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기상을 담다
전시장 전경
지난 6월 25일 백악미술관에서는 제7회 일중서예 시상식과 함께 제6회 대상 수상자 초정 권창륜의 초대전이 열렸다. 이번 대상은 석헌 임재우가 수상하였으며, 초정 권창륜이 수십 년간 작업한 작품 중 약 90점을 엄선하여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초정은 현재 대한민국 서예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손꼽히고 있는 만큼 그의 예술정신을 들여다보는 일은 서예를 이해하는 시작이 될 것이다. 天開長樂 · 34x53cm · 2019年
松竹一心 · 88x182cm · 1995年
泛海 · 68x135cm · 2015年
초정은 글씨의 근본을 강조하며 자연에서 답을 찾는다. 그는 “서법 예술이 우주의 순환법칙과 대자연의 형상을 떠나서는 개성을 표출하기가 지극히 어렵다.”고 하였으며, 실제로 국내의 명산을 다니면서 자연에 받은 감흥을 바로 작품으로 창작했다. 서예가 현상보다 본질을 이야기하는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오늘날 사회가 서예를 이해하기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주의 순환법칙은 무엇이며, 자연의 형상을 어떻게 서예에 담아내야 하는지 말이다. 그렇지만 그의 작품을 감상할 때 느껴지는 ‘대범하고 웅장한 필의가 바로 자연의 기운을 말하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자연이라는 말 그대로 인위적이지 않으며, 때때로 마주하는 자연 앞에서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 자연의 기상이 작품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7년 작품 <팔봉장강(八峰長江)>이 380x70cm의 크기로 가장 컸지만, 크지 않은 작품에서도 작가가 품고 있는 에너지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暗淡春 · 68.5x109cm · 1996年
石竹圖 · 70x138cm · 2019年
龍爭虎鬪 · 69x33cm · 2020年
올해 창작한 작품으로는 <용쟁호투(龍爭虎鬪)>가 있다. 용과 범이 마주 보며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상형문자로 표현했다. 평소 “산천 수목의 형세와 기운을 따온 것이 글씨다”라고 했던 작가의 말을 통해 유일한 신작에 상형문자를 택한 연유를 생각해본다. 자연의 기운을 담는 것은 물론, 자연의 형상을 나타내는 것도 작가의 예술정신이자 작업과정임을 알 수 있다. 자연을 가까이하고 자연을 글씨에 담아내려 매진한 결과 작가의 글씨에는 정말로 자연의 기상이 느껴진다. 華國富貴春 · 21x30cm · 2014年
李退溪先生 時 · 75x175cm · 2005年
雲蒸霞尉 · 68.5x139cm · 1996年
爲無爲 · 95x90cm · 2013年
초정 권창륜 선생
자연과 교감하면서 작가의 개성을 만들어 나가는 실천적 자세는 초정이라는 서예가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또한, 실기와 이론을 넘나들며 예술계와 학계 등 여러 방면으로 한국의 서예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고, 초정 서예연구원에서 후학들을 양성하면서 많은 후학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2020. 7. 9 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 제6회 일중서예상 대상 수상자 초대전│초정 권창륜展 기간 : 2020. 6. 25(목) ~ 7. 1(수) 장소 : 백악미술관 글씨21 문의 : 02-213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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