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공급은 이미 차고 넘친다. 이로 인해 어디서 배운 티는 나지만 가독성에 문제가 있거나 심미적으로 수준 이하인 작업이 양산되는 것, 천편일률적인 글자체 스타일 또는 베끼기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상업적 캘리그래피 시장만으로는 생활을 영위해 나가기 힘든 실정이며, 유명작가가 아닌 이상 아주 적은 금액으로 작업을 수주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캘리그래피 시장의 가치와 정체성을 흔들어 놓는 일이 된다. 공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캘리그래퍼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교육으로만 빠져서 강사를 만들기 위한, 강사가 되기 위한 교육만 하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이제는 양적 팽창뿐 아니라 캘리그래피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캘리그래피와 관련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며, 한글을 이용한 상품 개발은 국가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훌륭한 문화산업이기에 국가의 정책적인 관심과 지원도 기대해본다. 글씨는 특성상 꾸준한 노력과 수련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수료한 후 무엇인가가 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일부 단체의 민간자격증 시험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현재 수십 종의 민간 자격증이 있다고 한다. 그중 자격증을 주고 심사하는 단체와 사람들의 자질이나 권위가 과연 충분한지도 의문스럽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포트폴리오도 채우지 못한 단체나 사람이 누구를 심사할 수 있단 말인가? 시장에서 평가받아야 함에도 과거 POP나 북아트의 유행처럼 새로운 시장이나 직업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오직 강사 자격증만을 위한 배움으로 변질될까 걱정스럽다. 캘리그래피의 희귀성이 결여되면서 시장의 혼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_캘리그래피의 생명력우리나라 캘리그래피 시장은 현재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한국적인 디자인 찾기의 맥락이 될 수도 있고, 감성디자인 또는 하나의 트랜드로 그칠 수도 있다.캘리그래피가 단순한 트랜드로 끝나지 않으려면 그것을 함께 다듬고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성과 정서를 담아내는 것은 물론 다양한 표현을 시도해야 한다. 또한, 캘리그래피를 단순히 그래픽 모티브나 소스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까지 함께 부각해 예술적 작업으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한 한글 문화상품 개발과 문화사업도 필요하며, 거기에 더해 생활에서 한글과 캘리그래피 문화를 자연스럽게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겠다.일찍이 다양한 분야에서 캘리그래피를 활용하고 있는 일본의 예를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한글은 문자가 아닌 이미지적 소통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통과 예술적 소재로서 한글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과학성과 실용성에 쏠렸던 무게중심이 소통과 예술성에 대한 한글 가치를 재인식하는 것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더불어 한글이 국가브랜드를 강화할 독창적인 문화상품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한글 캘리그래피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캘리그래피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살아있는 한글문화이고 우리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적절한 방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글을 활용한 캘리그래피가 단지 한 시대의 트랜드에 그치는 것이 아닌 꾸준한 생명력을 가지고 생활 속에 녹아들어 자리 잡기를 바라본다. 박선영(야림) 그래픽디자이너, 캘리그래퍼현 996크리에이티브랩 소장, 사)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이사, 전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이사로 활동했다. 동양적인 문화요소와 조형을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로 융화시키는 작업에 관심이 많은 그는 독립적인 프로젝트 활동 및 출판과 한글 관련 프로젝트와 전시에 참여하고 있으며,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우리 문자의 조형을 강의한다. 논문 <캘리그래피(손멋글씨)의 조형적 표현과 활용에 관한 연구>(2005)를 발표했고, 이탈리아 Utilita Manifesta/ Design for Social 2010에서 작품이 선정된 바 있다.http://yarim.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