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가면 무엇이 있을까? 제주의 바람과, 제주의 하늘 그리고 제주의 사람… 제주에 갈 때마다 나도 그곳에 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때마다 아내에게 “우리 제주서 살까?” 라고 묻지만 아내는 시큰둥하다.
“우리 그냥 가끔 놀러오자.” 그래, 그게 현실적이지. 직장이 가장 큰 문제이고, 익숙한 서울 생활을 바꾸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제주는 참 아름다운 도시다. 그리고 예술가들이 구석구석 숨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삼농(三農) 김구해(金龜海) 선생을 아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80년대 이후 세대들에게는 어쩌면 낯선 이름일지도 모른다. 당시 서단을 호령 했던 그가 제주에 터를 잡고부턴 작품을 거의 세상에 내 보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낯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의 몇몇 작품을 보는 순간 우리는 “아~하!” 하며 무릎을 칠 것이다.
세련된 필획과 조형감각은 대학시절 내 눈을 한참 머물게 했던 기억들로 가득하다. 그런 작가를 제주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크나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작가는 작품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사람을 알아야 한다. 오늘 삼농선생의 이야기를 들음으로 우리는 더욱 삼농선생의 작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다시, 그가 꿈꾸는 작품들을 머지않아 다시 만나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