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출신인 석전 황욱 선생은 수전증을 극복하기 위해 악필법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자기극복과 정진으로 노년에 마지막 예술혼을 꽃피운 그는 전북 서예의 맥을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욱 선생은 슬하에 삼남일녀를 두었었으나 사상 문제 등으로 인해 월북하여, 곁에 남아있던 막내에게서 얻은 장손인 성재 황방연에게 집착하였다.
성재 황방연은 어릴 적부터 이어온 조부 황욱 선생의 관심 속에서 서예를 시작하였으며, 갑작스러운 사고로 잠깐의 방황의 시간 속에서도 그를 이끌었던 것은 바로 황욱 선생이었다. 서예, 문인화 등 한 가지에 몰입하는 성향이 강한 황방연은 서예에 도취되어 오만함을 느끼다가도 서예로 인해 겸손함을 느끼게 되는 등 인생에서 서예란 행복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