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풍경 展

* 본 전시는 2019년 3월 20일(수)부터

3월 26일(화)까지

'이화아트갤러리'에서 개최되며,

갤러리21에서 동시에 전시됩니다.

전시와 디스플레이

전시라는 것은 여러 가지 물품을 한곳에 벌여 놓고 보이는 것을 뜻한다. 말 그대로 작품전시란 작품을 한곳에 두고 감상할 수 있도록 선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것으로 전시는 작가가 관람객과 할 수 있는 가장 큰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며, 둘 사이의 상호작용을 위한 중요한 접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접점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작가와 전시 기획자의 호흡이 필요하다. 호흡은 몸 안에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산소를 채우기 위한 몸의 작용이다. 이런 호흡을 소통의 관점에서 본다면 몸과 자연이 소통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호흡이 몸과 자연의 소통이라면, 대화는 타인과 나의 소통이라 할 수 있다.

나를 표현하고 타인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바로 소통이다. 내보내고 받아들이는 과정의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몇 년간 정부와 관련한 이슈에서는 ‘소통의 부재’라는 비판이 있었다. 여러 재난 상황에서의 어긋난 소통은 더 큰 문제를 낳았으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다. 2019년 현재, 우리는 여전히 타인과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다시 전시에서의 호흡을 보자면, 전시기획자는 작가의 작품이 관람자와 어떻게 마주하고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고뇌에 빠지게 된다. 또 작가는 자신의 창작물에 모든 것을 쏟아내는 활동을 하며, 이어 관람자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를 고민할 것이다. 소통을 위한 이 모든 고뇌와 고민의 흔적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발걸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기존의 획일화된 전시 디스플레이에서 ‘공간’의 개념을 도입한 이번 <작업풍경展>은 작가의 미적 개념이 액자나 캔버스의 작품 안에서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다. 작가의 작품 창작의 과정, 작업 공간 등이 실제 그대로 전시장에 옮겨져 선보이게 된다. 이는 작가마다 작업공간을 바라보는 시각과 의미의 차이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되면서 또 한편으로는 작가의 작업공간을 들여다봄으로써 그 안에 담긴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성격의 디스플레이는 해외 전시에서 선보인 사례가 있지만, 墨의 정취를 담은 성격의 전시에서는 볼 수 없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예와 문인화 그리고 한국화 파트가 한데 어우러진 것을 감상할 수 있다. 서예 3인 고범도, 양상철, 이완, 문인화 3인 구지회, 김동애, 김영삼 그리고 한국화 5인 구인성, 김민호, 박종갑, 윤대라, 이정배 작가를 만나볼 수 있다. 총 11인의 작가와 함께 그들의 작업풍경을 직접 감상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획전시에 흔쾌히 참여해준 11인의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함께 호흡하고 대화하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

글씨21 · 김지수 큐레이터