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전경
(좌)근원 김양동 선생 · (우)산하 윤종득 작가
산하금란도(山下金蘭圖)전이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 인사동 백악미술관 1, 2관 전관에서 개최되었다.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59×72cm
산하 윤종득, 나이 54세. 활동 경력으로 치면 매우 특이한 작가다. 글씨, 전각, 회화, 문인화등 분야를 넘나듦이 거침이 없다. 윤종득의 활동상은 통상적인 서예가들과는 사뭇 다르다. 평생을 살면서 개인전 한 번 제대로 하기 어려운 서예가들에겐 참 낯선 작가이다. 산하 윤종득은 2006년 첫 개인전(산하 윤종득 전각전)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변화를 보여주었고 최근 몇 년간 사군자에 심취해 있다. 2019년에 보여주었던 묵죽에서는 야생의 대나무(野竹圖)를 보여주더니 이번에 소개될 작품전에서는 금란(金蘭)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33×72cm
작업에 표현될 재료에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냥 전통적인 사고와 형식을 자신만의 언어로 해체 후 교집합 된 칼잡이의 그림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60×93cm
난은 사람이 드문 곳에서 자라고 그 모습이 기품 있고 향기 또한 그윽하여 유곡가인(幽谷佳人), 향조(香祖) 등의 별명이 붙어 있다. 동아시아의 이상적인 인간상인 군자의 이미지에 비견되면서 줄곧 그림의 소재로 다루어져 왔다. 화목(畵目)으로서의 난은 단조로우면서도 서예적이며 선(禪)적인 그림이다. 즉, 채움보다 여백을 담아내는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여백은 남겨진 빈 곳이 아니라 울림의 공간이다.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60×69cm
본 전시의 제목은 산하금란도(山下金蘭圖)전이다. 산하는 작가의 아호이며 금란(金蘭)은 벗 사이의 두터운 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주역 계사 상전에 ‘군자의 도는 혹 나가기도 하고 혹, 처하기도 하고 혹, 침묵하고 말하기도 하나, 두 사람의 마음이 같으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끊고, 같은 마음의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52×45cm
마치 추사가 석파의 난화를 평가하며 나눈 편지글처럼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금란의 이야기가 산하금란도 전에서 읽을 수 있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36×68cm
‘보여주신 난초 그림에 대해서는 이 늙은이도 의당 손을 오므려야겠습니다. 압록강 이동以東에 이만한 작품은 없습니다... 제가 난초를 그리지 않은 지 20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이 늙은이에게 난초를 요구하는 사람은 석파의 난초를 구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구천 구백 구십 구분에 이르렀다 해도 나머지 일 분만은 원만히 성취하기 어렵습니다. 이 마지막 일 분은 웬만한 인력으로는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인력 밖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겠지요.’
2021. 4. 16 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 산하 윤종득展 山下金蘭圖 전시기간 : 2021. 4. 29(목) ~ 5. 5(수)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1·2 전시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