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타이틀의 여왕 전은선의 캘리그라피 세미나
작년 이맘 때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배우, 감독, 작가 할 것 없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나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아름다운 영상 뿐 아니라 드라마 ost까지 음악 차트를 석권하며 2017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을 차지한 이 작품의 메인글씨를 쓴 캘리그라피 드라마타이틀의 여왕 전은선 작가의 세미나가 열렸다.작은 글씨 소품들이 아기자기 전시되어 있는 ‘카페창희’에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다자란소년 캘리그라피 아카데미 \'다락글방\'의 수강생들로 구성된 자발적 모임인 \'다락회\'의 정기세미나로 전은선 작가의 작업제작 스타일,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그 동안 작업했던 결과물을 하나하나를 보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이어졌다.그녀는 처음 글씨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 글씨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해 작업을 하고 있지만 붓이 주는 특유의 발묵이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주로 붓을 이용한다고 밝혔다.캘리그라피는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지만 목적에 맞게 표현하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며 다양한 서체를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마의 첫 인상인 타이틀 글씨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전은선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취재 성은하기자
삼척 절터서 통일신라 청동인장 2점 출토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절터에서 통일신라시대 승단 조직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인장(靑銅印章) 2점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삼척시청과 대한불교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 스님)가 발굴조사 중인 삼척 흥전리 사지(寺址)에서 지난 8월 한 변의 길이가 5.1㎝인 정사각형 청동인장 2점을 찾아냈다고 5일 밝혔다. 흥전리 사지에서 발굴 당시의 모습. 두 인장은 4호 건물지에 나란히 묻혀 있었고, 인장 한 점은 청동으로 만든 인장함에 보관된 상태였다. 흥전리 사지에서 청동인장이 출토되면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이 절의 위세가 매우 높았다는 사실이 또다시 규명됐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인장들은 끈을 매달 수 있도록 구멍이 뚫린 손잡이가 달렸고, 두 점 모두 양문(陽文)임이 특징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청동인장 중 한 점에 새겨진 글자를 \'범웅관아지인\'(梵雄官衙之印)으로 판독했다. 범웅은 \'석가모니\', \'부처\'를 뜻한다. 따라서 \'범웅관아지인\'은 석가모니 관아, 즉 승관(僧官)의 인장이라는 의미다. 이 인장의 서체는 중국 당나라 관인(官印)에 많이 사용된 구첩전(九疊篆·글자 획을 여러 번 구부려서 쓴 전서체)의 초기 형태로 평가됐다. 또 다른 인장에는 획을 여러 번 구부린 추상적 무늬인 기하문(幾何文)이 새겨졌다. 삼척 흥전리 사지에서 나온 통일신라시대 청동인장. 왼쪽이 \'범웅관아지인\' 오른 쪽이 기하학적 문양의 인장. 출토된 청동인장은 한국사 및 인장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다. \'삼국사기\'와 \'고려사\' 등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에 관인은 국가가 주조했고, 고려시대에도 국가가 지방 주군(州郡)의 승관인(僧官印)을 거둬들이는 등 관인을 직접 관리했다. 연구소 측은 \"‘범응관아’라는 명문은 문헌과 금석문을 통틀어 처음 확인된 용어인데, 통일신라시대 승단 조직과 국가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빈약한 한국전각사에서 출토지가 분명한 사찰전각의 사례가 많지 않아 인장사 및 전각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2017. 12. 21글씨21 편집실
<한중명가10인전> 다섯 번째 전시 중국 상우에서 열려
<中韓名家書法10人展>이 12월9일부터 1주일간 중국 浙江省 上虞의 上虞文化藝術展示館에서 열렸다. 소흥의 蘭亭書會와 2013년부터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매년 열어 올해로 다섯 번째 전시를 갖은 것이다. 정웅표 作이종선 作 한, 중 각 5명씩 참여한 이번 전시에는 한국에서 정웅표, 양상철, 김영선, 이종선, 이은설이 중국에서는 周俊友, 張 麟, 范科進, 趙技峰, 梁益松 등이 출품하였다. 양상철 作이은설 作周俊友 作 또한 馮建榮 紹興市政務副主席, 謝有才 蘭亭書會名譽會長, 王建華 蘭亭書會會長, 倪七一 蘭亭書會秘書長, 陣 峰 浙江省書協副秘書長, 丁 毅 上虞區文聯副主席, 呂萬玖 上虞日報副總編, 徐 忠 上虞區書協副主席, 鈕震江 楊永林 中國書協會員 등이 찬조출품 하였다. 김영선 作趙技峰 作 한중 양국의 서예문화 교류를 위해 비중이 있는 작가들이 참여하여 열리고 있는 이 전시는 각기 다른 서풍을 드러내며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상호교류를 통해 양국의 서예술의 특질을 교감하며 민간외교에도 기여하고 있는 <한중명가10인전>은 내년 한국에서 여섯 번째 전시를 갖게 된다. 2017. 12. 26글씨21 편집실
한국서예진흥 재단 법인화
기금조성 위해 사회 각계 인사로 정책자문위원 구성, 3년간 전시경매를 통해 기금 마련 지난 12월 1일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국민의당)은 서예 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시책 마련과 지원을 가능케 하는 내용의 서예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서예진흥법)을 발의 했다. 본 법안이 통과될 경우 서예 진흥을 위한 체계적인 육성정책의 시행과 국가적인 예산 지원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서예 교육에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이 가능해지고, 서예의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한국서예단체총협의회는 법안이 발의됨에 따라 국회 교문위, 법사위, 본회의 통과를 위한 전체 국회의원의 서명을 받기로 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서예진흥법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별도로 운영하기로 하였다. 한국서예단체총협의회(이하 서총), 서예진흥정책포럼(이하 포럼)이 함께 서예중흥을 위해 창립된 한국서예진흥재단(이사장 홍석현, 이하 재단)이 설립 자본금 3억 원을 확보하고 재단법인 설립 절차를 밝게 되었다. 지난해 서단에서 2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여 진흥재단의 법인화를 추진하였으나 설립자본금이 부족하여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재단’에서는 지난 12월 6일 ‘서총’, ‘포럼’과 연석회의를 열고 이 자리에서 부족분 1억 을 홍석현 재단 이사장이 쾌척하여 법인화 절차가 구체화 되었다. ‘재단’의 법인등록은 ‘서총’, ‘포럼’과 함께 ‘재단’이 서예진흥의 세 축을 완성하는 의미를 갖으며, 실질적인 진흥서업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재단’은 법인등록 후 목적사업으로 서예전시, 서예학술, 서예교육 등을 지원하게 되며, 2020년까지 3년간 목적사업 추진을 위한 3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으로 밝혔다. 기금조성을 위해 정계, 재계, 문화예술계, 학계 등의 사회 각계에서 저명인사들로 70명 정도의 정책자문위원을 구성하고 매년 기금마련을 위한 전시 경매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서예진흥재단의 기금조성방안 1. 한국서예진흥재단 ‘정책자문위원’ 중 명사 분야 72명의 기금 기부를 전제로 위촉(1천만 원x72명= 7억 2천만 원)2. 기금마련 전시경매 개최 (한국서예대표작가 및 명사서예 100점(100명) 고미술 등 100여 점 등 200점x 5백만 원 x 3회 =30억 원 서예계정책자문위원 권창륜 김광영 김단희 김동연 김병기 김보금 김성환 김양동 김정묵 김제운 김종범 김진익 김진화 김창동 김태균 김태정 김훈곤 맹관영 민이식 박상찬 박영옥 박영진 박용설 박원규 박정숙 박종회 박진태 박행보 변영문 변요인 서근섭 소병순 손경식 송전석 송하경 신두영 심우식 심재영 양진니 양택동 여원구 이경희 이 곤 이곤순 이규형 이돈흥 이동익 이수덕 이 용 이지연 이현종 인영선 임재우 전도진 전명옥 전정우 전종주 정도준 정연교 정제도 정태희 정하건 조성자 조수현 조수호 조용민 조용선 조종숙 주계문 홍석창 현민식 황석봉 황성현
대구중구보건소, 노인복지관에 서예 설치작품 공개 화재
대구 중구에 위치한 보건소와 노인복지관이 함께 있는 건물 4~6층의 중정홀에 서예 설치작품이 설치되었다. 높이 12.5m, 폭4.5m의 기등에 설치된 작품은 ‘무극(無極)ENDLESSNESS’이라는 제목으로 작가는 서예가 이정(44)이다. 이정 作 - 무극(無極)ENDLESSNESS幸, 福, 安, 樂, 大, 吉, 壽, 昌, 富,貴, 榮, 華, 豊, 誠, 和, 合, 共, 喜(행복과 복, 편안함과 즐거움, 길함, 장수, 부귀영화, 풍성함과 화합, 함께 즐거워함)이정 작가는 2010년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로 선정되며 본격적인 실험작들을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전통 서예에서 벗어나 새로운 구도와 형태로 글자를 써 내려가는 작품들을 선보였고, 이후 ‘무극’이라는 실험적인 설치작품에 이르렀다. 천지만물(天地萬物)이 이룩되기 전,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된 하나의 기운을 태극(太極)이라 한다. 그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인 무극(無極)이라고도 한다. 바로 이정 작가의 작품은 이 ‘무극’에서 시작된다. \'무극(無極)ENDLESSNESS\' 설치작업 중 모습이정 작가의 작품설명을 보면, 무극의 ‘黑’의 상자에서 쏟아져 나오는 문자는 과거를 보여준다. 벽면의 기호, 부호 그리고 문자는 현재 시점을 말한다. 이 과거, 현재 문자들은 白의 상자에서 과거로 변한다. 이처럼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근원적인 궁극적인 실체가 있듯이 무극은 곧 태극이 되고, 미래지향과도 맞물린다. 지상에서 12m의 높이에 설치된 ‘흑(黑)’의 상자에서 쏟아져 나오는 문자들은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는 형상을 가진다. 그리고 바닥에 설치된 백(白)의 상자에 쓰인 문자는 좋은 의미가 있는 문자들로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관람자로 하여금 기원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자 하였다. 20대 때 이미 서예계에서 서예가로서 이룰 수 있는 꿈들은 웬만큼 다 이뤘다고 전하는 이정 작가는 그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대학 시절 하루에 20시간씩 글씨를 써내며 전통서예에 대해 피나는 노력을 했던 작가는 그 한계를 뚫고 새로운 작업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였고, 그 작업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글씨21에서 주최한 청년 정예작가 선발 공모전에 선발되어 2018년 2월 1일부터 7일까지 백악미술관에서 \'청년 정예작가 초대전\'이 열릴 예정이다. 2017. 12. 28글씨21 편집실
청주문화원 신임 사무국장 신철우씨 선임
청주문화원(원장 박상일) 신임 사무국장에 신철우씨(46)가 선임됐다. 신철우씨는 계명대 서예과, 고려대 대학원(문학석사)을 졸업하고 청주에서 서예가와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충북미술협회 서예·국제분과위원장을 지냈고, 젓가락연구소 연구원, 2016 직지코리아페스티벌 기획자로 참여했다. 청주문화원 신임 사무국장에 선임된 신철우아울러 신철우씨는 청주대미술관에서 4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으며 청주시 문화산업재단 선임 연구원 재직시 국민권인위원회에서 선정한 올해의 청렴우수강사 포상도 수상하였다. 앞으로 청주시의 문화예술분야가 서예·캘리그라피를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예술로 새로운 활기를 되찾아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2017. 12. 28글씨21 편집실
JTBC 「차이나는클라스」 김병기 교수 ‘사라진 한자, 잃어버린 역사’
전북대 중어중문과 김병기 교수가 JTBC의 인기 교양프로그램 「차이나는클라스」 출연 하였다. 2018년 새해 첫 방송에 출연하게 된 김병기 교수는 ‘사라진 한자, 잃어버린 역사’라는 주제로 1시간 동안 열강을 한다. JTBC 「차이나는클라스」 43회 방송 예고편JTBC 「차이나는클라스」 43회 방송 예고편역사와 전통문화를 잃어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고발하고, 한자의 재발견을 통해 일제에 의해 변조된 광개토태왕비의 진실을 밝힌다. 일제에 의해 광개도태왕비가 변조되기 전의 원문을 추적해 가는 과정, 복원한 내용에 대한 흥미진진한 강의가 펼쳐진다. JTBC 「차이나는클라스」 43회 방송 예고편JTBC 「차이나는클라스」 43회 방송 예고편JTBC 「차이나는클라스」 43회 방송은 2018년 1월 3일 21:30에 시청할 수 있다. 예고편 보기 ▶ http://tv.naver.com/v/2474249 2017. 12. 28글씨21 편집실
박선영의 <캘리그래피 천일야화>02
꼬리에 꼬리를 무는 캘리그래피이야기 몇 년 전에 기억을 잃어가는 한 여자와 그 여자를 지켜주는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수애앓이’에 빠지게 한 드라마가 있었다. ‘천일의 약속’은 두 주인공 지형(김래원)과 서연(수애)의 슬픈 사랑 이야기는 물론 매회 드라마가 시작할 때 등장하는 타이틀에도 눈길이 갔다. 캘리그래피를 사용한 타이틀 중 ‘약속’이라는 단어가 어딘지 모르게 묘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림1] 천일의 약속(2011) _ 캘리그래피 강병인 드라마 ‘천일의 약속’ 타이틀에 사용된 캘리그래피를 쓴 강병인 작가는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타이틀을 소의 뿔 모양을 빌어 뿔난 형상을 시각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타이틀에서는 ‘약속’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형상화해서 글씨로 표현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약’의 ‘ㅑ’와 ‘속’의 ‘ㅗ’가 ‘ㅅ’을 뚫고 이어져 있는데, 이는 새끼손가락을 걸고 영원히 함께하자던 약속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무리하게 보일 정도로 강하게 결합되어 있지만, 가독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덕분에 ‘약속’이라는 의미의 상징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단순한 글자가 아닌 하나의 이미지로 다가가게 한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약속’이라는 단어의 자소가 가능한 한 모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속’의 ‘ㄱ’이 ‘ㅗ’에 붙어 있어 결합, 즉 약속이라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이어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ㄱ’의 얇고 허약함은 주인공의 불안한 상태를 보여주는 듯 위태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처럼 드라마의 콘셉트와 의도에 맞춰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캘리그래피 타이틀은 시청자들의 시각을 자극했고, 이는 드라마 속 이야기로 감정을 이입하게 하는 효과를 주었다. 즉, ‘약속’과 슬픈 스토리의 의미를 상기시키며 시청자가 슬픈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힘을 실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꼬리 1. 획, 어떻게 쓸 것인가? [그림2-1]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그림2-2]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첫 번째 포스터(그림2-1)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불’이다. ‘ㅜ’가 ‘ㄹ’에 똑바로 연결되지 못한 채 ‘ㅂ’과 ‘ㅜ’ 사이의 허획과 두께가 같아 자칫 ‘블’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나치게 ‘흘려 쓰기’에만 중점을 두고 실획을 제대로 쓰지 않은 탓인데, 실제로 이 포스터는 홍보 포스터로 사용되다가 지적을 받고 정식 포스터에서는 ‘ㅜ’획의 세로획 두께를 두껍게 해 가독성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포스터 2). 하지만 ‘꽃’에서 ‘ㅗ’의 세로획이 불안정하게 처리돼 전체적인 자형의 완성도 면에서는 여전히 의문을 품게 하는 작품이다. 게다가 복사하여 두 번 연속으로 사용한 ‘처럼’이라는 글자는 캘리그래피의 유일성을 깨뜨려 인위적으로 보인다. 조형적으로는 ‘꽃’의 ‘ㅊ’이 칼날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배치되거나 ‘비’의 ‘ㅣ’가 무사의 칼날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상징성을 함축적으로 형상화해 내기에는 버거웠던 것 같다. [그림3] 아름답다(2007)또 다른 영화 ‘아름답다’는 ‘름’에서 ‘ㅡ’와 ‘ㅁ’의 연결 부분이 허획이 아닌 실획처럼 너무 두껍게 처리되어있고 ‘ㅁ’의 모양도 완전한 형태가 아니라 ‘ㄱ\'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답’에서 ‘ㅂ’의 상단 획을 아예 생략함으로써 가독성을 지나치게 해치며 읽기 곤란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것을 읽을 수 있는 이유는 한글을 글자 한 자 한 자의 정보가 아닌 익숙한 단어의 형태로 받아들이는 우리말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캘리그래피를 사용해 타이틀에 독창성과 차별성을 주고 싶다면 우선 한글의 자형과 획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허획과 실획의 구분을 명확하게 둬 가독성을 해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즉, 흘려 쓰더라도 한글의 기본적인 구조는 염두에 둬야 한다. 반면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이나 영화 ‘아름답다’의 타이틀과 달리 흘려 쓰거나 힘찬 표현을 할 때도 획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표현한 작품들도 있다. [그림4] 상어(2013) _ 캘리그래피 전은선[그림5] 타짜(2006) _ 캘리그래피 이상현 드라마 ‘상어’의 타이틀에 사용된 캘리그래피는 어딘지 모르게 상어의 지느러미나 이미지를 닮은 것을 볼 수 있다. 전체적인 구도와 세부적인 표현이 하나의 덩어리로 상어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게 표현됐다.이상현 작가가 쓴 영화 ‘타짜’의 캘리그래피는 거친 칡뿌리를 사용해 타짜들의 거친 삶을 강력하게 표현했다. 매우 거친 칡뿌리로 만든 붓을 쥐고 약간 두꺼운 종이에 먹이 팍 튀도록 써서 패를 자신 있게 내리치는 느낌을 주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글자들이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향해 있음을 볼 수 있다. 꼬리 2. 캘리그래피 재료에 관하여 [그림6]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_ 캘리그래피 꽃봄 김혜진 영화 ‘타짜’의 타이틀 제작에 칡뿌리가 사용된 것처럼 영화 타이틀 중에는 붓이 아닌 다양한 재료로 상징성을 강하게 표현한 캘리그래피가 많다. 그중 하나가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인데, 2000년대 초반 영화 타이틀 제작에 한글 캘리그래피 열풍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나무젓가락을 사용해 거칠고 역동적으로 표현한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타이틀은 먹이 번지고 튀는 느낌이 주인공 류승범이 피를 토하는 장면과 조화를 이뤄 마치 혈서에 피가 튄 것 같은 효과를 준다. 즉, 타이틀에 사용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라는 캘리그래피는 핏덩어리를 형상화한 글꼴로, 영화의 치열하고 잔인한 폭력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결국, 상징성과 주목성이 두드러진 글자(캘리그래피) 자체가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7] 다양한 캘리그래피 도구 이처럼 타이틀의 캘리그래피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의 느낌을 함축적이고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꼭 붓이 아니더라도 각종 펜과 나뭇가지, 롤러, 면봉, 휴지 등 여러 가지 재료와 다양한 재질의 종이를 이용해 콘셉트에 맞는 캘리그래피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물론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작가의 개성과 물의 농도 등에 따라 표현의 폭은 매우 넓다. [그림8] 파이란(2001) _ 캘리그래피 박우혁 [그림9]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2008) _ 캘리그래피 조원준 먹물이 튀거나 번지는 표현임에도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 있다. 영화 ‘파이란’과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의 타이틀인데, 영화 ‘파이란’은 번지는 효과를 위해 휴지를 길게 뭉쳐서 썼다고 한다. 언제나 불안정한 하류계층의 거친 일상과 내면을 담아내는 영화에서 역동적이지만 불완전한 구도를 하고 있는 타이틀은 그러한 면목을 단번에 담아내고 있다. 또한, 서술형 카피로 사용된 보조 카피 역시 불완전한 구도와 필체로 인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강한 애수를 불러일으켜 주목성과 상징성이 강조되고 있다.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의 타이틀은 눈물이 번지는 듯한 어눌하고 순박한 글자들을 통해 영화의 감성을 표현했다. 특히 글자의 배치가 주인공 공효진의 시선 방향과 어우러져 하나의 시각적인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 타이틀에 사용된 캘리그래피를 그냥 잘 쓴 글씨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캘리그래피는 단순히 잘 쓴 글씨가 아니라 작품의 콘셉트와 줄거리에 따라 달리 쓰일 뿐 아니라 그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의 글꼴이다. 문자도 하나의 시각물로 볼 때, 개개의 글자와 연결된 문구들은 모양과 색, 레이아웃 등을 통해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가 있을것이며, 이처럼 캘리그래피는 글자의 이미지화를 통해 감성적이고 상징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박선영(야림) 그래픽디자이너, 캘리그래퍼현 996크리에이티브랩 소장, 사)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이사, 전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이사로 활동했다. 동양적인 문화요소와 조형을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로 융화시키는 작업에 관심이 많은 그는 독립적인 프로젝트 활동 및 출판과 한글 관련 프로젝트와 전시에 참여하고 있으며,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우리 문자의 조형을 강의한다. 논문 <캘리그래피(손멋글씨)의 조형적 표현과 활용에 관한 연구>(2005)를 발표했고, 이탈리아 Utilita Manifesta/ Design for Social 2010에서 작품이 선정된 바 있다.http://yarim.blog.me/
제3회 순창군 섬진강 자연생태 관광지 전국사생공모전 심사결과 발표
\'순창의 아름다운 산하 한 폭의 그림으로\' 순창군이 주관한 제3회 순창군 섬진강 자연생태 관광지 전국사생공모전이 입상작을 발표했다.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순창의 섬진강, 강천산 등 자연풍광과 문화자원을 화폭에 담아 간진하고, 미술인 관광객 활성화를 목전으로 추진되었다. 심사결과 영예의 대상은 윤종득씨의 ‘구장군 폭포’가 선정되었다. 전각가로 유명한 산하 윤종득 작가가 글씨와 전각을 잠시 뒤로하고 산수화가로도 명성을 알리게 되었다. 이미 수차례 전각을 기반으로 한 회화展을 열었던 이력은 있지만, 공모전을 통한 화가로의 데뷔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작 - 윤종득 \'구장군 폭포\'순창의 아름다운 산하를 주제로 한 폭의 산수를 멋들어지게 표현한 이번 대상작은 한 필 한 획에서 서예와 전각을 기반으로 한 웅장한 느낌이 농익어 있다. 이어 최우수상에는 박명옥씨의 ‘향수’, 우수상에는 김영선씨의 ‘강천홍엽’. 변복우씨의 ‘섬진강-숨결’, 김동환씨의 ‘구장군 폭포가 흐르는 전경’이 각각 선정됐다. 또 특별상으로 박병대(전주시)씨의 ‘섬진강’, 황금화(순창군)씨의 ‘섬진강의 황금 들녘’이 각각 선정되는 등 특선 5명과 입선 10명을 포함 총 22명을 입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이밖에 상금 50만원과 교육부장관상이 수여되는 학생부 대상에는 구현우(1학년) 학생이 응모한 ‘강천산의 가을’이 선정되었다. 이철량 심사위원장은 “공모 참가자들의 지역을 살펴보면 전국 각지로 사생대회의 명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출품작들의 수준이 향상돼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행복한 고민을 했다.”라고 심사평을 밝혔다.2017. 12. 28글씨21 편집실
“동아시아 서예교육 및 교사 양성 : 한중일 서예교육국제학술세미나” 일본 도쿄에서 개최
2017년 12월 23일 도쿄 학예대학 서예교육연구회는 일본 도쿄 일·중 우호회관에서 “동아시아 교원(교사) 양성과 서예 교육 : 한중일 서예 국제 학술세미나를 주최하였다. 한국 경기대학교 장지훈 교수, 화중사범대학교 雷实 교수, 산시대학교 王力军 부교수, 도쿄 학예대학교 加藤泰弘 교수 등 한중일 3국의 교수가 특강과 토론을 진행하였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 서예교육 및 교사양성 : 한중일 서계교육국제학술세미나\"이번 세미나는 현재 한중일 서예 교육 및 교원(교사) 양성 문제를 다루는데 초점을 두었다. 초·중·등 교육지도 요령, 초중등 교육과 사범대 서예교육 등이 제기되었다. 아울러 한중일 3국 서예교육 학자들은 동아시아의 서예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교류를 강화하고 서로 분발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한국 경기대학교 장지훈 교수는 한국의 서예문화와 서예교육의 총제적인 쇠퇴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한국 대학의 서예교육과 교원양성에 대해 발표했다. 장지훈 교수는 대학현황, 교육과정, 교육방향, 서예교육의 실태, 서예교원양성 등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여 발표했으며, 경기대학교는 오랫동안 한국의 서예 부흥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해왔음을 강조하였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 서예교육 및 교사양성 : 한중일 서계교육국제학술세미나\" - 장지훈(경기대) 교수일본 도쿄 학예대학 加藤泰弘 교수는 교육에 대한 일본의 서예 교사 양성을 강조하고 현황을 발표하였다. 붓으로 글씨를 쓰는 것은 서예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중국 산시대학교 王力军 부교수는 중국의 고등 교육과 교원 양성 현황에 대해 서예 문화의 중요성과 기능성을 강조하였다. 전통 문화를 전면에 내세워 서예를 장려하는 흐름 속에서 글쓰기와 서예 교육을 장려하는 것이 서예교육자로서의 책무라고 주장하였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 서예교육 및 교사양성 : 한중일 서계교육국제학술세미나\"이날 세미나에서 고려서예연구회 김경순 선생은 초중고 학생 교육과 교사 양성에 대한 전면적인 고찰을 통해 한국의 교육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세미나에 참석한 모든 교수들은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서예문화교육을 활성화시킬 것을 강조하였으며, 서예문화 부흥을 위해 각국 정부에게 관련된 정책을 실천하기를 촉구하였다. 2017. 12. 29글씨21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